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법인 ‘인트리’ 설립
그림자극 활용 교육사업 전개

 

“학습자가 차별받지 않고 동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부산 소녀, 평택에 정착하다

박경민(45세) 인트리 대표는 어린 시절 사업으로 바쁜 부모님 밑에서 자립심 강한 소녀로 성장했다.

“부모님은 부산 남포동 자갈치시장과 인근 국제시장에서 장사를 하셨어요. 그래서 굉장히 바쁘셨죠. 게다가 저는 외동딸이었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독립성이 강했습니다”

그는 학창 시절 외국어에 관심이 많았다. 모두 좋아하는 가수가 매개체였다.

“미국의 보이그룹 ‘뉴키즈온더블록’을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가사를 해석하며 영어를 공부했죠. 서울에서 열린 내한공연을 보러 가려다가 학교에서 징계받을 뻔한 적도 있어요”

외교관을 꿈꾸며 해외 유학을 동경한 그는 대학교 3학년 시절 결국 일본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오자키 유타카’라는 가수를 좋아한 것을 계기로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고,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학비를 모아 떠난 것이다.

“일본어를 배우고 싶기도 했고, 비교적 발달한 일본의 인테리어 산업을 배우고 싶었어요. 그렇게 2년간 어학연수를 마치고 대학 진학을 준비했죠. 하지만 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귀국 후 2년간 부산의 한 식품무역회사에서 일한 박경민 대표는 경기도에서 일자리를 찾던 중 평택에 정착했다.

“우연히 일본계 기업을 대상으로 통번역과 강연을 진행했고, 이후 평택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했습니다. 이때 기업 관계자였던 남편과 만나 가정을 이뤘죠”

 

진로교육 전문가가 되다

박경민 대표는 가정을 돌보면서도 교육공학 석사 학위와 수업컨설턴트 자격증을 취득하며 전문성을 키웠다.

간간이 기업 강연이나 대학 진로강의 매니저로 활동하며 사회활동도 지속해서 이어 나갔다.

2017년에는 평택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진로큐레이터 교육을 이수해 자격을 취득하며 새로운 활동의 발판을 마련했다.

“진로큐레이터 자격으로 평택지역 초·중·고등학교에서 진로교육을 펼쳤어요. 시작이 좋았고, 함께 교육받은 진로큐레이터 20명이 함께 힘을 모으기로 했죠” 

2018년 박경민 대표와 진로큐레이터 동료들은 함께 사회적기업을 설립하기로 약속하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공모사업에 도전했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공모에 선정돼 사업 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동료 진로큐레이터들과 함께 평택대학교 창업지원센터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진로교육 전문 회사를 설립했죠”

 

그림자극과 교육을 연계하다

박경민 대표는 얼마 지나지 않아 홀로서기에 나섰다.

스마트폰 예방교육 강사로 활동하면서 영상 매체에만 젖어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았고, 교육 시스템 전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메시지는 기억하지 못한 채 맹목적으로 흥미로운 영상만을 찾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디지털을 활용한 교육만이 정답인지 회의감이 들었죠”

그는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활동하며 접한 ‘그림자극’을 교육과 연계하기로 했다.

그림자극은 영상과 비교했을 때 소리와 움직임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2019년도에 8명의 팀원을 모았고, 2020년 2월 ‘인트리’를 설립했습니다. 법인 설립 후 문화체육관광부와 경기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동시에 선정됐죠. 법인명과 별도로 ‘다온그리메’라는 극단명도 만들었어요”

그림자극을 준비하는 과정이 녹록지는 않았다. 팀원 모두 가정이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이탈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자 점차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지역 복지관이나 도서관에서 무료 공연을 많이 열었습니다. 이를 본 송탄보건소 관계자가 자살예방유아생명존중 그림자극 사업을 제안했고, 평택보건소, 안중보건지소까지 사업을 확대했죠”

박경민 대표는 전문가를 영입해 더욱 전문적인 그림자극을 펼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전문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그림자극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실제로 충남보건교사모임과 발달장애인 대학생 친구들을 대상으로 그림자극 양성 교육을 진행 중이죠”

그는 사회적기업을 목표로 하는 만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도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유형의 학습자가 차별받지 않고 동등하게 학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박경민 대표의 노력으로 그림자극이 활성화되고, 우리 사회에 차별 없는 교육환경이 조성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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