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공예 활동 이어갈 터”

 

2013년부터 공방 운영 이어와
2020년 고덕면 동고리에 정착

 

 

 

“혼자만의 만족으로 그치지 않고 여러 사람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손재주가 뛰어난 소녀

오윤희(43세) 공예롭다 공방장은 평택시 서정동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누구보다 쾌활했던 덕분에 그의 주변에는 친구가 끊이질 않았다.

일찍이 예체능 과목에 두각을 보인 오윤희 공방장은 어린 시절부터 무언가 만드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인형을 가지고 놀기보다는 인형 이불을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시절에도 청바지 바짓단을 잘라 손바느질로 가방이나 모자를 만들곤 했죠”

그는 대학 진학을 고민하면서 자신이 좋아하고 두각을 보인 미술을 배워야겠다고 결심했다.

“저는 공예 관련 분야를 전공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장래가 유망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하셨고, 그 조언대로 전공을 결정했죠”

사실 오윤희 공방장에게 시각디자인이라는 전공은 적성에 맞질 않았다.

“물론 학교생활은 재밌었지만,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것이 제 적성과는 맞질 않았습니다. 직접 움직여 무언가 만드는 일을 원했죠”

 

인생의 전환점, 공예

대학 졸업 후 그는 평범한 직장생활을 이어갔다. 직장에 다니면서도 다양한 취미를 즐겼던 오윤희 공방장은 서른 무렵 공예를 배우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찍게 된다.

“친구의 언니가 공방을 열었는데, 초대를 받고 놀러 간 뒤 우연히 접한 공예에 푹 빠지게 됐습니다. 어깨너머로 구경하다가 배우기 시작해 자격증까지 따게 됐죠”

3년 정도 취미로 배우면서 여러 공예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만의 공방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다.

“2013년 당시 평택기계공고 건너편에 공방을 열었습니다. 젊은 나이였기 때문에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호기롭게 시작한 공방은 생각보다 운영하기 쉽지 않았다. 오윤희 공방장은 1년 만에 공방을 포기할지, 계속 운영해야 할지 고민하는 기로에 서기도 했다.

“사업을 시작하려면 3년 정도는 각오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공방을 차렸는데, 정말이지 너무 힘들었습니다. 특히, 공예 분야의 경우 새로 진입하는 사람들이 설 자리가 없었죠”

그는 이와 같은 힘든 시기에 처음 공예를 가르쳐준 언니의 도움으로 큰 힘을 얻었다.

“언니 추천으로 강의를 나가게 되면서 일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지금도 주변 지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죠”

오윤희 공방장은 삼성전자 등 기업과 지역 초·중·고등학교에서 많은 강의를 펼쳐왔다.

“기업 동아리 강사로 활동하며 직원들과 함께 봉사 활동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학교에는 직업체험강사로 자주 출강하고 있는데, 강사라기보다는 멘토로서 아이들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죠”

 

동고리에 정착하다

오윤희 공방장은 2016년부터 경기민예총 평택지부에서 활동을 이어왔다.

“어느 날 최승호 선생님께서 저희 공방을 찾아오셨습니다. 이후 청년작가를 발굴하는 데 많은 관심이 있으시다는 걸 알게 됐죠. 두렵기도 했지만, 최승호 선생님을 알게 되면서 내제돼 있던 예술적 갈망이 표출됐고, 민예총에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마을벽화 사업이나, 공공미술 프로젝트, 지역축제에 참여하는 등 민예총에서 활동을 지속해온 그는 2020년 고덕면 동고리 지금의 자리로 공방을 이전했다.

“동고리 ‘대안문화공간 루트’에서 회원들과 자주 모이다 보니 마을이 익숙해졌고, 마침 마을 공동소유 재산인 건물이 비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곳으로의 이전을 결심했습니다. 무엇보다 넓은 공간이 마음에 들었죠”

코로나 상황이었기에 오윤희 공방장에게는 큰 모험과도 같은 일이었지만, 오가며 안부를 전하고 때때로 직접 기른 채소를 가져다주시는 어르신들을 볼 때면 동고리에 정착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오윤희 공방장은 지금도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의 공예를 배우고 있다. 새롭게 유행하는 것들을 배워 공방을 찾은 이들에게 더욱 다양한 공예 활동을 알리고 싶은 이유에서다. 또한 여러 공예작가와 ‘만지작’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자연 재순환’을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작가로서 가장 큰 바람은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해 오래도록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활동이 혼자만의 만족으로 머물지 않고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기를 바란다. 오윤희 공방장의 바람처럼 그가 오래도록 지역에서 작품 활동을 펼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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