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아니라 ‘먹을거리’로 접근해야
유기농은 자본 결합되면서 지역과 별개
경쟁력 갖춘 도시, 협동과 연계가 필수

▲ 오성면 길음리 유광호 씨 농가에서 딸기따기 체험을 하고 있는 가족
‘농업’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은 점점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농업은 그들과 별개의 일이어서 소비자들은 점차 대형 마트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먹을거리에 눈길을 돌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먹을거리’는 다르다. 건강과 직결된 문제로 남의 문제가 아닌 자신의 일이기 때문이다.

‘제고장 먹거리’가 담론으로
로컬푸드는 지역적으로 잘 활용하게 되면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 구축과 더불어 지역적으로도 많은 경제적 이익과 지역 활성화를 이끌어낼 수 있어 관심을 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얼굴 있는 먹거리를 지역민들이 소비하게 되는 로컬푸드 활성화는 다양한 측면에서 그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농민들의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되고 농민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증대된다. 둘째, 소비자들은 얼굴 있는 먹거리를 먹음으로써 생산자에 대한 신뢰가 구축돼 소비자와 함께 하는 농업의 실현이 가능해진다. 셋째, 신선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해 비만·당뇨·아토피 등 식원성 질병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을 사전에 절감할 수 있다. 넷째, 가까운 거리에서 생산되므로 먼 거리 운송에 따른 이산화탄소 및 대기오염 방출 저감하고 소비자와 생산자 관계를 통한 지속가능한 농업으로 이행, 농산물 및 식품 포장에 따른 폐기물을 절감할 수 있다. 다섯째, 먹거리 생산-유통-가공-소비활동이 지역 내에서 이뤄짐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와 농업의 지속을 통해 농촌 지역사회 유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섯째, 시민 특히 어린이들에게 자신들이 소비하는 먹거리의 생산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농업과 농촌의 가치교육 및 먹거리 생태교육을 할 수 있다.

▲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평택로컬푸드 '행복한 밥상 꾸러미'
지역사회와 지역 경제에 도움
한때 자본주의와 산업화 농업의 대안으로 시작됐던 유기농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유기농 관련 시장이 빠른 속도로 팽창했다. 그러나 그에 따른 거대자본이 유입되고 규모가 커지면서부터는 아이러니하게도 지역적으로 소비돼야 할 유기농 관련 상품들이 세계 무역시장으로 유입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이제 유기농만으로는 지역의 소농들을 보호하고 지역경제를 살리기는 어렵다는 결론에 이른다.
유기농업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로컬푸드는 지역농업과 농민 유지를 통해 지역사회 공동화를 방지하고 주민소득의 지역 내 순환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데도 단단히 한 몫을 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농민장터와 지역민 소유의 상점에서 지역 농산물을 구입하는 경우 지출된 돈이 지역사회에 잔류해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을 올리는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  
지역에 다양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로컬푸드를 활성화시키는 수단을 살펴보면 ▲지역 내 먹거리 분야의 의사결정을 총괄하는 민관협력 협의체인 지역식량정책협의회 결성 ▲지역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직거래로 판매하는 농민장터 개설 ▲공공기관과 사업체 등에서 급식이나 기타 용도로 대량 구매하는 농산물을 지역 농산물을 쓰도록 제도화 ▲저소득층 및 노인들의 먹거리 자급도를 높이고 시민들의 교육 및 여가증진 효과 ▲도심 속 녹색 공간 확대를 위해 도시 내부와 교외지역에 지자체나 NGO 차원에서 텃밭 가꾸기 장려 ▲지역 수준에서 먹거리 복지를 위해 공적으로 구매하는 먹거리를 로컬푸드로 대체하고 통합관리 ▲먹거리 생산·유통·가공·판매 전 과정에 걸쳐 로컬푸드를 사용하는 행위자에 지자체가 행정적·금전적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로컬푸드 사용을 확대하는 방법 등이 있다.

▲ 평택로컬푸드 '행복한 밥상 꾸러미'에 담긴 농산물
민·관이 함께 하는 ‘로컬푸드’
타 도시에 비해 경쟁력을 갖춘 도시의 요건은 도시 내 민·관·산·학 간 협동과 연대가 얼마나 잘 되어 있느냐, 그리고 타 지역과의 협력교류가 얼마나 활발한가에 따라 결정된다.
로컬푸드는 우선 생산주체와 소비주체를 안정적으로 조직해 생산유통 소비의 안정적인 체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행정과 농협 등의 행정적·재정적 지원 및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의 의식개혁 추진과 창조적이고 현실에 맞는 방식과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사회는 개별 소비자가 개별적으로 농산물을 구입하는 게 아니라 일단의 소비자 그룹이 일정 기간에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정해진 생산자로부터 농산물을 패키지로 구입하는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다. 매주 수확한 다양한 품목의 농산물을 상자에 담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꾸러미 사업이 그 한 예이다. 소비자들이 일손 돕기나 수확체험 등 영농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상시 방문함으로써 자신들이 소비하는 농산물을 잘 알게 되며 지역 공동체 형성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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