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전투기 추락사고 통제지역 농경지 15만 4800여㎡
통제지역 농지 출입 안 돼, 모 웃자라고 모내기 못해

미군 F-16 전투기 추락지역에서 잔해 처리작업을 하는 미군 관계자
미군 F-16 전투기 추락지역에서 잔해 처리작업을 하는 미군 관계자

 

지난 5월 6일 오전 주한미군 F-16 전투기 한대가 평택시 팽성읍 노와리 47-2번지 일대 농지에 추락한 이후 주민 출입이 제한돼 노와1리 주민과 사고 지점 인근에 논밭을 둔 농민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주민 피해 의견과 피해보상 절차를 논의하기 위한 대책회의가 마련될 예정이었지만 당일 언론인이 회의장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미군 관계자가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아 주민들의 공분을 샀다.

평택시에 따르면 사고 6일째인 지난 5월 11일 오전 10시 평택시와 미군 51전투비행단, 주민 대표, 농협, 평택평화센터, 경찰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팽성읍행정복지센터에서 ‘미군 전투기 추락 피해 배상 관련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날 미군 관계자는 언론인이 참석했다는 이유로 회의장에 들어오지도 않고 돌아갔다.

미군 관계자의 이 같은 처신에 대해 일부 참석자는 “주민 피해가 심각한 상황인데 가해자인 자신들이 정해놓은 비공개 방침을 피해자에게 지키라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미군 51전투비행단 관계자는 팽성읍행정복지센터 주민피해 처리업무 담당자에게 ‘손해 또는 상해배상 신청서’를 피해농가에 전달해줄 것을 요청해 행정복지센터는 5월 12일 마을 이장을 통해 피행농가에 피해보상 신청서를 전달한 상태다.

미군 전투기 추락사고 11일째인 5월 16일까지도 미군의 현장 복구작업과 주민 통제가 계속 진행되고 있어 모내기를 앞둔 농민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이다.

팽성읍 노와1리 주민 서준석 씨는 “본격적인 농사철인데 못자리에 출입할 수 없어 걱정이 크다. 미군이 논에 출입하는 것을 막아 못자리 부직포를 제때 벗겨내지 못해 고온으로 모가 웃자라 4500여 평에 심을 모가 모두 사용할 수 없게 됐다”며, “나머지 4000여 평에 심을 못자리는 전투기 파편이 널려있어 진작 포기한 상황이다. 지금 못자리를 다시 할 수 없기 때문에 팽성농협에서 모를 사다 놨다. 모내기를 해야 하는데 아직까지도 논에 출입할 수 있는 일정을 알려주지 않아 올해 농사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평택시가 조사한 미군 전투기 추락사고 통제지역 농경지는 15만 4800여㎡(4만 6827평)로 조사됐다.

한편 평택시는 마을 주민과 농민들의 원성이 커지자 주한미군에 마을 진입로와 농지 출입 통제 해제 일정 확인을 요청해놓은 상태지만 5월 16일 오전까지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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