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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2동 우리동네살리기

 

▲ 신장2동 전경

 

 

사람도 건물도 고령화된 피난촌, 
함께해서 행복한 동네 만들기

 

신장2동, 전체 건축물 60% 이상 노후한 건물
마을 정비와 동시에 주민 활력 사업 추진해야
11월 4일 뉴딜공모 최종 선정, 예산 67억 투입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현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로, 2017년부터 5년간 전국에 모두 50조 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평택시도 민선 7기에 들어서 지역 균형발전을 목표로 여러 도시재생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정부 공모 사업을 통해 모두 700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한 바 있다. 특히, 평택은 고덕국제신도시를 비롯한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해 구도심 상권이 쇠퇴하고, 주거지역이 슬럼화 됨에 따라 인구 불균형이 가속화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도심을 도시재생 사업은 도시를 재정비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평택시사신문>은 8회에 걸친 특집기사를 통해 평택시의 도시재생 사업을 심층 보도함으로써 도시재생 사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나아가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 언덕배기 피난촌의 성장과 쇠락

신장동은 1952년 K-55 평택오산미공군기지가 들어서면서 인구가 밀집하기 시작했다. 전쟁 피란민과 미군기지에 일자리를 찾아온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이들은 언덕배기에 토굴과 판자촌을 형성해 거주하기 시작했다. 당시 신장2동 일대에는 송월동과 밀월동이 조성됐다. 송월동은 소나무 숲 사이로 비치는 달이 아름답다고 해서, 밀월동은 수풀이 우거진 곳에 나무 사이로 비치는 달빛이 아름답다고 해서 그 명칭이 유래됐다.

1950년대 피난촌으로 형성돼 미군기지 형성과 함께 기지촌으로 발달한 신장동은 1960년대부터 그 규모가 대폭 확장됐다. 신장2동 지역에는 시장과 학교가 들어섰고, 신장쇼핑몰 일대는 미군을 상대로 한 외화벌이의 산지로, 평택시 북부지역의 중심상권으로 발전했다. 주민들은 미군기지에서 일해 번 돈으로 다시 다가구주택을 마련해 미군을 상대로 임대사업을 펼치기도 했다. 이는 당시 대다수 주민의 생계방식이었다. 거듭된 성장은 송탄읍을 송탄시로 승격하도록 했다. 신장동은 1981년 송탄시 승격과 함께 신장1동과 신장2동으로 분리됐다.

1960~70년대 최고의 호황기를 맞이한 신장동은 80년대가 지나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쇠퇴하기 시작했다. 한국 경제의 성장으로 달러화의 가치가 줄고, 미군 수마저도 계속 줄면서 주한미군의 경제적 영향력이 낮아진 것이다. 2000년대 들어 9·11테러가 발생한 후에는 미군의 외출이 엄격히 제한되면서 지역경제가 더욱 악화됐다. 일대가 구도심으로 전락한 뒤 회생의 기회가 찾아오기도 했다. 신장2동과 신장1동, 서정동이 지난 2008년 신장뉴타운지구로 선정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지역을 더욱 낙후하게 했다. 무려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아무런 성과 없이 묶여있던 뉴타운지구가 부동산 침체 등의 이유로 해제된 것이다.

현재 신장2동은 20년 이상 된 노후 건물이 전체 건축물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주거환경이 열악한 실정이다. 곳곳에는 풀이 무성한 대지와 빈집이 방치돼 있으며, 심지어 그중에는 나무와 흙으로 지어 무너져가는 건축물도 있다. 이렇게 방치된 건물이 산재해 경관 훼손은 물론, 범죄 발생 우려로 주민들의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공원이나, 체육시설, 문화시설 등 주민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굉장히 제한적이다. 

 

 
▲ 신장2동 벽화

 

■ 주민이 주도하는 신장2동의 재도약

신장2동을 되살리기 위한 움직임은 지난 2016년 9월 일부 주민의 도시재생대학 참여와 함께 신장2동도시재생주민협의체가 설립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신장2동주민협의체는 2017년부터 소규모 도시재생 사업을 계속해서 추진해 온 것은 물론, 지난해까지 매년 수준별 또는 콘텐츠별 도시재생대학에 참여해 왔다. 

주민 주도의 소규모 도시재생 사업은 지난 2017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18건을 추진했다. 이중 절반인 9개 사업이 벽화 그리기사업이다. 신장2동주민협의체는 송신초등학교 담벼락 등 건축물이나, 옹벽을 대상으로 한 벽화 그리기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빈집과 노후 건축물로 을씨년스럽던 마을 분위기가 대폭 개선되는 효과를 얻었다. 지난해 12월에는 KBS TV프로그램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에 평택지역이 소개되면서 신장2동 일대 벽화가 등장하기도 했다. 마을주민들에 의하면 벽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이곳을 찾는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신장2동주민협의체는 지난 2018년 LH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공모한 도시재생뉴딜 주민참여프로젝트팀에 선정돼 ‘장 담그기’를 테마로 한 협동조합 교육컨설팅을 진행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장 담그기 사업과 협동조합 운영을 위한 우수사례 벤치마킹을 진행하며, 제품 개발과 마케팅전략·사업추진계획 수립까지 모두 주민이 활동을 주도했다. 이렇게 결성된 ‘함께하는 사랑담그기 협동조합’은 송탄출장소 부락회와 납품 관련 업무협약을 맺고 판로를 확보하기도 했다. 평택시는 지난해 10월 시비를 투입해 2층 규모의 신장2동어울림센터를 조성했다. 신장2동어울림센터에는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와 함께 ‘함께하는 사랑담그기 협동조합’의 김치, 장 담그기 지원을 위한 공동작업장이 조성됐다.

도시재생 뉴딜공모사업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도전을 시작했다. 신장2동은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걸쳐 두 차례 탈락의 쓴맛을 봤다. 이 과정에서 보완점을 발굴·반영했고, 드디어 지난 11월 4일 국토교통부 주관 ‘2020년도 도시재생 뉴딜공모’에 최종 선정됐다.

 

 
▲ 신장2동어울림센터 전경

■ 살맛나고 장맛나는 신新장醬마을

신장2동 우리동네살리기사업은 평택시 신장2동 269-132번지 9통, 11통, 13통 일대 5만 7704㎡(약 1만 7455평)를 대상으로 국비 40억 원과 도비 8억 원, 시비 19억 원 등 모두 67억 원을 투입하는 ‘우리동네살리기형’ 도시재생 사업이다. 사업은 ‘살맛나고 장맛나는 신新장醬마을 우리동네살리기 프로젝트’를 비전으로 ▲생활SOC와 거점공간 조성 ▲생활환경 개선사업 ▲신장나눔사업 ▲도시재생 자립기반 확충 등 4개 단위사업과 11개 세부사업으로 추진된다. 평택시는 도시재생 뉴딜공모 사업예산 이외에도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 부처 협업 사업으로 4억 3900만원, 민간 자율주택정비 사업으로 9억 7000만원을 확보해 신장2동 우리동네살리기사업과 함께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평택시는 지난해 건립된 신장2동어울림센터를 조성하기 위해 이미 1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터라 이를 모두 합치면 91억 900만원의 예산이 현재 도시재생 사업 대상지에 투입된다.

생활SOC와 거점공간 조성 사업으로는 행복나눔센터 조성 사업이 유일하다. 행복나눔센터는 복지기능 중심형 도시재생 거점시설로, 신장동 267-90번지 현재 어린이놀이터 일대에 연면적 651.8㎡(약 197평),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된다. 지하에는 주차장이, 옥상에는 정원이 조성되며 층별로 생활건강센터와 나눔돌봄센터, 작은도서관, 동네사랑방이 들어서게 된다. 행복나눔센터 조성 사업에는 모두 24억 6200만원이 투입된다.

생활환경 개선사업으로는 골목길정비사업, 노후주택정비사업, 동네정원조성사업이 추진된다. 골목길정비사업은 모두 12억 1000만원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CCTV 18개소, 보안등 18개소, 가로등 18개소, 로고젝트 16개소, 분리수거함 6개소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12억 4100만원이 투입되는 노후주택정비사업은 노후한 건축물을 대상으로 창호, 방수, 외벽, 지붕공사 등의 정비를 통해 지속가능한 정주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노후주택 개보수를 원하는 100가구를 대상으로 집수리, 담장 정비 등을 지원하며, 기초생활수급자 중 평가지표 배점이 높은 가구를 1순위로 선정한다. 동네정원조성사업은 주민들의 쉼터와 교류의 장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신장동 269-62번지, 269-85번지, 269-60번지 일대에 273㎡(약 83평) 규모로 건립된다.

신장나눔사업으로는 신장나눔부엌, 마을미디어사업, 한마음 나눔 돌봄사업, 응급안전 프로그램 등의 세부사업이 추진된다. 마을미디어사업은 마을 브랜드를 개발하고, 신문을 제작·배포하는 사업으로, 마을 주민 간 소통과 공동체 문화 활성화를 위한 주민주도 사업이다. 한마음 나눔 돌봄사업은 노령층과 젊은층의 소통을 통한 화합을 도모하는 사업으로, 3년 간 연 1회 주민나눔축제를 개최하고, 연 24회 세대공감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도시재생 자립기반 확충사업으로는 주민역량강화, 동네가꾸기 프로그램, 문화어울림 프로그램 등의 세부사업이 진행된다. 주민역량강화를 위해서는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와 도시재생대학 운영, 주민주도사업 발굴 등 도시재생 추진 과정에서 주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이 진행된다. 문화어울림 프로그램은 동네 주민의 문화향유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문화 활동 지원 사업으로서 주민동아리 육성 등 문화적 욕구 해소로 인한 생활만족도 증진을 목표로 한다.

 

 

■ 현장인터뷰 ■ 

 

원성숙/신장2동주민협의체 회장

○ 신장2동 우리동네살리기의 핵심은?
우리가 함께 살아서 행복하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 도시재생을 통해 더욱 행복한 마을을 만들자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다. 동네에 공원조차 없고,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인프라가 전혀 없다.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이러한 것들은 보완해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생활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신장2동 우리동네살리기 사업의 목표다.

○ 신장2동의 지역적 가치는?
신장2동, 특히 우리동네살리기사업 대상지인 신장2동 9통, 11통, 13통 일대에는 송신초등학교와 태광중·고등학교가 위치해 있어 학생들과 연계해 활동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장점이 있다. 또한 송탄역이 인근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주민들은 대부분 오랜 기간 이곳에 거주한 분들이다. 그러다 보니 단합이 잘 되고, 서로 잘 협력하는 부분이 있다.

○ 주민협의체 대표로서 각오와 다짐은?
항상 주민과 함께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동안 마을에서 어떤 사업을 추진하면 대부분 사업간 연계성이 없었다. 앞으로는 주민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 이를 계속 연계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해 지속가능한 개발이 이뤄지도록 하고 싶다.

○ 주민협의체 대표로서 당부 한마디?
평택시에서 다방면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 주민이 원하는 사업을 제안했을 때 시에서는 현실적으로 실현할 방법을 조언해주길 바란다. 주민들의 의견을 좀 더 적극적으로 수렴해야 한다. 회장으로서 어르신들을 이끌어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민이 최대한 서로를 이해하고 세대 간의 격차를 극복해 함께 화합하는 형식으로 사업을 추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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