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닿는 데까지 작품 활동 이어갈 것”

 

한국화 전공, 30여 년 제자 양성
이달 세 번째 개인전 ‘표정전’ 열어

 

 

“힘닿는 데까지 활동을 이어가 좋은 작품을 남기고 싶습니다”

화가의 꿈을 키우다
예원 김은숙(65세) 화백은 서울에서 성장했지만, 비교적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살았다. 밭농사를 짓고 닭을 키우며 풀과 꽃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했다. 이러한 환경은 어려서부터 그를 사생에 빠져들게 했다.
“대여섯 살 때부터 홀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사실 묘사에 두각을 보였죠. 중학교 시절 잠자는 동생의 모습을 그려 학교에 가져갔는데, 이를 본 선생님이 이게 어떻게 중학생이 그린 그림이냐며 놀라기도 했습니다”
김은숙 화백은 그림에 소질을 보였지만, 공부도 곧잘 했기에 부모님은 그가 교대에 진학해 교사가 되기를 원했다.
“고교 시절 미술선생님께 작품을 보여드렸더니 너는 미술을 전공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권유하셨습니다. 본인의 화실에서 입시를 준비할 수 있게끔 배려해주시기도 했죠. 덕분에 대학에 가서 회화를 전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대학 2학년 시절 대학미전에 한국화 작품을 출품해 특선에 올랐다. 3학년에 올라서는 이러한 재능을 알아본 교수님의 추천으로 한국화를 전공했다.
“사실 대학에 가서 그림도 그림이지만, ‘KUSA 전국유네스코학생회’ 활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대학지회에서 활동을 시작해 본부 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죠. 이 활동을 통해 학교에서 배울 수 없던 것을 배웠고,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웠습니다”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다
김은숙 화백은 대학 졸업 후 ‘무애’라는 이름의 화실을 운영했다.
“당시 화실을 운영하면서 여동생을 직접 가르쳐 미대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때 가르친 아이들이 훗날 작가가 되고, 대학교수가 되기도 했죠”
그는 화실을 운영하면서 대학원에 입학했지만, 3학기를 마치고 부모님의 병간호를 맡게 되며 안타깝게 졸업을 포기해야 했다.
“86년쯤 어머니가 췌장암으로 투병하시다가 돌아가셨는데, 이때 화실 문을 닫고 병간호를 도맡았습니다. 특히, 어머니와 함께 기도회를 열심히 다녔죠. 사실 저는 신앙인이 아니었는데, 당시 신기할 정도로 빠져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김은숙 화백은 어머니를 보내고 이듬해 우연한 인연으로 남편을 만나게 됐다.
“어머니를 보내고 나서도 열심히 기도를 했습니다. 당시 제 염원은 어머니의 안식과 지하였던 화실을 2층으로 옮기는 것, 신앙을 믿는 가정으로 출가하는 것이었죠. 한데 우연한 기회에 남편을 만나면서 이 모든 것이 이뤄졌습니다”
그는 평소 눈여겨본 화실의 세입자가 나간다는 부동산의 연락을 받고 찾아갔다. 그곳에서 만난 이가 바로 남편, 이태용 화백이었다.
“전 세입자가 바로 남편이었습니다. 계약하고 난 뒤 남편의 제안으로 찻집에 가 차를 마시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이후 두 번째 만남에서 급속도로 가까워졌고, 석 달 만에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작품 활동에 몰입하다
서울의 한 화실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 김은숙 화백은 1992년 남편의 고향인 송탄으로 내려왔다.
그는 송탄출장소 앞에 한 사무실을 얻어 남편과 함께 화실을 꾸몄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할 공간도, 제자들을 가르칠 강의실도 모두 이 화실 안에 마련했다. 송탄미술협회 활동을 시작하며 개인적인 작품 활동도 병행했다.
“미협 활동을 시작하며 여러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저희 남편이 미협 송탄지부장을 맡기도 했죠. 96년쯤부터는 평택시민예술대학에서 한국화를 가르쳐오고 있습니다”
김은숙 화백은 지난 2017년 오랜 기간 운영해온 미술학원을 그만두고 작품 활동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주로 단체전에만 참여해왔다. 가정을 살피고 학원을 운영하면서 개인전을 여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은 아니었다.
“2015년 지산초록도서관에서 ‘예원 선생의 먹으로 그린 인물이야기’라는 타이틀의 첫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이후 북부문예회관에서 열린 부스전에 참가했고, 지난 1월 10일부터는 세 번째 개인전인 ‘표정전 表情展’을 도일동 도담에서 열고 있죠”
두 차례에 걸쳐 남편과 함께 부부전을 열기도 한 김은숙 화백은 이번 개인전을 마치고 세 번째 부부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부부가 함께 하나의 캔버스 위에 각자의 색채를 표현한 작품으로 꾸며진다는 제3회 부부전은 각각 한국화와 서양화를 전공한 부부의 조화와 예술성이 한층 더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은숙 화가는 사생을 근간으로 두고 작품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무엇보다 현대미술의 트렌드와 상관없이 기본에 충실한 화가의 명맥을 이어가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김은숙 화백이 작가로서 오래도록 자신의 예술성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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