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는 낮은 기온에 오히려 활발
채소류 등은 깨끗한 물에 씻어서 섭취

기온이 낮으면 세균의 번식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식중독 발생 역시 줄어든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낮은 기온에서 오히려 활동이 활발해지며, 이 때문에 겨울철 식중독의 주된 원인이 되곤 한다. 실제로 겨울철 식중독의 대표적인 원인은 바로 노로바이러스이다. 최근 이 노로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식중독이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지난해부터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계절별로는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노로바이러스 검출 건수가 많았다. 이 때문에 질병관리본부와 관련 전문의들은 겨울철에도 음식을 완전히 익혀서 먹고, 채소류 등은 깨끗한 물에 씻어서 섭취하는 등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 예방에 유념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11~3월에 노로바이러스 유행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수인성 질환 및 식품매개질환의 유행 원인균을 조사한 결과 원인 병원체가 규명된 151건 가운데 노로바이러스 검출 건수는 49건으로 33%를 차지했다. 이 수치는 2011년 26건에 견줘 89% 가량 늘어난 것이다. 노로바이러스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바이러스로, 주로 겨울철 식중독의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도 11~3월부터 발생한 식중독 가운데 노로바이러스가 차지한 비율이 높았는데, 지난해에는 2월이 52%로 가장 높았고, 이어 3월(46%), 11월(42%), 12월(37%) 순이었다.
지난해 겨울 노로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장염 환자가 확인된 것만 4만1천여명에 이른다. 노로바이러스 감염 증가현황을 볼 때 올 겨울에는 15만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겨울철이라고 안심하지 말고 노로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노약자는 입원치료 필요할 수도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물을 먹고 감염이 되면 대개 1~2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구토, 설사, 복통 등이 갑자기 나타난다. 어린 아이는 주로 구토를 하고, 성인은 설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설사는 물처럼 묽게 나오지만 피가 섞이거나 점액이 보이지는 않는다. 이런 증상의 경우 건강한 사람은 1~2일 만에 자연적으로 회복하기도 하지만, 심한 경우 탈수 증상이나 심한 복통으로 이어진다. 이 때는 재빨리 병원을 찾아 수액 보충 치료를 받아야 하며, 복통이 심할 때에는 진정제를 쓰기도 한다. 탈수 증상이 나타나면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는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음식 재료 75도 이상 충분히 익혀야
노로바이러스는 60도 정도의 온도로는 30분 가량 가열해도 감염성을 유지할 수 있다. 또 일반 수돗물의 염소 농도에서도 살 수 있을 정도로 저항성이 강하다. 감염이 일어나는 경로는 감염자의 대변 또는 구토물에 의해 음식이나 물이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될 수 있고, 감염자가 접촉한 물건을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특히 노로바이러스는 소량만 있어도 쉽게 감염될 수 있을 정도로 전염성이 높다. 전염성은 증상이 발현되는 시기에 가장 강하고 회복 뒤 3일에서 길게는 2주까지 유지된다. 이 때문에 어떤 다른 감염병보다도 더 철저하게 개인위생 및 식중독 예방수칙을 잘 지켜야 예방이 가능하다. 우선 감염이 손을 통해 주로 이뤄지는 만큼 철저한 손씻기가 필요하다. 특히 요리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도록 하며, 비누를 사용해 손가락 사이사이는 물론 손등까지 골고루 흐르는 물로 20초 이상 씻어야 한다. 음식물은 음식 재료의 중심부 온도가 75도 이상이 되도록 충분히 속까지 익혀서 먹도록 해야 한다. 물은 끓여서 마시는 것이 좋고, 특히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끓여 마시도록 한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요리를 하면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설사나 복통과 같은 증상이 있는 환자는 물론 증상이 회복된 뒤에도 최소 사흘 동안은 음식 조리를 삼가야 한다.

 

 

 

 

변종원 과장
박애병원 7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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