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28곡 담긴 다큐영화 ‘아치의 노래, 정태춘’ 시사회
고향 평택에서 가진 시사회, 많은 선후배와 시민들 관람
5월 18일 극장개봉, 알려지지 않은 일화에 공감과 감동


 

 

초창기 정태춘의 음악이 은유적이고 시적이었다면 현재 그의 음악은 직설적이고 그만큼 대중적이 됐다. 그래서일까, 영화를 통해 엿본 정태춘의 생은 은유라는 형식적 울타리에서 벗어나 더 자유롭게 현실에 발 붙이고 직유로 건너가는 과정처럼 보인다. 그의 노래 가사는 듣는 이의 가슴에 더 깊이 박히며 숨기고 싶었던 감정들을 건드린다. 선명하고 명징한 단어들이 깊은 의미로 와 닿는다. 그것이 그의 노래가 가진 힘이고 파급력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 대목이다. 

평택시 팽성읍 도두리에서 태어나 평택고등학교를 졸업한 가수 정태춘. 그의 일대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아치의 노래, 정태춘’이 5월 2일 평택 AK백화점 CGV 평택점에서 시사회를 가졌다. 지방 시사회로 평택을 제일 먼저 선택한 것은 이곳이 그가 나고 자란 고향이기 때문이다. 

객석을 가득 메운 평택사람들은 그의 알려지지 않았던 모습과 함께 귀에 익숙한 그의 노래들을 음미하며 두 시간 동안 영화를 감상했다. 영화 상영 직전에 가진 정태춘·박은옥, 고영재 감독과의 만남에서 정태춘은 어린 시절 고향 들판을 떠올렸고 자신에게 영향을 주었던 학교 선배와 동기들을 떠올렸다. 

영화 곳곳에서 평택의 모습이 그려졌다. 정태춘이 태어난 고향집, 그의 음악적 영감의 원천이 되었던 평택 들판을 비롯해 시대를 온몸으로 겪어내며 저항하고 맞섰던 권력과의 싸움,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 무엇보다 팽성읍 대추리에 미군기지가 들어설 당시 대추리 주민들과 함께 했던 영상은 다시 보아도 가슴 뭉클한 장면이었다. 

지금 시대의 아티스트들이 검열이라는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제도 없이 자유롭게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시초가 정태춘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영화는 그 장면을 아프게 떠올리며 기억하게 만들고 아내이자 동료가수인 박은옥은 그때의 남편이 가장 외롭고 힘들어보였다고 전한다. 

운동권이라는 수식어로 인해 동문들에게조차 외면 받았던 가수 정태춘은 그렇게 다시 고향의 품으로 돌아왔다. 자신의 삶을 통째로 들고 온 정태춘에게 평택고등학교 총동문회는 자랑스러운 동문에게 주는 감사패를 전달했다. 

영화 속 노래가 끝날 때마다 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광주에서 5.18 노래를 부르던 당시의 장면은 많은 이들의 가슴에 커다란 울림을 주었다. 가사 하나하나가 마치 광주 학살 당시 죽은 이들의 영혼마다 씻김굿을 하듯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치의 노래, 정태춘’은 2020 제천음악영화 제작지원 프로젝트 선정작으로 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한국경쟁부문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됐다. 한국 포크음악의 산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태춘의 음악들은 현재도 여전히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현재진행형 역사이다. 

정태춘 가수 데뷔 4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이 음악 다큐멘터리에는 우리나라 대중음악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28곡의 대표작이 담겨 있으며 그 곡들이 만들어지고 불렸던 역사의 장면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준 ‘정동진3’의 힘찬 멜로디는 그가 여전히 뮤지션으로서 힘차게 역동적으로 활동하고 있음을, 앞으로도 그렇게 활동할 것임을 느끼게 했다. 

정태춘은 이번 시사회에서 “평택은 내가 태어난 고향이다. 내 음악에 영향을 미친 선배도 있고 그때를 기억하는 친구들도 있다”며, “이 영화가 있기까지 도움을 준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아치의 노래, 정태춘’은 오는 5월 18일 전국 극장에서 동시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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