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교 활성화 벤치마킹 ‘제천’을 가다

‘한국전통문화체험학교’에서 전통놀이 활용사례 견학
공직자의 역사인식과 문화마인드 교육 필요에 공감

 
평택시와 평택문화원·웃다리문화촌 관계자들이 3월 14일 충북 제천에 소재한 ‘한국전통문화체험학교’와 ‘마을이야기학교’로 폐교 활용 활성화를 위한 벤치마킹에 나섰다.
평택시 서탄면에 소재한 ‘웃다리문화촌’ 활성화 방안을 모색키 위해 마련된 이번 벤치마킹은  우리나라 전통 놀이문화를 주로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현재 청소년들의 수련원으로 전국에서 각광받고 있는 ‘한국전통문화체험학교’를 방문했다. 또한 예술가들 활동으로 마을주민들 간의 협력과 소통을 꾀하고 있는 ‘마을이야기학교’를 방문함으로써 폐교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누었다.
한국전통문화체험학교 박남병(63) 교장은 “우리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일념으로 폐교를 구입해 1998년 민속놀이학교로 개교했다”며 “그동안 약 80만 명이 민속놀이와 전통음식, 농촌자연학습을 통해 우리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조상들의 삶의 지혜와 슬기로움을 깨닫고 우리의 정체성을 깨닫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의 전통 놀이문화 속에는 상대를 배려하고 협동해야 이길 수 있는 과학이 숨어있어 어려서부터 이런 놀이문화를 접하며 자라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율성과 사회성을 기르는 데도 좋은 자양분이 된다”며 “요즘 청소년들은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혼자 하는 놀이에 익숙해 사회성이 결여되고 서로를 경쟁상대로만 생각해 학교폭력이나 자살, 왕따 등 많은 사회적 부작용들이 생겨나고 있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한국전통문화체험학교에 입교하는 청소년들은 주로 전국단위의 초·중학생들이다. 연간 3만 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가해 향토생활관에서 숙박을 하며 승마·국궁·장치기 등의 우리민족 무예체험과 한국문화 특강, 디딜방아 찧어보기·벼 타작하기·물지게 지기·손 두부나 인절미 만들기·천연염색 등의 전통생활 체험, 강강술래·차전놀이·단심줄 놀이·외줄타기·비석치기·몫 잡기 등의 전래놀이, 솟대 만들기·팽이 깎기 등 전통공예와 풍물배우기 등 계절별로 구성돼 있는 100여 가지의 각종 전통놀이를 체험하고 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주변의 자연환경을 특별프로그램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바로 옆에 있는 1급수 냇가에서 자연관찰하기와 야생화 관찰하기, 눈썰매타기, 고구마 캐기, 묘지까지 다녀오는 담력훈련을 하거나 이제는 사라져가는 수박·참외서리하기, 반딧불이 관찰하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활성화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박남병 교장은 “청소년지도를 전문으로 하는 교사들이 항상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논의하고 청소년들에게 전통에 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평택시 폐교를 활용한 사례인 웃다리문화촌과 이곳을 연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전통문화체험학교는 지난 1998년 월악민속놀이학교로 개교해 2002년 충청북도교육청으로부터 문화학교로 지정됐으며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전야제에서 세계 관광객들에게 12가지 민속놀이마당을 시연하는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놀이 시연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또한 TV나 신문, 생활지, 월간지 등 대중매체에도 널리 소개됐으며 2009년에는 한국관광평가연구원 혁신전통문화교육대상 수상, 2011년 e-ToDay 대한민국 교육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두 번째로 방문한 ‘마을이야기학교’는 마을 어르신들의 삶의 내력을 채집하고 이를 통해 마을주민들이 참여하는 그림그리기, 마을영화제, 마을잡지, 마을교실, 마을에서의 캠프 활동 등과 서예교실, 인터넷교실, 바느질교실, 영어교실 등 다양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이사장이자 마을이야기학교를 맡아 운영하고 있는 김정헌(67) 대표는 “지금까지 이어온 삶이 모두 가치가 있는 것이고 그런 이유로 주민들의 살아온 내력, 즉 이야기를 담고자 하는 취지에서 만든 것이 바로 마을이야기학교”라며 “이제 3년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 활성화라고 하기엔 조금 부족한 면이 있지만 예술가들과 마을주민들이 서로 화합해 더 활기찬 문화마을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날 벤치마킹에서 공통적으로 거론된 이야기 중 하나는 바로 문화와 역사에 대한 공직자들의 마인드에 관한 이야기여서 눈길을 끌었다.
마을이야기학교 김정헌 대표는 “폐교를 활용한 사업이든 예술을 포함한 활동이든 간에 모든 것이 앞서서 하고자하는 사람들의 의지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많다”며 “특히 마을사업의 경우에는 공무원이 어떤 마인드를 갖고 임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공무원들의 역사인식과 문화에 대한 인식교육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못 박았다.
한편, 폐교활용의 우수사례로 손꼽히는 웃다리문화촌은 2006년 8월 평택시와 평택문화원이 폐교가 된 구 서탄초등학교 금각분교를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문화예술 체험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해 문을 열었다. 문화예술인과 프로그램 강사들이 생활도자기, 목공예 체험, 장승과 솟대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 있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