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간 평택시사회복지협의회 재직
올해 1월 평택시자원봉사센터장 취임

 

 

“평택의 자원봉사 생태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겠습니다”

 

감수성 넘치는 소녀

손영희(63세) 평택시자원봉사센터장은 전파사를 운영하는 아버지 밑에서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문화를 접하며 성장했다.

그는 무엇보다 음악을 좋아했고, 사춘기에도 음악을 통해 위로받으며 성장했다.

“공부도 열심히 했지만, 항상 새로운 문화에 대한 갈망이 컸고 그중에서도 음악을 정말 많이 좋아했습니다. 특히, 팝송을 좋아해 영어 과목을 굉장히 열심히 공부했죠”

책임감 있고 성실한 모범생이었던 손영희 센터장에게 음악과 영화는 유일한 탈출구이자 일탈이기도 했다.

“당시 학생들은 영화관에 들어갈 수 없었는데, 몰래 영화를 보러 갔다가 걸려 혼이 나기도 했습니다. 홀로 벤치에 앉아 노래를 듣다가 뒤늦게 수업에 들어가기도 했죠”

멋진 대학 생활을 꿈에 그리던 그는 어쩔 수 없는 이유로 대학 진학을 포기하면서 깊은 실의에 빠졌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아버지께서 오토바이 사고를 당하셨습니다. 어머니께서 모아놨던 학자금이 몽땅 아버지 수술비로 활용됐죠. 물론, 아버지의 건강이 우선이었지만,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대학 진학을 포기한 뒤 학원에 다니며 취업을 준비한 손영희 센터장은 우연한 기회에 한국전력공사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일할 수 있었다.

“대학에 가지 못한 것을 모두 보상받을 수 있을 정도로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고리원전 5~6호기를 건설하기 시작할 때였는데, 굉장히 성실하게 일하니 동료들은 물론 미국 기술자들에게도 인정받을 수 있었죠”

 

사회복지 전문가가 되다

먼 타지에서 홀로 생활하며 향수병을 이기지 못한 손영희 센터장은 1983년 평택으로 돌아와 가정을 이뤘다.

“결혼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항상 배움에 대한 갈망이 있었습니다. 고리원전 재직 시절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영학과에 진학해 결혼 생활하면서 학사 과정을 모두 마무리했죠”

이외에도 피아노와 컴퓨터, 공예 등을 배운 손영희 센터장은 1996년 평택대학교 사회복지학과로 편입해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평택대학교 졸업 이후 숭실대학교 사회복지정책대학원에 진학한 그는 1999년부터 동방평택복지타운 행정실에서 근무했고, 이때 평택시사회복지협의회 준비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며 발족 과정을 함께 했다.

“간사를 맡게 되면서 일이 많아졌지만,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2000년 6월 평택시사회복지협의회 발족 이후에는 협의회 사무국에서 일하기 시작했죠”

손영희 센터장은 23년간 평택시사회복지협의회에서 일하며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박사 과정을 수료하는 등 개인적인 발전을 이뤄내면서도 협의회가 평택지역사회에서 높은 위상을 세울 수 있도록 헌신했다.

“시민사회복지대학 등 사회복지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 사업을 주력으로 해왔습니다. 평택시민나눔문화축제는 협의회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됐죠. 무엇보다 역대 회장님들과 사무국 직원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협의회 발전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자원봉사 활성화 이끌다

손영희 센터장은 올해 1월 9일 신임 평택시자원봉사센터장으로 취임했다.

“개인적으로도 평택시사회복지협의회 사무국이 좀 더 젊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마침 작년 말 평택시자원봉사센터장 모집 공고가 올라왔고, 사회복지 분야의 꽃이라고 불리는 자원봉사 생태계를 더욱 견고히 하고자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어요”

그는 봉사자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건강한 자원봉사문화와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봉사자의 자긍심을 고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할 일이 없어 봉사한다는 잘 못 된 인식을 개선해야 해요. 봉사자들이 자신의 시간과 재원을 투자해 봉사한다는 점을 더욱 높게 평가해야 합니다”

손영희 센터장은 제도적인 틀 안에서 자원봉사를 활성화하고 지역사회가 자원봉사에 대해 더욱 관심 가질 수 있도록 여러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평택시자원봉사센터가 올해 25주년을 맞이했는데, 평택은 자원봉사가 활성화된 지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사업을 전문화하는 부분에 미흡한 점이 있죠. 이 부분을 보완하면 아주 훌륭한 봉사문화를 조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손영희 센터장은 평택시자원봉사센터에서 사회복지 전문가로서의 경력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평택시 자원봉사 활성화에 온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손영희 센터장의 노력으로 평택지역 자원봉사 생태계가 더욱 견고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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