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마츠시로조잔 현지, 조선인 300여 명 희생
일본 금강사, 희생자들 위한 천도제로 혼령 위로

 

평택시 서탄면에 있는 보국사 주지 법현 스님이 8월 10일 일본 마츠시로 대본영 건설 강제 동원으로 희생된 조선인을 추모하는 일본 현지 추도회에 참여했다. 법현 스님은 일본 현지에 있는 나가노 금강사 주지이기도 하다. 

법현 스님이 주지로 있는 일본 금강사는 일제 강점 말기 마츠시로 대본영 건설에 강제 동원됐다가 노역을 견디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한 300여 명의 조선인 희생자를 천도하기 위해 대웅전에 아미타불을 모신 특색 있는 사찰로 1977년 창건됐다. 

일본 마츠시로조잔 현지에 있는 희생자 추모비 앞에서 열린 이날 추도 행사는 한글 염불로 진행됐으며, 금강사 주지인 무상 법현 스님을 비롯해 정정순 금강사 신도회장, 문해룡 종교법인대표역원, 권상희 총영사, 민단, 총련, 시민사회 등 많은 이가 함께해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일본은 위력이 강한 폭탄에도 견딜만한 곳을 찾아 지질조사를 한 후 사방 수 킬로미터 이상이 암반으로 이뤄진 나가노 마츠시로 조산을 찾아냈다. 그곳에 지하도시를 건설하고 천왕가와 군대본영, 통신시설을 짓기로 한 후 건설공사에 수많은 조선인을 강제 동원했다. 

일본인이 확인한 조선인 희생자 숫자만 해도 300여 명이니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많은 수가 희생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표수효 추모비지킴회 회장은 “억울하게 강제 동원돼 희생된 조선인의 쓰라린 역사가 후손들에게 전해지도록 힘을 모아 건립한 추도비 건립 28주년 기념회에 함께 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권상희 총영사는 “나라에서 해야 할 일을 민간단체에서 30여 년간 해왔다. 언제나 국민이 나라를 지키고 좋은 일을 해왔으니 이제는 한일 양국 정상이 손잡고 문제를 해결해 미래 화해와 공동번영의 축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무상 법현 스님은 공양과 왕생 염불,  축원 의식을 하면서 “1977년 재일교포들의 마음의 고향인 금강사를 개산하면서 마츠시로 대본영 강제 동원 희생 영가의 극락왕생을 위해 대웅전에 아미타불도 함께 모셨다”며, “1983년에는 선화종善化鐘이라는 세계 유일의 이름과 목적을 당시 국회의원 불자 모임인 대한민국 국회 정각회 송지영 회장 명의의 연기문이 양각으로 새겨진 뜻을 기려 한글 왕생 염불을 함께 하자고 했다. 한글을 모르는 교포와 일본인을 위해 한글 발음을 표기한 염불문을 제공해 공감을 형성했다. 민단 나가노지부장, 총련 나가노지부장 등 참석 대표들도 추도사를 통해 억울하게 희생된 조선인의 넋을 길이 기리자”고 역설했다. 

한편, 법현 스님은 이보다 앞서 7월 15일 금강사에서 열린 행사에서도 마츠시로 대본영 강제징용희생영가천도 합동 천도재를 봉행했다. 무상 법현 스님은 템플스테이 최초 기획자로 알려져 있으며, 종교 간 대화와 이해 강좌, 크리스마스 축하 법회를 매년 진행해 왔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