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X훈련장 자리한 강당산,  
팽성 생태·문화·역사 보고寶庫

12월 17일, CPX훈련장 에코뮤지엄 조성 위한 토론회
CPX훈련장에 대한 시민 인식 낮아, 지역 공론화 필요
강당산 생태·문화·역사적 가치 있어, 섶길 연계·활용해야

평택시 팽성읍 송화리와 남산리 일대 주한미군 CPX훈련장이 자리 잡은 강당산이 생태적으로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있어 에코뮤지엄을 조성, 이를 보전·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2월 18일 팽성국제교류센터 국제회의실에서는 ‘강당산 CPX훈련장의 조속한 반환과 에코뮤지엄 조성을 위한 시민토론회’가 열렸다. ‘강당산 CPX훈련장 에코뮤지엄 조성 연구사업’은 시민환경연구소와 평택섶길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사업이다.
강당산 일대는 주한미군이 CPX훈련장으로 활용하면서 개발은 물론,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돼 자연환경이 온전히 보존돼 왔다. 이날 토론회는 강당산 CPX훈련장 에코뮤지엄 조성을 위한 기초자료를 공유하고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평택시사신문>은 이날 토론회를 지상 중계함으로써 시민과 함께 이 문제를 고민해보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 김기수/평택시민신문 대표

■ 좌장
김기수/평택시민신문 대표

강당산 CPX훈련장 반환과 시민공원 활용 방안은 팽성지역의 주요한 현안이 될 수 있다. 토론회 결과를 토대로 강당산 CPX훈련장의 반환과 이후 활용방안이 공론화 됐으면 한다. 현수막도 걸고 홍보도 많이 했는데, 코로나19로 방청이 제한돼 아쉽다. 중계 영상을 통해서라도 많은 시민이 토론회에 관심을 갖고 강당산 에코뮤지엄 조성방안에 대한 중지를 모으는 큰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최진우/환경생태연구자

■ 주제발표
최진우/환경생태연구자

“다양한 문화 융합한 숲 생태계 필요”
근현대 역사적 맥락 따라 형성
침입종과 토착종 어우러져 있어

강당산을 에코뮤지엄으로 조성할 때 무엇을 활용해야 할지 파악하고자 세 달간 식물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주요 식생 분포는 소나무숲, 리기다소나무숲, 아까시나무숲, 상수리나무가 있는 참나무숲으로 나타났으며, 백목련과 일본목련 등도 분포하고 있다.
나무 군락에 들어가서 생장추로 확인해보니 소나무는 수령이 60~90년이다. 1930년대 이후 형성된 수령이 80~90년 된 소나무는 생태적 가치가 높다. 특히 소나무군락에는 10m 수준까지 자란 큰 백목련이 많았는데, 이런 풍경은 한국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강당산 고유의 풍경이다. 상수리나무는 수령이 50여 년 정도 됐는데 도토리가 열리다 보니 인근 주민들이 이를 채취하기 위해 낸 흔적이 남아있다. 리기다소나무는 훼손된 민둥산을 복구하기 위해 미국의 원조로 들여온 나무로, 수령은 60여 년 정도다.
종합하면 구한말까지 강당산은 소나무와 상수리나무로 이뤄진 숲이었고 일제강점기 벙커 등 군사시설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나무들이 베어지고 일본목련 등 일본산 수종이 들어온 것으로 추측된다. 이후 민둥산을 조림하기 위해 미군의 지원을 받아 아까시나무, 리기다소나무 등이 심어졌다. 백목련은 강당산에서 가장 눈여겨볼 나무다. 용화사에 중국에서 들여온 백목련이 심어졌고, 이 나무를 중심으로 씨가 퍼져 숲 곳곳에 백목련이 자라났다. 특히 용화사의 백목련은 수령이 100년은 된 것 같다. 강당산의 면적은 작지만, 근대 한국의 역사적 맥락에 따라 침입종과 토착종이 어우러졌다는 고유한 특징이 있다.
이를 토대로 에코뮤지엄을 만든다면 강당산 숲 생태계의 문화적 정체성과 역사성을 반영해야 한다. 중국, 일본, 미국의 영향으로 유입된 식물의 기존 숲 생태계 교란과 그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토착 생태계의 적응과 융합이 돋보이는데 이를 문화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서울의 경우 공원에 일본목련이 유입되면 잘라내야 한다는 전통적 식생관리의 관점에 따른다. 그러나 강당산에서는 그런 관점 대신 다양한 문화의 융합이란 관점으로 접근해 숲 생태계를 발전시켜나갔으면 좋겠다.

 

▲ 백명수/시민환경연구소장

■ 주제발표
백명수/시민환경연구소장

“지역사회 공론화가 시급한 과제”
여론조사 결과, 인지도 낮아
섶길 활용, 반환여론 환기해야

강당산 CPX훈련장을 시민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반환 인지도와 공원 조성방안 등에 대한 시민의 의견을 묻고 부지관리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여론조사를 시행했다. 조사는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했으며 평택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의 성인남녀 200명을 대상으로 구조화한 설문지를 이용해 유·무선을 병행한 전화면접 조사를 했다. 응답률은 14.3%로 신뢰수준은 95%이며 표본오차는 ±6.9%다.
조사 결과 시민 84.5%가 CPX훈련장 반환에 대해 모르고 있다.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경우는 2.0%에 불과해 여론 환기와 인식을 증진하기 위한 정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환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선 “평택시와 국방부가 적극나서야 한다”는 응답이 38.5%로 가장 많았고 “반환절차를 즉시 마무리해야 한다”는 응답도 21.0%나 됐다. 미군기지 반환에 따른 공론화 필요성에 대해선 “필요하다”는 응답이 79.0%였다.
공원화 추진 시 규모는 “생태계·역사·문화 그리고 주변자원을 연계한 복합 시민공원으로 활용한다”가 52.0%로, 44.5%가 응답한 “현재 남아 있는 시설물을 유지·보전하여 평택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조성한다”보다 높았다. 공원화 추진 시 방향에 대해선 “소나무군락 등 강당산 생태를 보전하는 생태공원”이 30.0%로 가장 높았다. 지하벙커와 미군시설에 대해선 “역사문화 전시공간으로 조성해서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의견이 84.5%로 가장 높았다. 생태계 훼손 가능성에 대해선 68.0%가 “산책은 허용하게 하되 정해진 산책로만 이용하게 한다”고 답했다. CPX훈련장 활용방안 결정 시 시민참여 방식으로는 “강당산 활용방안 공론화를 위한 시민 공청회 개최”가 44.5%로 가장 높았다.
결과를 정리하면 공여지 반환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낮은 상황이므로, 평택시가 시민과 정보를 공유하는 등 지역사회 공론화가 가장 필요한 과제로 나타났다. 또 강당산 시민공원화에 대한 지역사회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섶길과 연계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활성화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 오명근/경기도의회 의원

■ 토론
오명근/경기도의회 의원

주변 자원과 연계 조성 중요
역사 보존과 체험 공간 제안

강당산 시민공원은 역사적, 생태적, 문화적으로 충분히 조성할 가치가 있다. 현재 면적이 8만 평가량 되기에 이를 어떻게 담아내느냐 또한 중요하다. 현재 팽성읍 내리공원과 건너편 오성면 고수부지 등 공간을 연계해 추진하면 좋은 공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팽성읍농성과도 함께 연결한다면 주한미군이 이용할 수 있는 테마가 있는 장소가 될 것 같다. 지하벙커와 미군시설에 대한 역사적 가치는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 다만, 둘레길로만 이용하는 것은 아니므로 주차장을 만들고 캠핑 등 생태체험 공간을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 황순주/경기문화재단 팀장

■ 토론
황순주 / 경기문화재단 팀장

미군시설 보존이 시급한 문제
훈련장 반환, 시민이 참여해야

가장 시급한 문제는 미군시설을 어떻게 보전할 것이냐다.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 등 실천적인 일부터 해야 한다. 미군기지 반환 운동의 차원에서 CPX훈련장을 접근하면 반환 논의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는 이후 활동에서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동두천 같은 경우 시민운동으로 기지를 반환받았으나, 생태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발전소가 들어섰다. 시민이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공에만 맡기면 안 된다. 시민 감수성에 맞게 설정해야 한다. 섶길과 연계해 할 수 있는 프로그램부터 시작해 확대해 나가야 한다.

 

▲ 김창배/팽성상인연합회 회장

■ 토론
김창배/팽성상인연합회장

강당산 상징성, 주민 인식 낮아
지역사회 공감대 형성 필요해

팽성읍 주민의 입장에서 보면 강당산의 역사문화생태공원화 이런 부분까지는 잘 모른다. 단지 20년 이상 주한미군과 공유하며 산책해온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 우리가 반환받아야 한다는 것을 오히려 외지 사람이 더 잘 안다. 강당산 CPX훈련장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지역주민과 공감대를 형성해주기 바란다. 현재 주한미군은 일부 시설만 이용하고 훈련은 잘 안 하고 있다. 이런 부분을 지역사회에 알려 강당산을 시민들이 편히 이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 안형숙/평택섶길 해설사

■ 토론
안형숙/평택섶길 해설사

시민공원화 위한 구술조사 진행
새로운 사실 파악, 추가 섭외 필요

강당산 시민공원화를 위해 주민을 대상으로 구술조사를 하고 있다. 이번 구술조사에서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다. 강당산 일대가 과거 경주이씨 선산이었고 미군이 들어오면서 산소를 제외하고 국방부에서 매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추팔리에는 항공유로 쓰기 위해 일본군이 송진을 끓여 송탄유松炭油를 만드는 곳이 있었다는 증언도 들었다. 앞으로 주민 2명과의 인터뷰가 남아있어 또 새로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인터뷰를 진행한 주민들의 성장 배경이 비슷하다 보니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섭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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