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소한 부두와 야적장으로 운영회사 안 나타나
여객·하역 노동자 안전 위험, 항만 경쟁력 하락

2023년 12월 평택항신국제여객부두 완공을 앞두고 평택지방해양수산청이 부두운영사를 선정하지 못해 파행 운영이 불가피한 가운데 평택시 주최로 지난 10월 30일 평택항신국제여객부두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평택항 현안 해결을 위한 토론회’가 평택대학교 제2피어선빌딩 연회장에서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정장선 평택시장, 유승영 평택시의회 의장, 이동현 평택대학교 총장, 김석구 경기평택항만공사장 등을 비롯해 해운물류 관계자, 항만 전문가, 교수, 평택항운노조 조합원, 시민단체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종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평택항신국제여객터미널은 기존 여객터미널 시설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2200억 원을 들여 정부 재정사업으로 추진됐으나 수요예측에 실패해 부두가 완공돼도 현재의 물동량과 여객을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운영 효율성과 하역작업의 안정성 등에 심각한 문제가 예상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토론회는 평택시와 항만관계자들이 예상되는 문제점을 개선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했음에도 개선되지 않은 채 평택해양수산청에서 운영사 선정 공고를 진행하고 있어 평택시에서 현재의 문제점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인사말에서 “1986년 개항 후 단기간에 성장한 평택항의 성과는 항만관계자와 시민의 관심과 노력 덕분”이라며, “평택항신국제여객부두 운영의 문제점이 있다면 준공 이전에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좌장 백종실 교수/세종사이버대
좌장 백종실 교수
세종사이버대

좌장을 맡은 백종실 세종사이버대 교수는 “평택항은 입지적 여건은 부산항 다음으로 좋지만 지역사회에서 제기했던 많은 활성화 방안이 정책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아쉬움이 있다”며, “이번 토론에서 제기되는 문제점을 정책적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편집자 주 -

 

 

 

 

 

 

 

박근식 교수/중앙대학교
박근식 교수
중앙대학교

■ 주제 발표

박근식 교수/중앙대학교 

평택항신국제여객부두 야적장 협소
카페리 항로 경쟁력 약화 우려

2022년 평택항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85만 2000TEU로 전국 4위에 해당한다. 이 중 카페리 선사가 취급하는 물동량이 33만 8000TEU로 전체의 약 40%를 차지한다. 현재 한중 카페리 서비스를 하는 5개 선사가 이용하는 야적장 부지면적은 국제여객터미널 7만 2330㎡와 8부두 13만 7315㎡ 등 전체 20만 9645㎡(6만 3528평)이나 평택항신국제여객부두 야적장 면적은 10만 8986㎡로 5개 선사가 이용하기에는 매우 부족한 면적이다.

평택항신국제여객터미널이 대중국 화물과 여객 수요 증가에 대처하고 선석 겹침에 따른 부족한 접안시설 확충을 위해 건설한 것인데, 평택항 물동량 증가 추세를 반영하지 않고 설계해 완공돼도 운영상 큰 문제가 예상된다. 컨테이너 동선과 여객 버스 동선 혼재와 돌제부두 화물 작업 때 여객 버스와의 충돌위험, 여객 수화물 작업장 문제 등 여객 안전 문제가 대두되고 있고, 부두 작업 때의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 협소한 야적장 면적은 결국 평택항 카페리 항로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따라서 터미널 완공 일정에 맞추어 운영업체를 선정하기보다는 지자체와 현장에서 제기한 문제점에 대해 다각적인 검토가 우선 필요하며, 필요시 관련 규정과 기본계획의 변경 후 운영업체 공고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강정구 부장/우련통운
강정구 부장
우련통운

■ 종합토론

강정구 부장/우련통운

지금 인천항에서 하역작업을 하는 업체인데, 컨테이너와 여객 버스의 동선이 혼재되면 안전에 큰 위험이 따른다. 평택항신국제여객부두 작업장 길이가 50미터에 불과한데 우리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렇게 비좁은 조건이라면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거의 불가능할 것 같다. 선사의 여객 버스와 충돌할 위험도 크고, 야적장까지 침범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선박 한 대만 접안 한다면 그런대로 작업할 수 있겠으나 두 대가 동시에 접안 한다면 작업이 불가능할 듯하다. 스케쥴 조정이 가능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이런 조건이라면 하역사가 모든 책임을 떠맡게 될 염려가 있고, 선사와 하역사의 고충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계기판에 조명이 안 들어오는 차량을 운행하는 것과 같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이윤재 보좌관/유의동 국회의원
이윤재 보좌관
유의동 국회의원

■ 종합토론

이윤재 보좌관/유의동 국회의원 

기존 평택항국제여객터미널은 중앙 정부가 외면한 상황에서 전국 최초로 지자체가 건립했다. 평택항 카페리 물동량은 2019년 기준 이용 여객 60만 명, 2020년 기준 카페리 물동량 35만 TEU 넘어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40%를 점유하게 될 정도로 성장했다. 평택항신국제여객부두는 물동량 예측에 실패해 문제점들이 예상된다. 해수부에 확인한 바로는 안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통합 안전 체계 구축 용역을 준비 중이라 들었다. 야적장 추가 문제는 해수부에서 약 7만 5000평방미터 규모로 추가 확보를 위해 기재부와 협의 중인데, 2024년 본 예산에 반영이 안 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의동 국회의원실에서 2024년 본 예산 반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최용석 사무국장/한중카페리협회
최용석 사무국장
한중카페리협회

■ 종합토론

최용석 사무국장/한중카페리협회 

평택항이 다시 방문하고 싶은 안전하고 아름다운 항만의 조건을 갖춰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는 항만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김포신도시 대중교통 수요예측이 잘못돼 지하철이 지옥철이 된 사례가 있다. 평택항신국제여객부두가 비슷한 상황이다. 물동량을 보면, 2022년 기준 카페리 국내 전체 물동량이 62만TEU인데, 인천이 34만TEU이고 평택이 25만TEU다. 인천은 총 10척이 운행 중이고 평택은 5척이 운행 중이다. 척당 비교하면 인천은 3만 4000TEU를 처리하고 평택은 4만 5000TEU를 처리한다. 여객 실적도 인천이 100만 명, 평택항이 62만 명인데 척당 비교하면 인천은 10만 명, 평택은 12만 명을 처리한다. 평택항신국제여객터미널의 문제는 야적장 문제도 있지만 여객터미널이 협소해 일시적으로 1500명 정도가 밀려오면 처리 불가능한 상황이다. 선박도 대형화되는 흐름을 반영하지 못해 3만 톤 이상 선박 수용을 못 한다. 카페리 설계를 다시 하거나 이것이 어렵다면 순차적 이전이나 기존 터미널 동시 이용 등 여러 방안 고려해야 한다.

 

정수현 교수/평택대학교
정수현 교수
평택대학교

■ 종합토론

정수현 교수/평택대학교

평택항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하고 있다. 항만이 평택시뿐 아니라 국가 전체 발전을 위해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볼 필요가 있다. 항만정책에서 정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은 국가 주도 개발과 항만정책이 큰 역할을 했다. 평택항은 비록 인천항의 보조항으로 출발했지만, 인천항과 부산항이 성장과 확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고 향후 20년에서 30년 후면 평택항의 비중과 위상은 더욱 커질 것이다. 항만 시설 투자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왕 만들 때 미래를 예측하며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평택항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평택항신국제여객부두 문제점에 대해 정부가 지금이라도 다양한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해결에 나서야 한다. 

 

박찬수 사무관/해양수산부 항만운영과
박찬수 사무관
해양수산부 항만운영과

■ 종합토론

박찬수 사무관/해양수산부 항만운영과  

해양수산개발원의 물동량 예측에 따라 평택항신국제여객부두가 건설되고 있으나 결과적으로 실제와 많은 차이가 나고 있어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어 아쉬움이 많다. 항만이 건설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여러분의 요구 사항을 바로바로 수렴하지 못해 답답한 면도 있을 것이지만, 해수부차관에게까지 이 사안이 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와 협의하는 가운데 평택항 관련 추가 예산들이 현재 반영되지 못했지만, 예산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다. 이 자리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평택지방해양수산청과 협의해서 좋은 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하겠다.

 

■ 청중토론

변백운 항만정책관/평택시 

이 사안은 신상필벌, 일벌백계 사안이라고 본다. 누군가는 이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 10여 년 전부터 제기된 문제가 아직도 해결이 안 되고 있다. 평택항신여객부두 건설 당시 이미 평택항 물동량은 예측치를 초과했다. 그럼에도 설계 변경을 안하고 공사를 진행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안전과 협소한 야적장 문제 등을 넘어 평택항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시급한 시정이 절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평택항에 투자하고 누가 평택항을 이용할 것인가. 필요하다면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정리/임 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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