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평택문화원에서 근무
학술연구 주도, 콘텐츠 발굴 노력

 

“평택의 정체성을 품은 역사·문화 콘텐츠를 발굴해 알리고 싶습니다”

 

역사를 전공하다

황수근(38세) 평택문화원 학예연구사의 고향은 강원도 영월군 무릉도원면의 한 산골짜기 마을이다.

“버스가 하루에 단 3대만 들어올 정도로 외진 산골마을에서 태어났어요. 병원이 아닌 시골집에서 태어났다고 하면 대부분 믿지 않죠. 얼마 지나지 않아 도시로 떠났지만, 방학이면 할머니집에 머물렀기에 제겐 익숙한 곳입니다”

그는 책을 좋아하는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책을 접했다.

더욱이 역사 유적지가 인접한 성장 환경과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들은, 일찍이 인문학적 소양을 쌓는 힘이 됐다.

“책이라면 소설, 철학, 만화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읽었습니다. 중학교 때는 학교 근처 암사선사유적지를 자주 찾아 역사에 대한 관심을 키우기도 했죠. 고교 시절엔 친구들과 함께 토론반에서 활동하며 시야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황수근 학예연구사는 기대에 못 미치는 수능 성적표를 받고 대학을 포기하기도 했지만, 재수 끝에 진학해 사학을 전공했다.

“정확히 어떤 학문인지, 졸업 후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알지 못했지만, 역사를 좋아했기에 선택했어요. 선배들이 배고픈 학문이라고 이야기해도 제 적성엔 잘 맞았죠”

그는 누구보다 대학 생활에 열중했고, 대학에서의 여러 경험은 가치관을 변화하고 사고를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대학에서 좀 더 진보적인 문화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선배들과 소통하며 많이 배울 수 있었고, 성격도 굉장히 외향적으로 바뀌게 됐죠”

 

평택문화원과 함께하다

황수근 학예연구사는 고교 졸업 후 일찍이 경제적으로 자립하며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경험했다.

“행사 진행요원이나 카페, 뷔페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3학년 때부터는 선배들을 따라 문화재 발굴조사 현장에 나가기 시작했죠. 굉장히 고된 일이었지만, 재밌었습니다”

한가지 문제는 장래가 불투명하다는 점이었다. 그는 졸업 후 결국 전공과는 관련이 없는 곳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건실한 제약회사에 합격했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아 포기하고 잡지회사에 들어갔습니다. 미약하게나마 사회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실제 업무는 기대와 달랐고 몇 개월 지나지 않아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황수근 학예연구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대학 선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평택문화원에서 일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이었다.

“지난 2011년 평택문화원에 입사했어요. 문화원이라면 제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아무런 연고도 없었지만, 도시와 농촌이 어우러진 평택의 환경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지역 콘텐츠를 발굴하다

황수근 학예연구사는 평택문화원에서 학술연구사업을 도맡아왔다. 

“주로 학술, 역사 연구사업을 맡아 왔어요. <평택의 한시와 기문>을 출간하기 위해 진행한 고문헌 번역 사업이 제가 맡은 첫 업무였죠. 3년 차 때 업무를 직접 이끌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에 잠시 위기가 오기도 했지만, 이를 극복하면서 업무 궤도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업무가 점차 안정되면서 개인적인 발전을 함께 모색하고자 대학원에 진학했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1년 반 동안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생활했죠. 독립운동가 김춘배를 주제로 논문을 썼고, 2018년 초 석사 학위를 취득했어요”

2019년부터 문화사업팀장을 맡게 된 황수근 학예연구사는 동료 직원들을 도와 다양한 사업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역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시민들에게 알리고 소통하는 활동을 기획하고 있어요. 특히, 지역 역사와 문화를 시민에게 더욱 친숙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는 지역신문에 글을 연재하고, 여러 연구단체에서 활동하는 등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해서도 꾸준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0년 전부터 평택박물관연구소에서 활동해왔고, 몇 년 전부터는 평택인문연구소에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30~40회에 걸쳐 지역신문에 기사를 연재하기도 했죠. 경기향토문화연구소 연구위원, 국가기록원 민간기록조사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대외적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황수근 학예연구사는 무엇보다 맏형으로서 동료 직원들에게 모범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업무적으로는 학술사업을 확대해 지역사와 문화, 정체성이 담긴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이 목표다.

역사에 기반을 둔 문화 활동가가 되고 싶다는 그는 개인적으로도 지역 콘텐츠를 발굴하는 작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황수근 학예연구사의 이러한 노력으로 평택의 역사와 문화가 시민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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