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국제교류센터 수탁기관 2곳, 내부사정 이유로 재수탁 포기
시의회에 정식 보고조차 안해, 퇴직 공무원 ‘낙하산 인사’ 우려도

▲ 지난 2011년 5월 25일 개관 당시 팽성국제교류센터에서 테이프컷팅을 하고 있는 내빈들
평택시가 위탁 운영해온 국제교류센터가 위탁기간 만료로 재위탁을 해야 하지만 기존 수탁자들이 내부 사정을 이유로 재계약을 포기함에 따라 국제교류센터 운행이 파행을 맞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평택시는 ‘평택시국제교류재단’을 설립해 시설 두 곳을 직접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재단 설립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평택대학교는 2011년 3월 31일 시작한 수탁기간이 올 3월 30일로 종료되는 것과 관련해 2012년 12월 5일 조기흥 총장 명의로 “내부 사정에 의해 부득이 재수탁 할 수 없음을 알려드린다”는 내용의 문서를 평택시에 보내왔으며 송탄국제교류센터 수탁자인 송탄자원복지센터 역시 올 6월 16일 위탁기간 종료 후 재수탁 의사가 없음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탁 거부 문제가 불거지자 평택시는 부산과 인천 등 국제교류센터를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지자체 사례에 대한 분석에 나섰다.
평택시 한미협력과 관계자는 “재계약 불가사유를 확인한 결과 운영상의 적자가 큰 이유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향후 예상되는 위탁 문제의 반복을 피하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위탁이 아닌 직영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별도의 국제교류재단법인을 설립·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평택시는 3월 5일, 15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한 사실이 확인됐다. 용역기간은 90일이며 용역결과가 도출되고 국제교류재단법인을 설립하기 까지는 최소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평택시의 계획대로 모든 일들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위탁기간 만료 후 국제교류재단 설립 시까지 프로그램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한미협력과 관계자는 “기존 시에서 파견된 직원에 1명을 더 충원해 2명의 직원이 운영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팽성국제교류센터와 송탄국제교류센터는 현재 각각 8명과 5명의 직원이 운영을 맡고 있어 2명으로는 축소 또는 파행 운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문제는 벌써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3월 30일 기한 만료를 앞두고 평택대학교는 팽성국제교류센터에 파견됐던 직원 8명 중 7명을 철수시켰으며 평택시 직원 1명 등 2명만 남아 업무를 보고 있다. 심지어는 기존 홈페이지조차 폐쇄돼 이용자들의 접근이 차단된 상태다.
평택시가 새로운 재단을 세운다는 것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결코 달갑지만은 않다.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박호림 사무국장은 “자세한 것은 진행 상황을 봐야 하겠지만 원론적으로 볼 때 시에서 재단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일말의 우려가 있다”며 “과거 수차례 지적된 바와 같이 재단 설립이 운영보다는 퇴직공무원의 자리만들기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의 이러한 우려에 대해 한미협력과 관계자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자리이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오랫동안 외교관을 지냈거나 미군 정서를 이해할 수 있는 인물들로 재단의 인적 구성을 갖춘다는 것이 시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평택시의회와의 협의도 간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평택시는 국제교류재단법인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시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하지만 아직 의원간담회나 정식 보고를 거치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시의회 안건 상정은 통보용”으로 비춰져 의원들의 반대로 시의회 통과가 난항을 겪을 경우 전체 일정 또한 지연돼 국제교류센터 운영 자체가 유명무실해지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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