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경기도평택교육지원청 발령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업무 담당

 

“교육복지 시스템이 잘 정착하도록 기여하고 싶습니다”

 

교사를 꿈꾸다

박은경(50세) 경기도평택교육지원청 교육복지조정자는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다. 나고 자란 고향 여수에는 굴지의 석유화학회사가 입주한 국가산업단지가 있기 때문이다.

“교사가 되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화학을 전공하면 취업을 잘 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여수에서는 화학회사에 들어가는 것이 최고였죠”

박은경 교육복지조정자는 대학 진학 후에도 교사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교직 이수 과정을 병행했다.

“진로 지도를 제대로 받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교직 이수 과정을 마치고도 전국에 화학공학교사 자리가 나질 않아 임용고시를 치를 수조차 없었죠. 연구소에서 잠시 일하기도 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반년 만에 그만두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유달리 큰 키 덕분에 모델, 항공사 승무원 등 다양한 길을 모색한 그는 결국 은행에 취업했고, 1999년 결혼 후 안성 공도에 정착했다.

“교사인 남편이 평택으로 발령을 받게 되면서 처음 이곳에 정착했어요. 경력은 단절됐지만, 저도 신학중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는 등 계속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죠”

 

교육복지 현장에 도전하다

박은경 교육복지조정자는 화학공학 전공자로 교단에 서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학점은행제를 통해 심리학 학사를 취득했습니다. 어는 순간부터 상담교사가 되는 것이 제 적성에 잘 맞겠다고 생각했죠.”

이후 그는 한국교원대학교 전문상담교사 특별과정을 수료해 전문상담교사 자격을 얻으면서 본격적으로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다.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여건상 임용고시를 치르지 못한 박은경 교육복지조정자는 마침 교육부가 5년 간 한시적으로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을 추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마침 사회복지학을 공부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도전을 결심했죠. 그 결과 2009년 안산 선일초등학교에서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지역사회교육전문가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2년이 지난 2011년 1월 1일 경기도평택교육지원청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프로젝트조정자로 발령받았다.

 

교육복지 전문가가 되다

박은경 교육복지조정자는 경기도평택교육지원청으로 온 뒤 100여 명 규모의 학부모연구회를 조직했다.

내 아이만이 아닌 주변 아이까지 잘 보살필 수 있도록 학부모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였다.

“학부모는 굉장히 중요한 교육 주체입니다. 민원인이 아닌 주변 아이들을 함께 돌보는 봉사적 관점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연구회에 참가한 일부는 관련 분야 전문가가 됐습니다”

그는 학부모연구회 사업 종료 후 이를 잇는 차원에서 평택대학교 사회복지학과 W동아리와 함께 꿈틀교실 사업을 추진했다.

“11년째 진행 중인 꿈틀교실은 대학생과 지역 학교를 연계해 멘토링, 캠프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하고 있어요. 올해는 대학생들과 직접 펀딩을 진행해 마련한 예산으로 캠프를 다녀왔죠. 무엇보다 위탁가정 아이들이 잘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박은경 교육복지조정자는 기획업무 이외에도 학교 세부 시행계획 수립, 컨설팅, 사례관리 자문, 지역 네트워크 연계, 개별 맞춤형 지원 등 경기도평택교육지원청의 교육복지 관련 업무를 홀로 도맡고 있다.

“평택지역 학교 중 교육복지사가 있는 학교는 단 여섯 곳입니다. 나머지는 교원이 상담사 역할을 하고 있죠. 구조적으로 한계가 많지만, 어려운 상황에 놓인 아이들의 마지노선이 된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어요”

교육복지조정자는 학생들의 복지와 학업 성취를 촉진하기 위해 최일선에서 활동하는 교육복지 전문가이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아이들이 많아요. 하지만 제도적으로 부족하고 매개자가 없다는 것이 현실이죠. 지치지 않고 끝까지 교육복지 현장에서 기여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박은경 교육복지조정자는 업무 이외에도 경기도교육복지협회 대외협력국장으로 활동하며 경기도 교육복지 정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교육복지를 교육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전문가로서의 목표다.

“아이 하나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박은경 교육복지조정자의 노력으로 국가와 지역이 책임지고 아이들을 돌보는 교육복지 시스템이 잘 정착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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