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8월 평택시 공무원 임용
2021년 2월부터 박물관 사업 담당

 

“평택박물관 건립 사업을 잘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학생운동에 투신하다

정용훈(52세) 평택시 문화예술과 박물관팀장은 한국문화와 미국문화의 경계와도 같은 평택 신장동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어린 시절 형편이 어려워 이사를 굉장히 많이 다녔습니다. 신장동 곳곳에서 거주했죠. 그래서 미군문화가 상존한 신장동 특유의 분위기를 아주 잘 알고 있어요”

성적이 우수하고 선생님들에게 사랑받는 모범생이었던 정용훈 팀장은 고교 시절 진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기도 했다.

“문과, 이과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저는 중증도색맹이기 때문에 이과에 가면 대학에 진학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때부터 나란 존재는 무엇인가 고민하기 시작했죠”

대학생들이 왜 시위를 하는 것인지 궁금해 1987년 6월 항쟁 현장을 찾아가기도 한 그는 대학에 가야하는 이유를 깨닫기 위해 철학을 공부했고, 그 결과 대학에서도 철학을 전공했다.

“대학에 가서는 학생운동에 투신했습니다. 당시에는 학생운동에 동참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정용훈 팀장은 군 전역 후 복학하지 않고 평택시민아카데미의 시초가 된 송탄지역 청년단체 ‘모임터’에서 풍물, 학습토론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갔다.

“단체 활동을 더 이상 이어갈 수 없게 되면서 문득 부모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죠”

 

평택시 공직에 입문하다

1996년 8월 임용된 정용훈 팀장은 3개 시·군 통합 이후 평택시에 원서를 내고 임용된 첫 기수이다.

그는 2000년대 중반 평택시가 추진한 인사·조직·거버넌스 프로젝트 담당팀 막내 직원으로 선발되면서 비교적 평범하지 않은 공직생활을 이어왔다.

“선발된 11명의 공무원이 기존 업무에서 배제된 채 3개월 간 ‘TOC’라는 경영이론을 가지고 인사·조직·거버넌스 프로젝트를 추진해 보고서를 만들었습니다.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는 공무원 교육이나 내부 혁신 활동을 주도하는 비전21팀이 만들어졌는데, 저도 이 팀에 합류하게 됐죠”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한 선배동료 11명과 함께 온누리학습동호회를 만들어 별도의 활동을 이어가던 정용훈 팀장은 평소 자주 듣던 팟캐스트에서 영감을 얻어 ‘평택시공직자프레젠테이션파티’를 개최하기도 했다.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아이디어 경진대회였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고, 이후에는 평택시 예산으로 대회가 운영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다양한 형태의 사업으로 연계돼 이어져오고 있죠”

 

박물관 건립 사업을 도맡다

수년간 거버넌스팀장, 시민협치팀장을 맡으며 200인 원탁토론회, 경청토론회를 여는 등 다양한 협치 사업을 추진한 정용훈 팀장은 2021년 2월부터 평택박물관 건립 사업을 담당했다.

“박물관팀장 직을 맡고난 뒤 너무나도 즐겁게 업무를 추진해왔습니다. 사실 이전까지는 성과나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박물관 사업은 단계별로 과업을 달성할 수 있으니 그 점이 재밌게 느껴졌죠”

그는 처음 발령받은 후 문화체육관광부 사전평가를 통과하기 위해 온 힘을 쏟았다.

평택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대부분 박물관 건립이 어렵다는 평가였지만, 시민사회와 소통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평택시는 제가 팀장으로 오기 전 이미 문화체육관광부 사전평가에서 떨어진 사례가 있었기에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외부 전문가들을 찾아가 만나 뵙고 자문을 구하기도 했죠. 특히, 평택시민, 저희 팀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경청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끝에 문화체육관광부 사전평가를 통과한 평택박물관 건립 사업은 중앙투자심사에서 한 번 떨어지긴 했지만, 두 번째에 통과하며 평택시 첫 공립·종합·역사박물관 건립을 가시화했다.

“이제 박물관 건립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설계사를 선정했고, 2024년 중순 착공해 2025년 말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죠”

정용훈 팀장은 사업 실무팀장으로서 평택박물관이 평택의 정체성을 함께 고민하고 기록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시민들이 평택박물관을 찾아 내가 사는 곳이 어떤 지역이고, 어떤 역사와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이러한 사명감으로 평택박물관 건립 사업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남은 공직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이러한 정용훈 팀장의 노력으로 평택시 최초의 공립·종합·역사박물관이 차질 없이 잘 조성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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