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기준, 배 175농가 167.91ha 규모 피해 접수
체리·블루베리 농가도 피해 커, 냉해보험 실효성 의문
일부 농가 착과율 10~20%, 수확량 줄고 경영비 그대로

 

올해 3월 이상 고온으로 배꽃이 예년보다 보름 일찍 개화한 반면 3월 말부터 최근까지 3~4차례 최저기온이 영하권을 보이면서 개화기 저온피해로 과수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5월 1일 기준 평택시농업기술센터에서 집계한 평택지역 과수 저온피해 신고 현황은 배 175농가 167.91ha, 체리 5농가 1.89ha, 블루베리 3농가 0.91ha로 파악됐다. 배 과수원 저온피해 면적 168ha(51만 6400평)은 축구장 크기 72개에 해당하는 큰 면적이다.  

현재 평택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과수 저온피해 농가를 계속 접수하고 있는 상황이라 피해 농가수와 면적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평택시는 과수 저온피해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라 5월 1일 정장선 평택시장과 평택시농업기술센터 공무원, 오인환 평택원예농업협동조합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죽백동과 월곡동 배 과수원 세 곳을 돌며 저온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해당 농가의 고충을 들었다.

평택시 월곡동에서 1만 3223㎡(4000여평)의 배 과수원을 경영하는 조상구(54) 씨는 “아버지 때부터 40여 년간 배 과수원을 운영했지만 올해처럼 냉해 피해가 심각한 것은 처음”이라며, “올해는 평년보다 10~20%정도 밖에 배가 안 달렸으며, 우량 열매는 없고 대부분이 찌그러지거나 부실한 열매가 달려 이마저도 수확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라고 허탈한 마음을 표시했다.

조상구 씨는 또 “올해 배 농사를 망쳤다고 해도 퇴비나 병해충 관리를 정상적으로 해야 배나무 수형이 유지되며, 내년 농사도 기약할 수 있다”며, “저온피해로 배 수확량이 대폭 감소하는데도 관리비용은 정상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큰 손실이 예측된다”고 밝혔다.

배 과수원 경영 농가가 이중고에 시달리는 상황을 접한 정장선 평택시장은 “현재 평택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과수 저온피해 현황을 조사하고 있으니 피해 농업인 여러분의 적극적인 신청을 바란다”며, “피해 상황 집계 이전에 영양제 지원 등 피해 농가를 지원하고, NDMS 국가재난시스템 개방 때 정밀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피해농가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이어 “현재 정부에서 농어촌 특별재난지역 지정 관련 법령을 개정 중에 있으므로 추후 특별재난지역에 평택시가 포함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평택지역 체리, 블루베리 재배 농가의 저온피해 규모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으로 과수농가가 전반적으로 시름에 빠져있다.

평택시 유천동 블루베리 재배농가 공 모 씨는 6600㎡(약 2000여평) 규모 노지재배 블루베리 착과율이 10% 정도인 것으로 파악돼 올해 농사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 씨는 “올해 농사는 벌써 포기한 상태로 내년 농사에 대비해 블루베리 나무를 강전정해 다시 키우려 한다”는 말로 허망함을 표했다.

5월 1일 평택시의회도 배 저온피해 농가를 방문해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농업인의 고충을 들었다. 

이날 방문은 당초 계획됐던 평택항 현장방문 일정에 배 저온피해 농가를 추가해 안중읍 현화리 태선농원 김형규 농가를 찾았다. 이기형 위원장을 비롯한 강정구, 김영주, 이윤하, 소남영, 김산수 산업건설위원회 시의원은 농장주 김형규 씨에게 농장 현황과 저온피해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김형규 씨는 “1만 6530㎡(5000여평) 규모 농장에서 최상급 배만 키우기 때문에 매년 배 봉지 8만장을 씌워 1억 2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올해는 저온피해 때문에 평년의 25%인 2만장 정도만 봉지를 구입해 놨다”며, “냉해보험은 일반 풍수해 보험보다 3배 가량 보험료가 비싼데다 보상을 낙과 기준으로 해주니 상품성이 떨어져도 나무에 달려있으면 보상받기가 쉽지 않아 냉해 특약에 가입하는 농민이 그리 많지 않다”고 말해 냉해보험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기형 평택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위원장은 “평택시의회에서 배 과수원 저온피해 상황에 대해 갑작스럽게 보고를 받았기 때문에 조금 세밀하게 살펴봐야 할 것 같다”며, “오늘 현장에 와봤으니 농업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적극적으로 집행부와 협의하겠다. 평택시의회 차원에서 국·도비 등 보조금 확보 방안 등 저온피해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평택시 과수농업은 배 256농가 288.6ha, 블루베리 71농가 40.1ha, 사과 39농가 16.7ha, 체리 21농가 11.8ha, 복숭아 15농가 5.2ha, 포도 13농가 3.7ha 순이며, 배 재배 면적은 경영체 등록 기준 안성시에 이어 경기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작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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