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시절 그래피티 활동 시작
2020년부터 바머스 그래피티 운영

 

“그래피티를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 거점을 조성하고 싶습니다”

 

그래피티에 빠져들다

문무랑(38세) 바머스 그래피티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는 데 익숙했다.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군이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전학을 자주 다녔습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어야 했죠. 그 덕분인지 굉장히 외향적이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데 두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특히, 자동차를 좋아해 연습장은 항상 자동차 그림으로 가득했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아티스트가 되고 싶었습니다.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꾸기도 했죠”

문무랑 대표가 그래피티를 처음 접한 것은 1세대 아이돌 ‘HOT’의 앨범 재킷을 통해서였다.

“초등학교 5~6학년쯤이었습니다. 당시 HOT 앨범 재킷이 그래피티 아트였는데, 저는 그 그림이 그래피티인 줄도 모르고 마냥 따라 그렸죠”

중학교 2학년 시절 친구들과 함께 공업용 래커를 손에 쥐고 동네 담벼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그는 3학년부터 전문 작가들을 따라다니며 본격적으로 그래피티를 배우기 시작했다.

“작가들마다 온라인 카페가 있었는데, 이곳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실제 정모에 나가 형들을 따라다녔습니다. 말 그대로 어깨너머로 배우던 시절이었죠. 이때부터 ‘Dhal 달’이라는 예명으로 그래피티 씬에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피티 아티스트가 되다

문무랑 대표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그래피티 크루에서 활동하며 일찍이 상업 활동을 경험했다.

“아는 형의 부탁을 받고 활동을 시작했는데, 어린 나이에도 많은 돈을 벌 수 있어 경제적으로 일찍 자립했습니다. 물론, 상업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순수 작품 활동을 하는 분들에게 비판받는 부분도 있었지만, 실력으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죠”

그는 대학 진학을 앞두고 부모님과 고민하던 중 미술을 전공하기로 결심했다.

“어머니의 제안으로 미술학원 상담을 받았습니다. 소질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미술을 배우기로 했죠. 대학에 가서는 시각영상디자인을 전공했는데, 돌이켜보면 그래피티와는 완전히 다른 분야였지만, 디자인 측면에서 전문성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대학 생활과 그래피티 활동을 병행한 문무랑 대표는 졸업 후에도 지속해서 활동을 이어가며 실력을 키운 결과 2010년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주최한 그래피티 대회에서 대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제가 꾸준히 연마했던 3D 그래피티 작품으로 대상을 받았습니다. 상업 활동을 하면서도 실력이 다른 그래피티 아티스트와 견주어 못지않다는 점을 입증하는 계기였죠”

 

평택에서 미래를 그리다

팀에 소속된 팀원으로서 활동을 이어가던 문무랑 대표는 2019년 사업자를 내고 2020년부터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항상 제 브랜드를 가지고 싶다는 마음이 가슴 한편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 이름으로 ‘바머스 그래피티’라는 상표를 등록하고 홀로 사업을 시작했죠. 처음 1년은 혼자 활동하면서 팀원들을 모았습니다”

자신의 브랜드를 내걸고 사업을 시작한 뒤 이듬해인 2021년 그는 아무런 연고도 없던 평택에 정착하기로 결심했다.

“그래피티 아트 의뢰를 받고 평택에 내려왔는데, 이곳에 정착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업을 확장하기에도 용이했고, 교통 여건이 좋아 전국으로 이동하기 편리했죠. 무엇보다 세 아이를 좀 더 여유롭게 돌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택에 거주하면서 안성 공도읍에 사무실을 마련한 문무랑 대표는 그래피티에서 나아가 의류, 타투, 영상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블로그, SNS뿐만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 저희 활동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제가 디자인한 의류도 출시할 예정이죠. 입시미술학원을 운영했던 아내는 함께 타투아티스트로서 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국내 최초의 그래피티 전문샵을 열고 싶다는 그는 그래피티를 중심으로 스트릿문화를 결집할 수 있는 문화예술 거점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사업 확장뿐만 아니라 아티스트로서 실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작년 말에는 1세대 래퍼와 협업해 전시회를 열기도 했죠. 현재도 작품 전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문무랑 대표는 평택에 기반을 닦은 만큼 기회가 된다면 지역과 소통하는 일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싶다고 한다.

그래피티 페스티벌을 연다거나, 재능기부를 통해 낙후한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는 등 그래피티를 활용해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1세대 그래피티 아티스트로서, 또 지역과 소통하는 문화예술인으로서 문무랑 대표의 향후 활동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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