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권관리어촌계장 취임
2019년 어촌뉴딜300사업 선정

 

“권관리어촌계와 권관항의 부흥을 이끌고 싶습니다”

어업을 시작하다

박판규(61세) 권관리어촌계장은 초등학교 5학년 시절 온 가족이 고향을 떠나 이주하면서 평택시 현덕면 권관1리에 정착했다.

“평택에 정착한 뒤 아버지는 어업 활동을 시작하셨습니다. 평택호방조제 건설 직후였죠. 주말이나 방학이면 뱃일을 돕곤 했습니다”

중학교 졸업 후 인천으로 유학을 떠난 그는 한때 교육자를 꿈꿨지만, 홀로 타지에서 생활하며 건강이 나빠지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평택으로 내려와 군 생활을 마쳤다.

전역 후 1986년 한라건설에 입사한 뒤에는 평택시 포승읍 만호리에 위치한 만도기계 공장 설립 현장에서 일하게 됐다.

“공장 설립 후 만도기계로 이직했습니다. 회사에서 공장 설립 과정을 모두 지켜본 저를 스카우트했죠. 만도기계에서는 7년 정도 근무한 뒤 결혼 직후 퇴사했습니다”

박판규 어촌계장은 1992년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뒤로하고 아버지를 도와 어업을 시작했다.

아버지와 함께 일하던 바로 밑에 동생이 교통사고로 일찍 세상을 떠나면서 결심한 일이었다.

“평택항이 생긴 뒤로 어선 대부분이 폐업하고 선착장조차 없는 상황이어서 어업 활동을 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평택호 일대에 조개구이집이 성행해 판로를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었죠. 한마디로 돈벌이가 괜찮았습니다”

어업 환경 개선에 앞장서다

박판규 어촌계장은 변변한 정박시설이 없어 스티로폼 뗏목을 타고 나가 배에 올라야 했을 만큼 어업환경이 열악해지자 주변 어민들과 선단을 구성해 환경 개선에 나섰다.

“1998년 권관리, 만호리, 원정리, 신영리 4개 선단을 구성하고 어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결의했습니다. 당시에는 먼바다까지 나가 꽃게를 잡았는데, 다른 지역에는 선단도 있고, 지자체 지원도 굉장히 좋았어요. 이 모습을 보고 선단을 결성하기로 결심했죠”

그는 2013년경 선주협회를 결성하는 등 다방면으로 평택시 어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했다.

“선단만 가지고는 안 되겠다 싶어 권관리, 만호리, 신영리 3개 선단을 통합한 선주협회를 만들었습니다. 또 수산업경영인으로 활동하면서 내수면과 해수면을 가리지 않고 어민들이 규합할 수 있도록 활동을 이어왔죠. 6년째 한국수산업경영인 평택시연합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박판규 어촌계장은 특히 권관항을 어항구로 지정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어항구 지정을 위해 노력했지만, 평택항 인근이어서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결국 소형접안시설을 설치하기로 하고, 어민들과 논의 끝에 권관항을 대상지로 정했죠. 평택항 2종항만배후단지 조성이 완료되면 그 옆에 소형접안시설이 설치될 예정입니다”

권관리어촌계를 이끌다

박판규 어촌계장은 2018년 투표를 거쳐 권관리어촌계장으로 취임했다.

“어촌계가 침체하면서 어민들이 보조 사업 등 관련 정보를 전달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저는 오랜 기간 경기남부수협 대의원으로 활동해 왔기에 직접 어촌계장을 맡아 이를 개선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어촌계장이 된 직후 그는 평택시로부터 정부가 ‘어촌뉴딜300 사업’을 추진 중이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또 전국적으로 유명한 화성시 백미리어촌계가 이 사업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난 뒤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2018년 최초로 공모에 신청했지만, 아쉽게 고배를 마셨습니다. 그리고 2019년 재도전해 선정됐죠. 평가위원들이 굉장히 집요하게 검증했는데, 정말 절실한 마음으로 피나는 노력을 했습니다”

어촌계 규모가 비교적 작은 데다 항만구역이어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던 ‘권관항어촌뉴딜300사업’은 박판규 어촌계장을 비롯한 어촌계원의 노력과 평택시의 지원으로 공모에 선정될 수 있었다.

“사업 기간이 연장돼 올해 말 준공할 예정입니다. 141억 원 규모의 예산을 확보한 것은 전국적으로도 드문 사례죠. 무엇보다 어민이 안전하게 어업 활동을 하고,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누릴 수 있는 멋진 공간이 조성되길 바랍니다”

박판규 어촌계장은 향후 ‘어촌활력증진사업’에 도전해 권관리어촌계를 더욱 부흥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또 오랜 기간 바다를 지켜온 어민들을 범법자로 만든 항만구역을 해제하기 위해 당진, 아산 등 주변 도시 어민들과 함께 연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다가오는 2026년 임기를 마친 뒤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싶다는 그는 무엇보다 권관항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박판규 어촌계장의 노력으로 권관항이 활력 넘치는 어촌으로 부흥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