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위해 봉사하는 삶 살 것”

 

새마을부녀회·평택시의회 의원 활동
올해 5월 평택북부청춘대학장 취임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송탄에 정착하다

박옥란(73세) 평택북부청춘대학장은 현재 강원도 원주시로 통합된 원성군 부론면 법천리가 고향이다.

“제가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 사업을 하셨는데, 그때는 저희 집이 동네 제일가는 부잣집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이후 정치에 입문하셨는데, 연설하시는 모습이 제 눈에는 굉장히 멋져 보였죠”

박옥란 학장은 아버지를 보며 정치가의 꿈을 키웠다. 당시 그는 마당을 청소하면서 빗자루를 잡고 아버지의 연설을 따라 하는 일이 마냥 즐겁기만 했다.

“고교 진학을 앞두고 굉장히 절망적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정치에 입문한 이후 가세가 기운 것이었죠. 입학시험에 합격해 원주 시내에 방을 얻어야 했는데, 돈이 없어 진학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어린 마음에 상처를 입은 박옥란 학장은 방에서 나오지 않고 일주일간 단식투쟁을 했다. 

“단식투쟁을 하다가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습니다. 이를 지켜본 작은오빠가 저를 달래기 위해 멀리 친척 집으로 여행을 다녀오자고 제안했죠. 그렇게 송탄에 있는 고모 댁을 방문했습니다”

잠시 바람을 쐬기 위해 송탄 고모 댁을 찾은 박옥란 학장은 집안일을 도우면 야간학교에 보내주겠다는 사촌오빠의 제안을 받고 그대로 정착했다. 그의 나이 16세 때 일이다.

 

지역사회에 헌신하다

박옥란 학장은 고모 댁에서 집안일을 도왔지만, 약속과 달리 학교에 갈 수 없었다. 사촌오빠는 그가 22세가 되던 해에 남편을 중매했고, 결국 23세가 되던 해에 가정을 꾸렸다.

“결혼과 동시에 지산동에 정착해 50년을 살았습니다. 남편은 착실했지만, 칠남매 중 첫째였어요. 제가 시누이, 시동생들까지 모두 살펴야했습니다. 동네에서는 자연스럽게 부녀회 활동을 시작했죠”

박옥란 학장은 1973년 지산동새마을부녀회장으로 부임했다. 

지속해서 새마을부녀회 활동을 펼친 그는 1986년 10월 송탄시새마을부녀회장 자격으로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출전하는 기회를 잡게 된다.

“원래는 출전할 계획이 없었지만, 하루 전날 갑작스럽게 정해져 대회에 나간 것이 최종 세 명에까지 뽑히게 됐습니다. 이후 내무부 관리 아래 한 달간 집에도 가지 못하고 연습했죠. 그 결과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서 1등으로 뽑혀 ‘국민훈장 협동장’을 받았습니다. 굉장한 영광이었죠”

이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대만을 다녀오기도 한 박옥란 학장은 당시 받은 상금으로 취약계층 10가구를 선정해 슈퍼마켓을 차려주는 등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새마을부녀회의 일원으로 오랜 기간 지역을 위해 봉사해온 결과일까. 그는 2002년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해 평택시의회 역사상 최초의 여성 시의원이 될 수 있었다.

“의원 활동 당시 추진했던 사업이 지산초록도서관 건립 사업과 지산동시립어린이집 건립 사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시민을 발굴하고 돕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 과정에서 굿모닝병원의 도움을 받아 많은 소외계층이 치료받을 수 있게 도왔죠”

 

평택북부청춘대학장이 되다

박옥란 학장은 평택시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통과했고, 국제대학교 사회복지학과와 남서울대학교 아동복지학과를 졸업하며 뒤늦은 학업의 꿈을 이뤘다.

“의원 생활을 마치고는 북부노인주간보호센터장으로 봉사하기도 했습니다. 2010년쯤 고추장을 만들어 소외계층 700가구에 전달하는 봉사를 했는데, 이후 이때 노하우를 살려 사회적기업 ‘우리집 장뜨락’을 7년간 운영했죠”

그는 올해 5월 19일 대한노인회 평택지회장의 추천을 받아 평택북부노인대학장으로 취임했다.

“평택시 첫 여성 노인대학장이 되었습니다. 지역사회를 위해 무언가 봉사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기뻤죠”

박옥란 학장은 취임 직후 평택시 부시장에게 건의해 ‘노인대학’의 명칭을 ‘청춘대학’으로 변경했다. 노인 학생들이 더욱 젊은 마음으로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현재 700명이 ‘평택북부청춘대학’에 다니고 있는데, 학장으로 있는 한 이분들을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어르신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또 사회 구성원으로서 잘 적응하고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있죠”

이러한 박옥란 학장의 노력 덕분일까. 평택북부청춘대학은 지난 10월 27일 열린 ‘평택시 4개 노인대학 프로그램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모두 휩쓸었다.

그는 앞으로 평택북부청춘대학을 어르신들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기쁨을 얻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개인적으로도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박옥란 학장의 노력으로 더욱 성숙한 지역사회가 조성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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