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인총연합회 평택지부 설립
2021년부터 ‘평택톡톡영화제’ 개최

 

“평택을 대표하는 영화제를 만들고 싶습니다”

 

사라진 고향 갈평마을

조성재(48세)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평택지부장의 고향은 도시 개발로 사라진 서정동 갈평葛平 마을이다.

“갈평마을에는 풍양 조씨 집성촌이 있었어요. 동네에 같은 집안 분들이 많았죠. 지금은 고덕국제신도시에 수용돼 예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어린 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골목대장을 맡을 만큼 개구쟁이였던 그는 중고교 시절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기도 했다.

“사춘기가 심하게 온 편이어서 방황을 많이 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체대에 들어가기 위해 검도를 배웠죠. 하지만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고, 결국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큰 누님이 운영하는 유치원 일을 돕다가 군에 다녀온 조성재 지부장은 5년간 보안전문기업에서 근무한 뒤 처음으로 개인 사업을 시작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신 뒤 사업을 시작했어요. 송탄출장소 앞에서 3년 정도 가게를 운영했죠”

 

영화 제작의 꿈을 품다

한때 배우의 꿈을 품었던 조성재 지부장은 2009년 서울에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특성상 상처받는 일이 많았고 자금 압박도 심했지만, 이를 다 감수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재밌었기 때문이다.

“배우들을 위주로 관리하면서 지속해서 신인을 발굴했어요. 수익이 생겨도 계속해서 재투자해야 했기에 힘든 점이 많았죠. 그래도 일이 즐거워 버틸 수 있었습니다”

조성재 지부장은 힘든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신인을 발굴했고, 그 과정에서 무엇보다 인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사람 됨됨이를 가장 먼저 봤습니다. 성실하고 겸손할수록 잘 되는 경우가 많았죠. 윤병희라는 성실하고 예의 바른 배우가 있었는데, 회사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나갔지만, 최근 3년간 굉장히 대성했습니다. 지금까지도 종종 연락하며 겸손한 모습을 잃지 않고 있어요. 이런 배우들을 볼 때 굉장히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그는 빠듯한 시간에도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에 들어가는 등 뒤늦게 학업의 뜻을 이루기도 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어느 정도 기반을 쌓은 뒤에는 영화제작사를 설립했다.

“소속 배우가 드라마 ‘추노’에 출연하면서 제작자 임영호 대표와 인연을 쌓았어요. 인간적인 면에서 굉장히 좋은 분이라고 느꼈고, 인연을 이어오던 중 2017년 ‘영화정원’이라는 영화제작사를 함께 설립하게 됐죠”

소속 배우를 출연시켜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에 시작한 제작사이지만, 일이 녹록지는 않았다.

“영화를 제작하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터졌고, 이후 OTT가 강세를 보이면서 점차 더 어려워졌죠”

 

평택에서 영화제를 열다

조성재 지부장은 2017년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평택지부를 설립했다.

“2016년 말 영화제작사를 준비하면서 평택에 영화인 관련 단체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한국영화인총연합회에 가입한 뒤 평택지부를 설립했습니다. 현재 한국예총 평택지회와 함께 활동을 이어가고 있죠”

그는 지역을 대표하는 영화제 개최를 목표로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평택지부를 설립했다.

“평택은 많은 발전이 이뤄지고 있지만, 놀거리, 즐길거리가 부족해요. 영화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는 데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평택지부는 2021년 평택톡톡영화제를 개최한 이래로 올해까지 3회에 걸쳐 영화제를 진행했다.

“영화를 상영하고 출연 배우를 섭외해 관객과 소통하는 형태로 영화제를 진행해 왔습니다. 매년 봄 또는 가을에 이충분수공원 야외공연장에서 개최하고 있어요. 내년부터 주한미군과 함께하는 방안도 모색 중입니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평택지부는 현재 25명의 회원이 함께하고 있다. 모두 전문종사자가 아닌 일반시민이지만,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전문가 못지않다.

“회원들이 함께 해줬기에 매년 영화제를 개최할 수 있었어요. 다만, 내년부터는 지부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영화계 종사자를 대상으로만 회원을 모집할 계획입니다”

조성재 지부장은 평택톡톡영화제를 대종상에 버금가는 영화제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쉬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생각이다.

영화제작자로서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인 그는 누구나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 평택에서 시사회를 여는 것이 또 다른 목표라고 한다. 그 바람이 이뤄져 조성재 지부장이 평택을 대표하는 영화인으로 우뚝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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