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권익 보호 위해 노력할 터”

 

노동자 연대, 미군기지 투쟁 앞장서와
노동권익센터 설립, 반실업 노동자 보호

 

 

“코로나19로 반실업 상태에 놓인 노동자들의 어려운 현실을 살피고, 그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청년노동자, 대학에 가다

전북 부안에서 태어난 김성기(53세) 평택노동권익센터 소장은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으로 인해 일찍이 일을 시작했다.

가족과 함께 상경해 1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중국집 배달원으로 일을 시작한 그는 16살이 되던 해부터는 제책사에서 일을 시작했다.

“제책사에서 일하면서 야간에는 검정고시 학원에 다녔습니다. 방학 기간에 아르바이트를 하러 온 고등학생들을 보며 자극받았던 것이 시작이 됐죠”

중학교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남들보다 1살 늦은 나이에 고등학교에 입학한 김성기 소장은 고생을 많이 한 어머님을 돕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공부했고, 대학 진학에 성공했다.

“대학에 들어간 뒤에는 계속해서 데모에 참여했습니다. 어려서부터 사회적 부조리나, 불평등에 관심이 많았고, 대학에 들어간 뒤 본격적으로 관심을 두고 활동하기 시작했죠”

군 복무를 마친 그는 대학을 포기하고 돈을 벌기로 결심했으나, 결국 함께했던 선후배들을 잊지 못해 학교로 돌아갔다.

“오랜 기간 졸업을 하지 못하고 휴학과 복학을 반복했습니다. 수업은 듣지 않고 데모하러 다닌 결과였죠. 결국 가진 돈을 모두 털어 돈이 없어 힘들어하던 후배 두 명의 학비를 내주고 저는 학교를 나왔습니다”

 

평택에 정착하다

대학을 자퇴한 김성기 소장은 경기남부총련에서 활동하며 사회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사회운동이 양분되면서 일련의 과정을 거쳐 나오게 됐고, 이후 1998년 평택에 정착했다.

“평택에는 잘 아는 선배가 있었고, 또 대학생 시절 농활을 오거나, 미군기지 투쟁운동을 한 기억이 있었기에 굉장히 친숙한 도시였습니다. 평택에 와서는 활동가들과 평택청년회를 만들고, 전국연합 평택안성지부를 결성해 제가 사무국장을 맡기도 했죠”

실업극복평택센터를 함께 결성한 이들도 모두 이때부터 함께한 동료들이었다. IMF 이후 갑작스럽게 늘어난 실업자들은 사회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슈였고, 1998년 결성된 실업극복평택센터는 평택지역의 실업자를 돕기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실직가정 돕기와 함께 청소년 공부방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생계를 위해 맞벌이를 해야 하는 부모들이 있었고, 그 자녀들을 돌볼 수 있는 곳이 필요했죠”

실업극복평택센터는 평택자활후견기관으로 지정돼 자활사업을 오랜 기간 전개하기도 했다.

“실업극복평택센터를 운영하며 물론 어려운 일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사무실이 지하에 있었는데, 상담을 받으러 온 분이 오히려 페인트칠을 해주고 싶다는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죠. 그분께 ‘간첩 소굴’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상으로 사무실을 옮겼습니다”

 

연대하는 삶

김성기 소장은 평택에 정착한 이후 미군기지 이전 반대 투쟁을 시작으로 민중과의 연대 활동을 이어왔다.

“미군기지 투쟁 당시에는 ‘땅한평사기운동’을 전개한 기억이 있습니다. 결국 실패했지만, 이때 조성된 기금은 평택평화센터를 조성하는데 활용됐죠. 대추리 투쟁 이후에는 민주노동당에서 활동하며 쌍용자동차 투쟁에도 적극적으로 연대 활동했습니다”

노동자들을 위한 활동을 주로 전개했던 그는 2000년대 중반 민주노동당의 의정지원담당으로 활동하면서 평택 서부지역의 여러 노조와 연대 활동을 활발히 이어갔다.

“당시 안중지역에서 활동했는데, 노조 연대활동과 동시에 문화마당이라는 행사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이때 함께한 활동가 한 분의 소개로 지금의 아내를 만나 42세의 늦은 나이에, 결혼에 성공하기도 했죠”

김성기 소장은 2015년 7월 미군기지 탄저균 사건이 발생하면서 여러 활동가와 연대단체를 발족했다.

“미군기지 문제를 다루면서 탄저균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탄저균 훈련 중단 등 구호를 정하고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미군기지 관련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죠. 그래서 탄저균에 국한되지 않고 미군기지와 지역 문제로 의제를 확대하자는 의견이 나와 평택평화시민행동으로 명칭을 변경했습니다”

그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반실업 상태에 놓인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실업극복평택센터 부설 평택노동권익센터를 설립했다. 빈곤과 사회적 박탈감으로 어려움에 놓인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김성기 소장은 향후 코로나19 이후 반실업 현황을 실태조사 해 사회적 이슈로 만들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이러한 그의 노력이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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