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을 세계의 반도체 수도로 만들겠습니다”


평택캠퍼스, 기반→플랫폼→글로벌 산학클러스터 3단계 진행
삼성과 협력해 현장 맞춤형 반도체 인재육성에 한걸음 전진
뜻과 행동을 대의大義에 두고 공공의 목적을 위해서 나아가야
언론 최초공개, 디지털인문사회학부 개설로 인문 활성화할 것


 

 

 

평택시가 2021년 11월 25일 KAIST 카이스트 평택캠퍼스 건립과 운영에 관한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카이스트는 1971년에 설립되어 지난 50여 년 간 국가발전에 필요한 고급과학기술 인재들을 양성해 온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인만큼 평택시민의 기대감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평택시사신문>은 지난 2월 25일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과 본지 임봄 편집국장의 인터뷰를 통해 카이스트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향후 카이스트 평택캠퍼스와 함께 하게 될 평택의 미래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 편집자 주 -


임봄 평택시사신문 편집국장 : 카이스트는 학생들에게 더 큰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지난해 12월 뉴욕에 카이스트 캠퍼스를 설립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혹시 평택캠퍼스는 어떤 뜻으로 추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 : 평택캠퍼스는 우리나라 산업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반도체산업을 더 활성화하고 기초역량을 더 키우기 위해 삼성반도체가 있는 평택에 가서 연구하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추진했습니다. 평택은 삼성의 거대한 반도체 공장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반도체 연구와 교육의 중심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마침 평택시에서 저희들에게 그런 토지와 건물을 제공하는 제안을 해주셨고, 또 삼성에서는 인력을 기를 수 있는 장비, 환경, 실험 실습실 등을 마련해 준다고 했기 때문에 저희들 입장에서는 국가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감사한 마음으로 평택에 가서 열심히 기술 개발을 하려고 합니다.

임봄 편집국장 : 평택캠퍼스 실시협약을 체결하기까지 힘들었던 점들도 많았을 것 같은데,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요?

이광형 총장 : 물론 협의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어려움들은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우리 후손들이 먹고 사는 먹거리를 만드는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평택시에서는 땅을 준다고는 했지만 토지를 받아도 거기에다 건물을 지어야 연구할 수 있으니 처음에는 연구 공간을 마련하는 게 좀 힘들었습니다. 연구공간이 있어도 실험장비 등의 시설이 있어야 했는데 이런 부분을 삼성전자에서 마련해주기로 했기 때문에 다 극복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평택캠퍼스를 활성화시키고 더 많은 학생과 교수, 연구원들이 가서 상주하며 연구할 수 있으려면 카이스트가 좀 더 주도적으로 기업연구소도 유치하고, 외부에서 연구비도 많이 받아오고, 기부금도 많이 받아 연구시설을 더 보강 해야겠지요. 저희는 평택캠퍼스를 전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반도체 관련 연구단지로 만들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크고 작은 어려움은 있겠지만 앞서 말씀 드렸듯이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이고, 우리 후손들이 먹고 살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일에 비하면 그 어려움 역시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임봄 편집국장 : 평택캠퍼스 실시협약 내용은 무엇인지, 그리고 카이스트 평택캠퍼스는 어떤 단계로 진행되는지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해주세요.

이광형 총장 : 카이스트 평택캠퍼스는 5년에 걸쳐 3단계로 나눠 진행할 예정입니다. 1단계인 2022년부터 2026년까지는 캠퍼스 기반조성단계로 차세대 반도체 연구센터를 세우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단계입니다. 2단계인 2027년에서 2031년까지는 개방형 연구 플랫폼을 만드는 단계입니다. 반도체는 반도체 칩만 만드는 게 아니라 반도체 관련 주변장비, 소재부품 등이 모두 필요합니다. 그래서 반도체 연구라고 하면 거의 모든 공학분야 연구가 필요합니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삼성뿐 아니라 반도체 장비 만드는 회사도 캠퍼스에 유치해서 같이 장비도 만드는 단계가 2단계입니다. 3단계는 2032년부터 2036년까지인데 이때는 글로벌 산학 클러스터를 만드는 단계입니다. 산업체와 학계가 연계해 기술개발을 하는 거죠. 우리가 연구하면서 생긴 기술로 회사를 만들어서 회사를 키우고, 또 카이스트와 삼성 옆에 와서 회사를 세우고 싶은 작은 스타트업도 평택캠퍼스에 오면 회사를 세울 수 있게 도와주고, 그렇게 키운 회사는 더 넓은 곳으로 나가는, 이런 방식으로 3단계 개발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평택에 카이스트가 있고, 삼성이 있고, 반도체 관련된 장비·소재·부품·창업 전문가들이 다 모이게 되는 거죠. 가장 중요한 두 개의 핵인 삼성반도체와 카이스트가 모이면 모든 분야가 빨리 모이게 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15년 정도 후에는 카이스트 평택캠퍼스가 좁아서 더 넓은 땅이 필요하게 될지도 모르지요.

임봄 편집국장 : 카이스트는 삼성전자와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인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설립협약도 체결했습니다. 그 내용은 어떤 것인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이광형 총장 : 지난해 11월에 삼성전자하고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선도하는 인력 양성을 목표로 채용을 전제로 하는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만들었습니다. 이 반도체시스템 공학과는 2023년부터 학생을 모집해서 매년 100명 정도의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선발한 학생 전원에게는 특별장학금이 주어지고 삼성전자 견학, 삼성전자 인턴십, 삼성전자 공동 워크숍 등을 통해 현장 적응력을 높이게 됩니다. 현장맞춤형 교육으로 이론은 물론 현장감을 가진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로 키우는 거죠. 

 

 

 

임봄 편집국장 : 총장님은 학생들이 운영하는 힙합 동아리에 가입해서 직접 노래를 만들었다고 알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연세가 있음에도 젊은이들과 어울리며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모습이 참 좋아보였습니다. 총장님이 그렇게 하시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광형 총장 : 제가 총장이 되었으니 우리 학생들하고도 소통을 잘해야 되는데 나이차이가 36~37살이 나는 거예요. 학생들이 보기에는 완전히 할아버지구나 할 텐데, 저도 어렸을 때 할아버지 얘기는 듣고 싶지도 않았고 그냥 공자님 말씀 정도밖에 안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나도 학생들이 좋아하는 걸 해야지 생각하다가 그걸 찾은 거죠. 랩 동아리에 신청서를 냈는데 처음에는 학생들이 장난으로 온 줄 알고 따지더라고요. 그래서 진짜 하고 싶다고 했더니 면접시험까지 보고 나서야 합격을 시켜주더군요. 그래서 하게 됐어요. 지금은 아주 좋아합니다. 최근에는 녹음도 했어요. 노래가사는 제가 직접 썼는데 가사내용이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였어요. 친구들과 경쟁하지 말고 고유한 나의 빛깔을 가지라는 내용인데, “고유한 나의 빛깔 나의 별, 그 별은 남하고 달라, 아주 크지도 않아, 그렇지만 가장 빛나는 별이야 나에게는” 그런 내용이 담긴 가사예요. 

임봄 편집국장 : 총장님은 인성과 리더십을 강조한다는 점 외에도 ‘공부를 너무 많이 하는 것’을 지적하거나, ‘성공 가능성이 80%가 넘는 과제에는 연구비를 지원하지 않는다’거나 ‘실패한 과제에 더 큰 지원을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런 모습을 ‘괴짜’라고 표현하는데, 총장님이 가장 중심을 두고 교육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광형 총장 : 저는 기본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에게 교육이 뭐냐고 물으면 교육은 학생들한테 뭘 가르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이 나아갈 길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은 자기가 나아갈 길을 찾으면 저절로 성장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굳이 무엇을 가르쳐주면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가르치는 것은 부차적인 거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길을 찾아가게 도와주고, 북돋아주고, 나갈 때 격려하며 박수 쳐주고, 그러면 할 일 다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옆에서 잘한다고 박수 쳐주면 더 잘하죠. 필요한 공부도 자기가 찾아서 해요. 친구들 도움도 필요하다고 하면 스스로 친구를 사귀어서 함께 일을 꾸려나가거든요. 그런 걸 다 경험하면 그것이 결국은 인성 교육이고 리더십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항상 성공하는 건 아니고 실패할 수도 있는데, 어떤 경우라도 한 번 실패해보면 그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잖아요. 한 번 넘어져보면 그다음에는 잘 안 넘어지죠. 처음 자전거 타다가 넘어져도 다음에는 안 넘어지겠구나, 더 잘 타겠구나 하고 격려해주면 그 사람은 앞으로 더 잘 탈 수 있게 되죠. 그러나 자전거를 무서워하는 사람은 결코 배우지 못해요. 배우고 싶다고 해도 혼자서는 못 타죠. 그래서 너무 벌벌 떠는 사람은 아예 기회를 주지 말고, 좀 과감하게 도전하는 사람한테는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 너무 쉬운 과제에는 연구비를 지원하지 않고, 대신 실패한 과제에는 더 크게 지원하고 격려하는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임봄 편집국장 : 정문술 미래산업 회장이 500억 원이 넘는 기부금을 총장님께 전달하며 ‘불협화음’을 강조했다 들었습니다. 아마 총장님이 자본의 흐름에 동참하지 않고 미래의 가치를 위해 투자할 거라는 믿음이 있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자본과 인간세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요, 총장님은 자본이 인간을 억누르는 이 시대에 인간이 추구해야 하는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이광형 총장 : 저는 대부분의 사람이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면서 자신이 추구하는 것을 향해 나아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동료들이 필요하고 주위에서 도와줄 사람들이 필요하죠. 함께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뜻과 행동을 대의大義에 두어야 합니다. 공공의 목적을 위해 자신이 가는 방향을 정해야 주위 사람도 도와주고 결국은 성공으로 갈 가능성도 많아지게 되지요. 그래서 저는 큰 가치관과 지향점을 공공성과 인류, 국가, 우리 사회를 위하는데 두어야 많은 것이 이루어지고, 돕는 사람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정문술 회장님도 제가 공적으로 사용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기부금을 주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임봄 편집국장 : 카이스트는 세계적인 과학영재들을 교육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때로는 영재가 세상을 파괴하는 ‘괴물’이 되기도 하고 자신이 아는 지식을 교묘하게 엮어 사람들을 현혹하기도 합니다. 영재가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 가져야 하는 철학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이광형 총장 : 정말 중요한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지적으로 지식이 많고 능력 있는 사람의 지향점이 잘못되어 나쁜 생각을 하게 되면 사회에 해를 끼치는 도둑보다 더 나쁜 존재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 인류의 발전 역사를 공부하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인류 역사를 보면 가끔씩 선과 악이 등장하는데, 짧게는 악이 승리하는 경우도 있지만 긴 역사를 보면 결국에는 선하고 정의로운 것이 승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의라는 것은 곧 공공성이잖아요. 인류를 위하고, 국가를 위하고, 사회를 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최후의 승자가 되는 경우가 많지요. 이런 역사의 가르침을 알게 되면 자기 눈앞에 있는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괴물이 되는 그런 일은 하지 않게 되죠. 그래서 저는 과학기술 영재들을 가르칠 때 중요한 것이 인류의 역사, 인간의 본성, 미래 인류의 발전 방향을 알아야 된다고 알려줍니다. 그리고 내가 지금껏 성장해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혜택을 받았는지, 부모님으로부터 받고, 사회로부터 받고, 국가로부터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았는지 생각하면 자신이 얼마나 빚이 많은 사람인지, 나중에 갚아야 할 빚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되지요. 빚을 갚는 방향은 나를 위한 일을 해서 갚는 게 아니라 사회를 위하고 공공을 위해서 일을 하는 것으로 갚아가는 거거든요. 이런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과학 경제를 키우면서 국가를 위하고, 인류를 위하는 그런 인재로 나아가게 하는 길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평택시 도일동 북단 삼남대로 동편 카이스트 평택캠퍼스 부지

임봄 편집국장 : 인문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는 학문이지만 최근에는 대학에서도 인문학과 관련된 학과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인간을 위해 일할 인재를 키우는 카이스트에서야 말로 인문학을 더 활성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카이스트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이 시대 영재들의 인문학을 교육하고 있는지, 인문학이 과학과 연계되는 지점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이광형 총장 : 인문학이라는 것은 한마디로 얘기하면 인간에 대한 연구라고 생각합니다. 과학기술을 하는 사람은 다른 분야에 있는 분들보다도 손에 정말 중요한 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칼이 있다고 했을 때, 칼이 없는 사람은 영향력이 적지만 칼을 쥐고 있는 사람은 이 칼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달라집니다. 2500년 전 소크라테스, 공자, 조로아스터, 석가모니 이런 분들이 세운 사상 체계도 결국은 인본주의, 인간 중심의 사회이지요. 이 인간 중심의 사회를 위해 쓸 수 있도록 배워야하고 칼도 그것을 위해 쓰여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사상 체계를 모르면 이 칼을 아무 데나 휘두를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인문학과 과학기술은 꼭 함께 해야 합니다. 
카이스트에서는 현재 인문학을 확대하는 중입니다. 기존에 있는 ‘인문사회학부’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디지털인문사회학부’로 바꿉니다. ‘디지털인문사회학부’는 빅데이터 인공지능이 과학적인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서 인문학을 연구하는 것인데, 이것은 언론에서는 처음 밝히는 내용입니다. 미래에는 종이로 된 책을 읽지 않아도 컴퓨터에 있는 문헌을 가지고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서 검증을 할 수가 있어요. 문제를 만들고 문제를 찾는 것은 사람이 해야 하지만 검증은 컴퓨터로 할 수 있어요.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이용하면 기존의 인문학보다 훨씬 빠른 시간 내에 새로운 사실을 추론하고 찾아갈 수 있거든요. 이렇게 되면 인문학을 공부하는 속도가 더 빨라져요. 디지털인문학을 공부한 사람은 기존의 인문학, 철학, 사회학도 잘하고 컴퓨터도 잘 쓴다는 것인데, 인문학이 필요한 우리 사회에는 이런 사람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죠. 인문학자인데 컴퓨터도 잘하고 인공지능도 잘 알기 때문에 사회에 나가서도 활동 폭이 넓어지고 이 사회에 대한 기여도 많아지겠죠. 이런 생각으로 이제는 디지털인문학과로 바꾸어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을 개설해서 인문학을 부흥시키려고 합니다.

임봄 편집국장 : 앞으로 이 사회의 리더가 될 청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이광형 총장 : 꿈을 세우는 게 중요하고 꿈을 향해서 믿음을 가지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력하면 이루어진다고 믿을 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게 되잖아요. 제게는 평택캠퍼스를 전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고, 새로운 기술이 나오는 가장 번성한 캠퍼스로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반도체에 대해서 알고 싶거나 반도체 사업을 하고 싶으면 무조건 평택에 몰려들 수 있는 그런 꿈이죠. 1년 만에는 안 되겠고 10년이 지나도 안 될 수 있어요. 그러나 저는 된다고 믿습니다. 된다고 믿으면 계속 노력을 하죠. 그러니까 결국 이루어지게 돼 있어요.

임봄 편집국장 :  최근에는 코로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합니다. 이 분야에서도 다양한 바이러스를 정복하는 시대가 오길 누구나 손꼽아 기대할 것이라 생각하고, 그 주역이 카이스트였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혹시 이 부분에 대해 희망적인 이야기들이 있을까요?

이광형 총장 : 최근 20년을 보면 신종질병 바이러스가 3~4년에 한번 씩 나타났어요. 이번에 나타난 코로나 바이러스뿐 아니라 또 2~3년 있으면 또 나타날 거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대비를 잘해야 합니다. 기술만 있으면 독감 정도로 알고서 그냥 갈 수도 있어요. 앞으로 나타날 새로운 질병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려면 기초연구를 해야 하죠. 그동안 의료에 대한 연구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현재 우리가 이런 상황을 겪는 겁니다. 우리나라 의료기술이 발달했지만 그것은 이미 존재하는 서양기술을 가져다 쓰는 것이고 새로운 약을 만드는 연구는 하지 않았어요. 이제는 새로운 약을 만들고, 새로운 의료기기를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카이스트처럼 연구중심 대학이 의학전문대학을 만들어서 연구하고, 약품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다음 바이러스는 안 되겠지만 그 다음 바이러스에서는 대응력을 갖춰서 좀 더 쉽게 극복하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가져봅니다.

 

 

임봄 편집국장 : 남은 임기가 3년이신데 임기동안 계획하신 일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이광형 총장 : 남은 3년 동안 가장 중요한 일은 연구중심의 의학전문대학원을 만드는 것과 평택캠퍼스를 완성하고 활성화시키는 겁니다. 저희들이 평택캠퍼스를 활성화해서 전 세계에서 최고의 첨단 반도체 관련 소재 부품 장비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모두 평택으로 몰려드는 전 세계의 반도체 수도가 평택이 될 수 있도록 만들 겁니다.

임봄 편집국장 : ‘카이스트는 이제 평택시민이 되었다’는 말이 오늘 인터뷰로 조금 실감납니다. 이제 평택시민이 된 카이스트 총장님으로서 57만 평택시민에게 당부하거나 협조를 구할 말씀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광형 총장 : 카이스트를 환영해 주시고 카이스트가 평택에 정착해서 평택시민과 함께 세계의 반도체 수도 평택을 만들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평택시민께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이런 기회를 주신 것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노력해서 평택을 세계 최고의 연구기술 중심지로 만들겠습니다. 앞으로 저희들이 평택에서 연구하고 인재를 기를 때 시민 여러분도 적극 도와주시고, 옆에서 박수도 쳐주시고,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저희들이 더 힘을 내서 열심히 하고, 외부 자본을 끌어들여 지역을 더 활성화시키고, 새로운 스타트업 기업들을 일으켜 더 활성화시키는 데 이바지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카이스트 설립이념KAIST는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발전이라는 정부의 목표 아래 국내 최초의 연구중심 이공계 특수대학원으로 1971년 설립됐다.

정부는 과학기술원 설립과 운영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 최신식 장비·우수한 교수진 및 학생을 위한 교육비 지원과 병역에 대한 특례를 적용할 수 있는 과학기술처 산하 교육 기관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처럼 대담하고 창조적이면서도 현실적인 계획을 가능하게 한 배경에는 다음 세 가지 요소가 작용했다.

경제발전의 원동력을 이공계교육과 과학기술의 연구개발에서 찾았던 지도자들의 비전과 노력, 이를 실행시킨 정부의 확고한 의지, 그리고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차관이 바로 그 핵심이다.

1970년대 초반까지도 우리나라의 사회, 경제, 교육 환경은 여전히 열악해 수많은 인재가 배움의 길을 찾아 해외로 떠났으며 대부분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KAIST 출범은 대한민국의 인재를 대한민국이 교육하여 국가발전을 위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그 결과 ‘한강의 기적’으로 비유되는 놀라운 초고속 경제성장을 뒷받침했다. (카이스트 홈페이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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