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국 11개 도시와 교류, 중국에 편중
평택시, 국제교류 목표와 비전 설정해야
유사 도시와 글로벌 네트워킹, 규모 확대

평택시와 평택지역신문협의회가 주최·주관하고 평택시의회가 후원하는 제24회 평택로컬포럼이 ‘평택시 국제교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10월 25일 평택문화원 대동관에서 열렸다. 이날 로컬포럼은 평택시 국제교류 현황을 점검하고 문제점을 짚어내 건전한 토론으로 해결방안과 보완할 점을 모색함으로 지역사회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마련됐다. 

좌장 김기수 대표/ 평택시민신문
좌장 김기수 대표
평택시민신문

좌장을 맡은 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대표는 “평택의 우호 도시는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산둥성 룽청시·칭다오시·르자오시·닝보시·샤먼시·옌타이시, 일본 마쯔야마시, 몽골 토브 아이막, 베트남 땀끼시, 우즈베키스탄 시르다리야주 등 11곳”이라며, “평택시는 주한미군기지, 삼성전자, 평택항 등 다양한 특성이 있는 도시다. 이러한 특성을 살려 적극적으로 교류하려면 어떤 전략적 접근과 노력이 필요할지 살피고 평택시의 국제교류 수준과 도시 이미지를 높일 방안을 머리를 맞대고 찾아보자”고 말했다. 

 

 

박기철 교수/평택대학교
박기철 교수
평택대학교

■ 주제 발표 : 

한국 지방정부 국제교류의 재구조화 모색
- 평택시의 중국 교류를 중심으로

박기철 교수/평택대학교

중국에 편중된 형식적 교류
재구조화·거버넌스 힘써야

지방정부의 국제교류는 1995년 4대 지방선거가 치러지고 민선 자치 시대가 열리며 본격화됐다. 기존 중앙정부가 해온 일원화된 상명하달 방식의 국제교류는 각기 다른 특성을 보유한 지역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했다. 지방정부는 자매결연 혹은 우호 도시 형태로 국제교류를 진행해 왔다. 우리나라 지방정부의 국제관계는 2021년 1월 12일 개정된 ‘지방자치법’에 근거한다. 자매결연은 국내 지방정부와 해외 지방정부 간 상호이해를 전제로 진행되는 포괄적 교류이며, 우호 협력을 바탕으로 형성된 신뢰 관계 위에 더욱 차원 높은 교류 협력을 체결하는 상위개념이다. 기본적인 교류는 행정교류가 제일 많다. 2015~2019년 중국과의 교류 현황을 보면 행정교류 36.5%, 인적 교류 14%, 문화 교류 2%, 청소년 교류 10%, 경제 교류 8.9%로 나타난다. 

평택의 국제교류는 이벤트나 형식적 교류에 그쳐 실질적 성과가 없었다고 평가한다. 교류 지역이 중국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고, 이벤트나 형식적 교류에 국한돼 지속적인 교류가 이뤄지지 않으며, 예산이 매우 한정적이어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순환근무로 담당 공무원이 계속 바뀌어 연속성과 전문성이 부족하고 법적·제도적 지원 체계가 미비한 것도 문제다. 

이제 국제교류의 재구조화가 필요하다. 국제교류의 목표를 설정한 다음 경제 교류, 문화 교류, 도시 이미지 제고를 위한 교류 등 유형별로 나누어 목적과 비전을 명확히 해야 한다. 국제문화국과 국제교류재단 간 업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국제교류팀의 인원을 확충하고 국내외 연수에 파견하여 국제교류 경험을 쌓게 하며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게 인사이동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민·관·학 국제교류 거버넌스 구축에 힘써야 한다. 어떤 한 부서나 한 기관이 아니라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국제교류를 제대로 할 수 있다. 경제 교류를 예로 들면 지방정부가 이끌고, 기업인단체가 힘을 더하고, 산업별로 연구개발이 뒷받침하는 다층적 구조가 되어야 더 완전한 형태의 교류가 이뤄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아세안으로 확대해 ‘중국 플러스 아세안’ 형태로 발전시킬 것을 제안한다. 아세안은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 10개국이다. 아세안과의 경제 교류는 동남아 화교들과 해야 한다. 그래서 중국을 통해 아세안으로 진출하는 것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정종필 대표이사/평택시국제교류재단
정종필 대표이사
평택시국제교류재단

■ 주제 발표 : 

‘평택시 국제교류 현황과 과제’

정종필 대표이사/평택시국제교류재단

국제교류에서 외국인 지원까지
평택의 싱크탱크 되도록 최선 

평택시국제교류재단은 평택에 주둔하는 미군과의 관계 발전을 위해 설립됐다. 사업 분야는 한미 친선, 국제교류·협력, 외국인 지원, 시민 영어교실이 있다. 국제교류·협력을 위해 재단을 설립한 기초지자체는 평택시가 유일하다. 사업은 정해진 틀에 따르기보다 유동적으로 추진된다. 한미 친선에서는 굿네이버 사업이 차별성 없는 행사가 많다는 지적이 있어 뚜렷한 주제를 세워 이미 있게 진행하려고 노력 중이다. 국제교류·협력의 경우 우호 도시와 직접적 교류뿐 아니라 주한 대사관과의 교류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우호 도시에서 자매도시로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 지원은 교류·협력과 동전의 양면과 같다. 둘 다 잘하면 상승효과가 크다. 반면 도시 이미지 제고를 위해 교류·협력에 공을 들여도 외국인 지원이 미진하면 도시 이미지는 순식간에 하락한다. 평택에 사는 외국인들을 위해 공식 채널, 통번역 등의 문제를 보완해 외국인 지원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시민 영어교실은 평택의 큰 장점이다. 국제도시는 시민과 외국인이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도시다. 서로의 언어·문화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시민 영어교실은 시민의 국제 감각 배양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공적개발원조 ODA 방식을 적용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몽골 토브 아이막과의 교류에서 공무원이나 경제인을 데려와 농업 기술을 가르쳐주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지속적 교류가 가능하고 이후 경제 교류의 기반을 닦을 수 있다. 평택과 유사한 특성의 외국 도시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해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하겠다. 

평택의 이미지 제고 역시 힘을 쏟아야 한다. 10월 7일 평택시가 유엔 산하 비정부기구 NGO인 ‘국제평화도시 ICP’의 392번째 회원이 됐다. 한미동맹 70주년에 이르기까지 평택시가 진정한 평화문화 조성에 헌신한 평화 도시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주한미군도시, 삼성반도체, 평택항, 수소 도시 등 평택만의 특성을 부각하고 평택 하면 평화·무역·관광·친환경 등이 떠오르도록 도시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내년 3월 28일 평택시국재교류재단은 10주년이 된다. 다시 한번 돌아보고 정체성이 부각되는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해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겠다. 평택시국제교류재단이 국제교류부터 외국인 지원까지 평택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수 있게 더욱 고민하겠다. 

 

정해영 과장/평택시 한미국제교류과
정해영 과장
평택시 한미국제교류과

■ 토론

정해영 과장/평택시 한미국제교류과

평택시는 정책사업, 재단은 실무
국제교류 업무 이원화해 추진

중국과의 교류는 1996년 평택항이 중국을 겨냥한 대규모 항만으로 개발되면서 시작됐다. 초창기에는 활발했다. 초기에 활발하던 교류가 중국 경제 성장으로 한국기업의 투자 유치 움직임 둔화와 탈중국화, 2016년 사드 상주 배치로 한중 관계 악화, 미-중 무역 갈등 등으로 위축돼 2020년 이후에는 코로나 발생 이후 상호 왕래가 중단돼 교류 실적이 전무하다. 기초지자체가 국제교류를 진행할 때 국제정세에 빠르게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평택항 중심으로 교류하다 보니 컨테이너 항로가 없는 도시와의 교류에 소홀했던 것도 문제라 할 수 있다. 교류 업무를 추진할 때 인사이동이 잦은 평택시 공무원은 해당 업무가 접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국제교류재단 직원과의 협업이 필요하다. 평택시는 정책사업을 위주로 하고 국제교류재단은 교류사업 실무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하여 이원화하고 있다. 시가 추진해 온 우호 교류 도시 지원사업을 국제교류재단에 위탁할 계획인데 업무 과부하가 예상돼 재단의 일부 사업 정리와 정원 증원 필요성이 있다. 

 

김명숙 의원/평택시의회
김명숙 의원
평택시의회

■ 토론

김명숙 의원/평택시의회

국제 협력은 시민 공감대가 우선돼야
국제기준 이해로 협력체계 만들어야

평택시는 자매결연 도시가 한 곳도 없다. 자매결연은 시의회 승인을 받아야 하고, 우호 교류는 지자체가 결정해 진행한다. 교류가 하나의 형태로 진행돼 공동 발전이나 환경, 사회 개발 등이 분야로 다각화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국제 협력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려면 시민 공감대가 우선인데 과연 선행되고 있는지 묻고 싶다. 

평택시는 선진화된 행정·제도와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자체 협력을 강화해 지속적인 협력과 협동이 가능한 상호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RE100 재생에너지 100%와 같은 국제기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상호협력 체계를 만들어야 국제교류가 이어질 수 있다. 기조 발제에서 ODA 사업이 언급됐는데 외국 기업·자본 유치 활동을 지원해 지역경제 활성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을 함께 해줘야 한다고 본다. 국제교류재단이 이를 수행하는 데 여건상 한계가 분명히 있다. 이런 한계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며 재단이 또 다른 10년을 나아가길 바란다.

 

고인정 회장/평택국제교류협회
고인정 회장
평택국제교류협회

■ 토론

고인정 회장/평택국제교류협회

국제교류 역시 사람이 하는 일
서로에 대한 믿음·신뢰가 바탕

평택국제교류협회는 2008년 4월 30일 ‘한일우호교류협회’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당시 평택시가 일본 마쯔야마시·아오모리시와 우호도시 합의서를 체결했다. 두 도시 모두 시민단체 활동이 굉장히 활발하다 보니 국제교류를 위한 민간 단체의 필요성이 제기됐었다. 

2011년 경기도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되면서 ‘평택국제교류협회’로 이름을 바꾸었다. 명칭 변경은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로 활동 범위를 넓혀보자는 의미가 담겼다. 지역에서는 결혼이주여성의 정착 지원을 위한 당당한 학부모 공동체, 다문화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스타 꿈의 학교를 운영했다. 현재는 결혼이주여성과 함께하는 우쿨렐레 연주단을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다. 일본어 강좌, 중국어 강좌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일본 아오모리의 경우 평택시와의 교류는 끊겼지만, 그곳의 코리아넷을 중심으로 민간교류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국제교류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다. 친구를 사귀고 만나고 지속하는 건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항상 같은 자리에서 함께 바라보는 시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은주 대표/평택포럼
김은주 대표
평택포럼

■ 토론

김은주 대표/평택포럼

평택시와 민간단체 협력해야 
활동의 폭과 내용 넓혀가야

평택포럼은 1995년 설립된 비영리 단체로서 28년 동안 일본 에이메현 마츠야마시의 민간단체인 에이메지구시민회와 격년으로 상호 방문하며 국제교류를 해왔다. 민간 교류단체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첫째 평택시 국제교류 비전·방향·현황을 알려주는 매뉴얼이 필요하다. 민간단체가 한쪽으로 편중된 교류 방향이 있는지 점검하고 자신의 특색에 맞게 방향을 잡아 교류하는 데 지침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 예산 확보다. 자비로 진행하는 교류 프로그램에 예산이 투입되면 규모가 커져 시민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행사장소 제공도 꼭 필요하다. 저녁 행사 때 장소 대여에 어려움이 크다. 좋은 시설을 갖춘 공공건축물을 활용할 수 있게 해줬으면 한다. 세 번째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다. 민간단체가 교류 프로그램을 마친 후 제출한 보고서를 축적해 노하우와 보완점을 공유하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국제교류는 한층 발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평택시와 민간단체가 서로 협력해 국제교류 활동의 폭과 내용을 넓혀간다면 시민 공감대 형성에 도움이 되고 더 많은 시민이 국제교류에 관심을 두고 참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정리/임 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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