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소비자의 인간적이고 지속적인 교류
시간과 공간이 살아있는 먹을거리 ‘로컬푸드’
환경파괴 유해요소 적은 대안농업으로 각광

▲ 팽성읍 안정리 스카이블루농원에서 오이를 수확하고 있는 가족농민들

‘먹을거리’의 중요성은 이미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기에 이르렀다. 각종 먹을거리가 많은 안전사고들에 휩싸이면서 소비자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생산자와 교류하며 출처가 분명한 먹을거리를 요구하기에 이르렀고 이 같은 요구에 부응하는 가장 좋은 대안으로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로컬푸드’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이웃이 농사지은 안심농산물
지금 우리에게 닥친 가장 큰 문제는 먹을거리가 생산된 현장과 밥상의 거리가 너무 멀다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를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들의 근원이자 모든 병의 원인이 된다. 밥상 너머로 보이던 농촌 풍경은 어느새 사라지고 밥상과 농업을 잇던 끈도 끊어졌다. 이제 우리가 해야할 일은 생산현장과 밥상의 거리를 줄이는 일이다.
친환경농산물이라 해서 모두 로컬푸드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은 대기업들이 친환경농산물을 재배해서 판매하는 경우도 많지만 로컬푸드의 보다 정확한 의미는 ‘얼굴이 있는 먹을거리를 먹는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글로벌푸드라 일컫는 수입 농산물은 대부분 제철과 관계없이 대규모로 생산되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를 모르며 수송기간이 길다. 또한 포장과 가공을 많이 하며 표준화되어있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로컬푸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그때그때 소비하게 되므로 제철에 생산되고 지역 소비자를 위해 생산되며 소규모 농업으로 생산된다. 또한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를 알고 있다는 점과 수송거리가 짧고 포장과 가공을 적게 하며 표준화가 덜 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같은 비교에 있어 소비자가 건강을 위해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바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알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소비자가 이웃이 지은 농산물을 먹고 생산자 역시 내가 지은 농산물을 내 이웃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재배하는 것은 단순히 생산과 소비에 그치는 것이 아닌 인간적이고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믿음이 있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건강 로컬푸드로 지킨다
패스트푸드가 시간을 잃어버린 먹을거리라면 글로벌푸드는 공간을 잃어버린 먹을거리다. 이에 반해 로컬푸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활용해 안전하고 신선한 먹을거리를 제공해 시간과 공간이 살아있는 먹을거리로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기에는 최선의 먹을거리로 손꼽힌다. 실제로 로컬푸드가 활성화된 곳에서는 대부분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학교급식으로 활용하며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고 있다.
청소년에게도 비만과 당뇨 등 각종 성인병이 난무하고 있는 요즘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먹을거리를 급식으로 제공함으로써 건강을 지키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급식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먹을거리 복지정책 일반에 대한 접근도 더불어 생각해볼 문제다. 또한 식생활 교육과 함께 하는 친환경 급식,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함께 참여하는 학교급식지원센터, 지역맞춤형 추천식단 개발과 보급 등도 로컬푸드 활성화와 연계해 나가야 한다.

▲ 오성면 길음체험마을에서 토마토를 선별하는 유관호 씨 부부
▲ 장류, 장아찌류를 가공 판매하는 고덕면 방축리 '장아 짜아'

환경까지 생각하는 ‘로컬푸드’
식재료가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까지 이동하는 거리를 먹을거리 발자국, 즉 푸드마일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푸드마일이 길면 길수록 화석연료 사용량이 증대하고 따라서 CO2 발생량도 증가해 지구온난화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즉 먼 곳에서부터 오게 되는 먹을거리는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또한 농기계의 연료와 화학농약·화학비료의 대부분은 석유로 이루어졌으며 비닐하우스나 멀칭용 비닐도 석유화학제품이다. 따라서 친환경으로 농사짓지 않는 것도 환경오염에 주역이 된다는 말이다.
식재료의 폐기도 문제다. 가까운 곳에서 재배한 농산물일 경우 최소한의 포장만을 해도 되는 반면 먼 곳까지 이동하기 위해서는 이중 삼중의 포장이 필요하고 이것들은 모두 환경오염으로 귀결된다.  이처럼 식량을 생산하고 소비하고 폐기하는 일련의 과정들 속에는 환경오염에 부하되는 부분들이 많다.
로컬푸드는 이러한 환경을 파괴하는 유해요소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대안농업이다. 가까운 곳에서 재배하는 농산물을 소비하므로 긴 이동시간이 필요치 않아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화학농약이나 비료를 쓰지 않는 먹을거리가 바로 안전한 방법으로 소규모 재배하는 로컬푸드이기 때문이다. 로컬푸드가 활성화되면 지역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품목의 농산물을 재배해야 하므로 농업생물 다양성에도 기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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