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발전사 200년 축적된 수원水原에 건립
관람과 체험 한자리에서 할 수 있는 힐링공간
연령대별 체험내용 달리한 어린이박물관 특징

 

평택시는 고덕국제신도시에 있는 고덕면 좌교리 함박산 중앙공원에 종합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평택을 대표하는 박물관이지만 구체적인 형식과 내용을 완성해가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평택박물관 건립은 20여 년 전부터 꾸준히 논의되어 온 시민의 염원인 만큼 많은 고민 속에 전문가와 시민, 행정의 지혜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 <평택시사신문>은 ‘평택박물관연구소’와 함께 국내외 박물관을 직접 돌아보며 각 박물관의 설립 배경과 특징, 장단점, 박물관이 갖추어야 할 형식과 내용, 프로그램 등을 지면에 실어 평택박물관 건립에 도움이 되도록 ‘박물관을 가다’ 특집기사를 연재한다. - 편집자 주 -

국립농업박물관 전경
국립농업박물관 전경
국립농업박물관 시설 현황도
국립농업박물관 시설 현황도

 

■ 정조 이후 한국농업의 뿌리 ‘수원水原’
    역사성 배경으로 ‘국립농업박물관’ 건립

경기도 수원특례시 권선구 수인로 154에 위치한 ‘국립농업박물관’의 시작은 국가 농업 연구와 새로운 농업기술 보급 기관인 농촌진흥청의 지방이전 계획에 의해 전라북도 전주시 ‘전북혁신도시’로 이전을 추진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수원시와 농림축산식품부의 의지로 농촌진흥청이 자리했던 수원시 서둔동 부지 활용 계획을 세우면서 ‘국립농업박물관’ 건립계획이 구체화됐다. 이보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업 관련 박물관 건립 필요성을 인식해 ‘농어업역사문화전시체험관’ 건립을 추진하기는 했지만 농촌진흥청 지방 이전계획이 촉매제가 됐다.

1906년 4월 설립한 ‘권업모범장’이 모태가 돼 설립한 ‘농촌진흥청은’ 1929년 ‘농사시험장’, 1947년 ‘농사교도국’, 1949년 ‘농업기술원’, 1957년 ‘농사원’을 거쳐 1962년 ‘농촌진흥청’, 2014년 전북혁신도시 이전에 이르기까지 수원에서 108년간 수많은 연구를 통해 농작물 육종, 가축 품종 개량, 고품질 생산기술 보급, 농업인 교육에 앞장서온 국가기관이다.

또한 수원은 고대 농업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탄화미 출토지 여기산유적, 권농 군주 정조가 자족 농업을 위해 축조한 저수시설 축만제, 농촌진흥청과 산하 연구기관, 서울대학교 농생명과학대학교, 수원농생명과학고등학교의 역사성을 갖고 있다. 이처럼 정조대왕 이후 200년 이상 축척된 한국 농업 노하우를 상실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는 절박함과 한국 농업역사를 아카이빙 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의해 ‘국립농업박물관’ 건립 당위성이 만들어졌다.

국립농업박물관은 ▲2006년 ‘농업박물관 설립방안 연구’로부터 시작해 ▲2012~2013년 기초연구 실시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수원시 MOU 체결 ▲2013년 농촌진흥청 이전부지 중 10만㎡ 확보 ▲2015년 KDI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2016 ‘농업역사문화전시체험관’ 건립 기본계획 확정 ▲2019. 9. ‘국립농업박물관’으로 명칭 변경 ▲2019년 ‘국립농업박물관’ 착공 ▲2021년 ‘국립농업박물관법’ 제정 ▲2021년 ‘국립농업박물관 설립위원회’ 구성 ▲2021년 ‘국립농업박물관’ 시행령 시행 ▲2022년 ‘국립농업박물관’ 준공 ▲2022년 ‘국립농업박물관’ 법인 설립 ▲2022년 12월 16일 개관하기에 이르렀다.

2022년 문을 연 국립농업박물관은 우리나라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을 국민에게 확산하고, 미래 생명기술인 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교육과 체험, 전시를 통해 농업의 가치와 잠재력을 널리 알리기 위해 조성한 복합문화공간 ‘국립농업박물관’에서는 우리 농업의 역사와 미래를 한곳에서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개방감 있는 박물관 로비
개방감 있는 박물관 로비

 

■ 전시동·식물원·교육동·체험존 시설 구성
     3본부·6실·13팀 125명이 박물관 운영

우리 농업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국립농업박물관의 중심건물 ‘전시동’은 전시시설 1172평, 수장시설 525평, 수직농장 92평, 업무시설 264평, 기타시설 182평 등 모두 1만 2400㎡(3751평) 규모이다. 전시동에는 농업관1, 농업관2, 기획전시실, 어린이박물관, 수장고, 사무실, 회의실, 식물 재배시설 등이 있다.

전시동과 연결된 ‘식물원’은 식물원 302평, 곤충관 57평 등 1892㎡(572평) 규모로 식물원, 곤충관, 아쿠아포닉스, 수직농장 등이 있다. 

다양한 한식 문화를 조명한 전시공간 ‘교육동’은 전시시설 140평, 교육·실습실 145평, 편의시설 254평 등 3560㎡(1077평) 규모이다. 교육동에는 식문화관, 영상관, 교육실, 요리실, 강사실, 사무실, 식당, 피크닉실, 카페 등이 배치돼 있다.

다랑이논밭에서 만나는 생생한 ‘체험존’은 논·밭·과수원 720평, 12월령 537평, 둠벙과 기타 공간 554평 등 5978㎡(1808평) 규모로 조성됐다. 체험존에는 다랑이 논·밭, 과수원, 기타 체험 공간, 휴식공간, 농가월령, 황토마당이 조성되어 있다.

국립농악박물관 조직은 박물관장을 중심으로 3본부, 6실, 13팀을 두고 있다. 박물관장 직속으로 감사팀이 있으며, 3본부는 총괄본부, 학예본부, 농업본부를 두고 있다. 6실은 기획조정실, 운영지원실, 전시기획실, 아카이브유물실, 미래농업연구실, 교육문화실로 나뉘어 있다. 12개 팀은 각 본부별 2개 팀을 두어 기획재정, 인사혁신, 총무회계, 시설안전, 전시기획, 전시소통, 유물연구, 디지털박물관, 농업경영, 농업교류, 교육체험, 어린이박물관 업무를 각각 관장하고 있다. 국립농업박물관 정원은 행정, 학예, 기술, 시설운영 등 모두 125명이다.

농업관1 농기구 전시공
농업관1 농기구 전시공
농업관2 근대정미소
농업관2 근대정미소

 

■ 농업관1~2·식문화관·어린이관 운영
     농경문화~생산~가공 체계적 전시

국립농업박물관의 핵심 공간 전시동은 농업관1, 농업관2, 식문화관, 어린이박물관으로 나뉘어져있다. 

전시관 입구에 마련된 ‘인트로-농경신화에서 농업기술로’에서는 하늘과 땅, 사람의 조화 속에서 발전한 우리 농업의 역사와 문화를 영상으로 소개한 후 본격적인 농업 이야기가 시작된다. 농업의 근본이 되는 땅과 물, 종자산업을 소개하고 농사의 과정에 따라 농산물을 재배, 수확해온 과거와 현대의 농경문화를 보여준다.

‘전시관1’에서는 농업의 근본이 되는 땅과 물, 종자산업을 소개하고 농사의 과정에 따라 농산물을 재배, 수확해온 과거와 현대의 농경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전시관 입구에서부터 ‘인트로’ ‘땅과 물’ ‘종자’ ‘재배’ ‘수확’을 주제로 전시 공간을 배치했다. 

‘땅과 물-터전을 잡다’에는 문명의 시작과 함께 한 농사에서 가장 근본이 되는 땅과 물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온 과정을 전시했다. ‘종자-풍요를 꿈꾸다’에는 자연에 적응하며 풍요로운 결실을 위해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끊임없이 종자를 간직해 온 다양한 모습을 자세하게 볼 수 있다. ‘재배-농사를 짓다’에는 보다 효율적이고 생산성 높은 농사를 위해 발전해 온 파종, 농업용수의 이용, 제초, 시비 등의 주요 농사 기술을 살펴볼 수 있다. ‘수확-결실을 거두다’에는 한 해 농사의 결실을 거두는 수확 작업의 과거와 현대에서 사용한 농기구를 비교 전시했다.

‘전시관2’에서는 수확된 농업 생산물의 저장, 가공, 운반까지의 과정에서 활용됐던 가축의 쓰임과 현재 축산업의 현황, 변화 중인 농업기술의 방향에 대해 보여준다. 전시관 입구에서부터 ‘저장과 가공’ ‘운반과 유통’ ‘축산’ ‘다양한 쓰임’ ‘미래 농업’을 주제로 전시 공간을 배치했다. 

‘저장과 가공-맛이 좋아지다’에서는 수확한 농산물을 고품질의 먹거리로 만들기 위해 고민해 온 저장·가공 방법의 변화상을 볼 수 있다. ‘운반과 유통-사람들과 함께 하다’에서는 지역별 농특산물을 보다 멀리까지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한 교류의 모습이 전시되어 있다. ‘축산-가축과 공존하다’에서는 인간과 함께 공존해 온 가축의 역사와 공존의 기술을 축사, 우사 모형으로 만들어 전시했다. ‘다양한 쓰임-삶이 변화하다’에서는 먹거리를 넘어서 삶을 보다 편안하고 건강하게 변화시킨 농산물의 다양한 역할을 살펴볼 수 있다. ‘미래 농업-미래를 준비하다’에서는 자연재해와 환경의 제약을 극복하고, 생명산업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지켜나가기 위한 미래 농업 기술을 전시했다. ‘에필로그-농업기술에서 생명의 기술로’에서는 농업기술은 생산 산업으로서의 의미를 넘어 인류를 위한 미래 생명기술임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전시관2’에서는 먹거리의 시작, 재료의 가치와 음식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식재료를 구해서 다듬고, 재료의 특성에 따라 보관과 저장하는 방법, 다양한 조리과정 등 음식이 되기까지의 내용을 보여준다. 전시관 입구에서부터 ‘음식의 근간’ ‘본연의 가치’ ‘풍요의 결실’ ‘음식의 완성’을 주제로 전시 공간을 배치했다. 

‘음식의 근간-근본을 깨닫다’에서는 식재료를 주제로 한 전시임을 알 수 있는 영상 상영 공간이다. ‘본연의 가치-염원을 이루다’에서는 선조들이 말하는 식재료의 중요성을 통해 재료 확보를 위한 노력을 알 수 있도록 했다. ‘풍요의 결실1-다채로운 식재료’에서는 청동기 이후부터 현대까지 우리 땅에서 자란 식재료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고, 재료 손질용 도구도 함께 전시했다. ‘풍요의 결실2-소중한 재료 보관“에서는 식재료의 특성에 맞게 손질하고 보관하는 방법을 체험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음식의 완성-근본에 문화를 더하다’에서는 지역별 비빔밥 종류를 전시했으며, 실감영상을 통해 관람자가 원하는 재료를 넣어 비빔밥을 완성하는 체험공간이다.

전시동과 연결된 식물원
전시동과 연결된 식물원
어린이박물관
어린이박물관
다랑이논 벼베기 체험
다랑이논 벼베기 체험

 

■ 어린이박물관, 연령대별 세 공간 구성
     소구계층 달리해 목적하는 타킷 명확히

전시동 지하 1층에 자리한 ‘어린이박물관’은 844㎡(약 255평) 규모로 구성되어 있다. 국립농업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은 사실적 전시와 직접 만져보고 생각하는 체험을 통해 농업에 대한 즐겁고, 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해 미래세대인 어린이가 농업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특히 어린이 눈높이 체험형 전시로 연령대별 공간에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으며, 수요자 맞춤 교육프로그램으로 전시주제 기반 자기주도형 교육과 활동지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관람 쾌적성과 편의성을 제공해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협업기반 구축으로 교류를 통해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한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다.

어린이박물관은 36개월 미만 유아, 미취학 아동, 10세 이하 초등학교생 등 관람 대상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 연령별 특성을 고려했다는 것이 다른 어린이박물관과의 차이점이다. 소구 계층을 달리함으로서 목적하는 타킷을 명확히 하고, 전시 내용을 구체화 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어린이박물관은 벼농사의 여러 공간을 모험하듯 체험할 수 있는 ‘어린이관1’과,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과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을 학습할 수 있는 ‘어린이관2’, 수확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아기농부관’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어린이관1-벼토리가 들려주는 한살이’에는 ‘수군수군 볍씨마을-벼돌이와 만나요’ ‘생명꿈틀 땅속마을-신나는 땅 속 탐험’ ‘빗물퐁당 물속마을-둠벙생물 관찰’ ‘열매주렁 풍년마을-농작물 수확까지 함께해요’ ‘행복가득 상상마을-우리쌀 이야기’를 주제로 전시와 체험 공간을 배치했다.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관1’에서는 벼농사 한살이를 국립농업박물관 캐릭터를 중심으로 모험하듯 공간을 체험하며 농사의 과정을 익히는 체험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2019년 개정 누리과정인 놀이중심 교육으로 콘텐츠를 구성해 ▲신체운동·건강 ▲의사소통 ▲사회관계 ▲예술 경험 ▲자연 탐구 영역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어린이관2-개와 함께하는 이야기’에는 ‘가장 오래된 가축 개-민화 속에 담긴 개’ ‘사람을 돕는 명견들-우리처럼 보아요’ ‘가축에서 가족으로-건강한 반려견 동물병원’ ‘함께 만들어-펫티켓’을 주제로 전시와 체험 공간을 배치했다. 10세 이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관2’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 정책 중 하나인 반려동물 ‘펫티켓 pet+etiquette’을 어린이에게 체험형으로 제공하는 전시와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 반려 동물을 키우기 위해 수반되는 책임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이다.

‘아기농부관’에는 ‘자연농원-과일을 수확해요!’ ‘벌래친구-벌레친구들과 놀아요!’를 주제로 전시와 체험 공간을 배치했다. 36개월 미만 유아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어린이박물관 영유아관으로도 불리는 ‘아기농부관’에서는 영유아에게 정보를 주입하는 방식보다는 자연농장에서 다양한 과일을 수확하고, 벌레친구와 놀면서 신체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소근육 발달을 중심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국립농업박물관 어린이박물관에는 우리 농산물을 형상화 한 쌀, 밤, 콩 캐릭터를 적용해 어린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 호기심이 왕성한 맛있는 우리 쌀 ‘미오’, 조용한 미소로 친구들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바미’, 콩 마을의 유명한 장난꾸러기 ‘두두’가 대표 캐릭터이다. 어린이박물관의 모든 프로그램은 보호자를 포함해 예약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국립농업박물관은 국가에서 계획하고 예산을 투입한 박물관답게 최초 시설부터 여유있는 공간을 확보해 신축됐다. 넓은 로비와 휴게 공간, 높은 층고, 전시실별 이동 공간에 마련된 중정, 야외 체험장 등은 관람객에게 편안함과 여유로움을 줄 수 있는 개방감이 장점이다. 특히 야외에 마련된 체험존은 농업이 갖고 있는 특수성을 살려 체험이 가능한 다랑이논밭과 과수원, 둠벙을 조성했다. 농가월령가에 등장하는 12월령을 야외 코스로 만들어 일 년 농사를 준비하는 1월령부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12월령까지 이용자와 함께 월령별 농사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도심 속에서 자연환경을 만끽할 수 있는 이점이 있는 국립농업박물관은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든 세대를 아우르며, 우리 농업의 역사·문화·미래를 모두 경험하면서 농업의 소중함을 되새겨볼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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