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문화원, 오횡묵 한시집 《평택총쇄》 발행
군수 시각으로 본 근대 평택 모습 가득 담아

 

(전략) 부용 같은 살결에 쪽진 머리 드러난 모습/ 한 주먹 크기로 들 가운데 차지하여/ 멀리 읍하듯 둘러싼 봉우리가 푸름을 보내네 (후략)

120여 년 전 평택시 팽성읍 객사리 부용산 풍경을 바라보며 느낀 감흥을 노래한 ‘부용산에 올라 절구 두 수를 짓다’를 비롯한 799수의 한시가 세상에 나왔다.

평택문화원에서 2022년 12월 30일 발행한 평택학자료집5-‘평택군수 오횡묵의 한시집 《평택 총쇄》’의 원래 제목은 《총쇄》로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소장된 전체 24책 가운데 제13책과 제14책이 평택에서 군수로 재임할 당시 지은 한시다. 한시에는 서사적 내용뿐만 아니라 근대 평택의 변화상도 엿볼 수 있어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

오횡묵은 젊어서부터 꽃을 사랑한다는 의미의 ‘채원菜園’이라는 호를 자주 사용했다. 하지만 평택군수로 부임한 후 ‘택방澤舫’이라는 호를 새로 만들었으며, 당시 평택군수로 부임하면서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그 감격에 시를 짓기도 했다. 

“…백 리 땅 지방관은 한 몸의 행운이니/ 금장을 허리에 차고 풀어놓지 않노라…”

당시 평택은 근대 전환기로 격변의 시대상을 맞고 있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천릿길을 얼음 깎듯이 하고/ 양옆에는 철삭이 노끈처럼 곧게 뻗었네…” 

오횡묵은 평택군수로 재임하면서 군수의 시각에서 당시 시대상을 조명하고 통탄해했다. 그의 시에는 1905년 경부선 철도 개통, 평택정거장에서 서울과 지방, 외국과 교류, 을사늑약 등 근대사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정무일기와 함께 그가 쓴 《평택총쇄》에도 당시 정치·경제·사회·교육 등 평택지방의 모습을 자세하게 기록했다.

이번에 평택문화원에서 발간한 《평택총쇄》는 평택학자료집4-‘평택군수 오횡묵의 정무일기 《평택총쇄》’에 이어 허경진 연세대학교 교수가 번역을 맡았다. 허경진 교수는 《조선위항문학사》, 《한시이야기》, 《허균평전》 등 모두 50여권을 번역해 출간한 바 있다. 

이보선 평택문화원장은 “이번 자료집 안에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평택의 옛 지명 등 새롭게 조명할 내용도 많아 지역사 연구의 귀중한 사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역사를 꾸준히 연구·발행해 평택학 연구를 더욱 체계화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평택문화원은 지역사를 지속적으로 발굴·연구해 평택학 자료집을 발간해오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과거 평택사람의 삶과 문화를 체계적으로 조명하는데 기여해왔다. 최근에는 《평택 관련 기사자료집》, 《삼학사》, 《진교일기》, 《평택군수 오횡묵의 정무일기》를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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