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문화예술 활성화 이바지할 터”

 

생활문화예술공동체 ‘화수분’ 활동
캠핑장 활용 시민과 문화예술 교류

 

 

“평택시가 문화예술이 살아 숨 쉬는 도시로 발전하는 데 조금이나마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도예가로서의 삶
평택 안중에서 오 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이형범(44세) ‘화수분’ 대표는 어린 시절 고향을 떠나 형제들과 함께 서울에서 생활하며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했다.
“부모님이 더 좋은 환경에서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배려해 오 남매 모두가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하지만 저는 항상 부모님에 대한 애틋함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느꼈고 결국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안중으로 내려오겠다고 결심했어요”
고향으로 돌아와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미술을 전공했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작은형과 작은누나도 각각 미술과 음악을 전공해 업으로 삼고 있죠. 저는 미술 중에서도 도예를 세부 전공으로 선택했습니다”
이형범 대표는 무엇보다 흙이 주는 자연스러움에 흠뻑 빠졌다. 모나지 않고 예술가의 손이 닿는 대로, 또 의도치 않게 변화하는 모습에 매력을 느낀 것이다.
“배우면서도 어렵다기보다는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대학 시절부터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 과정을 졸업할 때까지 장학금을 받기도 했죠. 도예가 제 천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사 과정에 도전하고 싶었지만, 일찍이 가정을 꾸리며 도예가로서 활동을 시작한 그는 힘든 상황에서도 놓치지 않고 계속해서 작품 전시회를 열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생활자기를 판매하거나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체험 활동을 통해 소득을 얻었습니다. 이 와중에도 작가 활동을 계속하기 위해 노력했고, 시기를 미리 정해놓고 그때까지 밤을 새워서라도 전시 준비를 마무리했죠. 그 결과 여섯 번에 걸쳐 개인전을 열 수 있었습니다”

생활문화예술공동체 ‘화수분’
이형범 대표는 지난 2012년 한국소리터에 입사했다. 
“평택에 대규모 문화예술공간이 생긴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입사 후 5~6개월이 지난 뒤에는 당시 한국소리터 위탁운영업체인 한국문화기획학교와 함께 기획해 청년생활예술공동체 ‘화수분’을 결성했죠”
비영리단체 ‘화수분’은 그가 직접 20~30대 예술인들을 찾아다니며 이뤄낸 결실이었다.
“서울 홍대 등 여러 곳을 찾아다니며 작가들을 설득했습니다. 결국 열두 명의 작가가 평택에 모이게 됐죠”
별도의 지원금이 없었기에 이들을 설득한 이형범 대표의 입장에서는 많은 부담감이 뒤따랐다. 그렇기에 개인 작업실도 이때부터 ‘화수분’ 멤버들과 공유하기 시작했다.
“화수분과 함께 정말 많은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매주 주말 소리터에서 어울림장터를 열고 다양한 체험 활동과 강좌를 열었고, 1년에 한 번 대학 졸업을 앞둔 신진작가들과 함께 ‘보신전’이라는 전시회를 열어 시민에게는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신진작가에게는 전시 활동의 기회를 제공했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한국소리터에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기 시작했고, ‘화수분’ 활동의 원동력이 됐던 거점공간이 사라지면서 작가들은 하나둘씩 흩어지게 됐다.
“개인적으로 작가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자책감이 많이 들어 저 또한 사표를 내고 그만두게 됐죠”

문화예술의 꿈
이형범 대표는 퇴사 이후 도예가로서의 활동을 중단하고 대학 강의 위주로 활동을 이어갔다. 경제적인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테리어 사업을 계속해오고 있다.
“한국소리터에서 퇴사한 뒤부터는 작품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여전히 작품을 만들고 있지 않죠. 다만, 개인작업실은 지역 문화예술인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면서 여전히 ‘화수분’ 작가들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생활문화예술공동체로 함께 교류 중인 ‘화수분’ 작가들은 지금도 가끔 그의 작업실을 찾고 있다. 이형범 대표는 이 작가들과 함께 평택에 문화예술공간을 만들기 위해 기금을 모으고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지역에 문화예술 거점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포승읍 홍원리 개인 작업실 인근 토지를 임대해 캠핑장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에서 매주 주말 공연을 진행하고 있어요. 코로나 시대이기에 캠핑장을 찾은 시민들이 간접적으로나마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이죠”
이형범 대표는 향후 캠핑장을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는 문화예술 교류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평택시민이 문화예술을 즐기며 여유로운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그는 앞으로 지역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전개하며 봉사할 계획이다. 그의 이러한 노력이 평택의 문화예술 기반을 견고히 하는 데 한 줄기 빛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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