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터 아버지와 농장 운영
우사회·한여농, 지역 농업인 교류

 

“축산업을 기반으로 한 치유농업을 실현하고 싶습니다”

 

코딩 1세대가 되다

차인혜(44세) 한국여성농업인평택시연합회 사무국장은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평택시 진위면 마산1리로 이주했다.

도시에서 직장인의 삶을 살아오던 부모님은 과감히 귀농을 선택했고, 80년대 후반부터 젖소를 키우기 시작했다.

그는 부모님을 닮아 리더십이 탁월했다. 덕분에 학창 시절 내내 반장을 도맡았다.

차인혜 사무국장은 학창 시절 농업에 종사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대학에서 경영정보학을 전공했지만, 2년 만에 그만뒀다. 적성에 맞지 않았고, 시대적으로 취업에 대한 압박이 심했기 때문이다.

“IMF세대였기에 취업하기 힘들다는 압박감이 상당했어요. 그래서 컴퓨터 코딩 학원에 다녔죠. 컴퓨터특성화학교인 진위초등학교에서 일찍이 코딩을 접한 경험이 있었고, 취업에도 용이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코딩 1세대로 활동을 시작한 차인혜 사무국장은 2000년부터 8년간 쉬지 않고 일했다.

“당시 인터넷 보급이 활성화되면서 코딩 업계에 일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업무 특성상 퇴근이 늦었고,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죠. 수년간 이 생활을 반복하자 결국 몸이 망가지기 시작했고, 번아웃이 오면서 결국 일을 그만두게 됐습니다”

 

축산업을 시작하다

차인혜 사무국장은 퇴사 후 2~3년간 여행과 어학연수를 다녀오며 혹사했던 몸을 다스렸다.

“코딩 업계에 있을 때는 굉장히 전투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뒤 모두가 그렇게 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삶의 여유를 되찾았지만, 다시 일을 시작하기는 쉽지 않았다. 마침 농장을 마을 밖으로 이전하는 과정에 일손을 거들었지만, 아버지는 딸에게 힘든 일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 했다.

“당시 처음 농사일을 돕겠다고 말씀드렸지만, 거절하셨습니다.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지인의 소개로 보험 일을 시작했죠”

차인혜 사무국장은 10년 가까이 보험 업계에 몸담았다. 

“보험 업계에도 종이 서류가 사라지고 전자기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덕분에 제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었죠. 그 과정에서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을 많이 배웠습니다”

그는 지난 2017년 갑작스럽게 아버지의 농사일을 돕기 시작했다. 팔을 다친 아버지를 대신해 일할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아버지도 결국 받아들이셨습니다. 이때부터 자연스럽게 농장 운영을 도맡았죠”

 

치유농업을 꿈꾸다

7년째 아버지와 함께 농장을 운영 중인 차인혜 사무국장은 축산 전문가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배움을 길을 걸었다.

“2018년 서울우유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후계농 교육을 수료했어요. 방송통신대학교 농학과에 편입해 올해 졸업하기도 했죠. 현재는 연암대학교 스마트축산 전문기술석사 과정을 진행 중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 옆에서 지켜봐 왔지만, 직접 농장을 운영하는 일은 녹록지 않았다.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힘듭니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소젖을 짜고, 밥을 먹여야죠. 가족과 함께 여행 가기도 어렵고, 아파도 쉬지 못해요”

농장을 보살피는 일만 해도 바쁜 몸이지만, 차인혜 사무국장은 ‘우사회’와 ‘한국여성농업인평택시연합회’에서 활동하며 끊임없이 지역 농업인과 교류하고 있다.

“평택의 2세 낙농인들의 모임인 우사회는 지난 2019년부터 함께하고 있어요. 단순한 모임이 아니라 지역 축산업 발전에 도움을 주고 스스로 발전을 모색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죠”

가입과 동시에 사무국장을 맡은 한국여성농업인평택시연합회에서는 회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현재 한여농 전국대회나, 도대회, 농산물 홍보, 연말 쌀 기부 등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100% 여성농업인으로만 구성된 유일한 단체예요. 이제는 많은 회원에게 신뢰를 얻고 있죠”

차인혜 사무국장은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현하기 위해 청년창업후계농업인으로서 버섯 농사를 시도하는가 하면, 연암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원예치료를 배우기도 했다. 또한 한국여성농업인평택시연합회 회원들을 비롯한 지역 농업인들이 역량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고자 관련 교육 사업을 끊임없이 발굴해 왔다.

최종적으로 축산에 기반한 치유농업센터를 만들어 6차 산업으로서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현하고,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싶다는 그는 결실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계획이다. 차인혜 사무국장의 끊임없는 노력이 지역 농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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