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 역임
공익활동지원센터 시작점부터 함께 해

 

“지속해서 시민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학생운동에 투신하다

박호림(50세) 평택시공익활동지원센터 팀장은 과거 드넓은 배 밭이 펼쳐진 용이동 일대에서 성장했다.

“아버지는 계속 일간지를 구독하셨습니다. 그 영향으로 저도 신문을 많이 읽었어요. 또 독서를 중요하게 생각하셨는데, 아버지를 따라 동대문까지 가서 중고서적을 사 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근현대사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운동권으로 활동한 네 살 위 큰형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아 진보적 학풍의 한신대학교에 진학해 신학을 전공했다.

“중고교 시절 몰래 형의 책을 읽기도 했고, 고교 시절 잘 따르던 선생님들이 전교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해직당하는 모습을 보며 사회적인 모순이나, 불합리를 많이 느끼게 됐어요. 또 근현대사에서 저항적 역할을 해왔던 현대 기독교 역사를 배우고 싶었죠”

박호림 팀장은 대학에서 운동권에 투신했고, 학업보다는 학생운동에 많은 관심을 뒀다.

“집회를 다니고,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습니다. 운동권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겪는 일이었죠. 특히 문익환 목사님 말씀에 감화했어요. 그렇게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눈을 키웠죠” 

 

시민사회에서 활동하다

박호림 팀장은 대학 졸업 후 뒤늦게 군에 다녀와 시민운동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90년대 중반 민중운동에서 시민운동으로 흐름의 변화가 생겼어요. 저도 대학 때부터 평택에서 시민운동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죠. 1998년 11월 전역 후 평택지역 청년단체인 새물결청년회에 가입한 것이 첫 시작입니다”

그는 가입 후 이듬해인 1999년부터 새물결청년회 간사로 활동하며, 시민운동가로서 역량을 키웠다.

2001년부터 2년여간 휴식기를 가진 뒤에는 이은우 평택시민재단 이사장의 제안을 받아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는 정치개혁이나 시민권리 찾기, 미군기지 투쟁 등 지역에서 수많은 활동을 펼쳤다.

박호림 팀장은 잠시 참여연대를 떠나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2009년 쌍용자동차 사태가 일어난 뒤 지속해서 일을 도왔고, 2012년 무렵 다시 복귀했다.

“학업에 대한 열망에 계속해서 있었고, 아내의 이해와 지원으로 모교 대학원에서 국가와시민사회 박사과정을 수료했어요. 학업을 마치고 다시 참여연대에 복귀했죠”

이후에도 쌍용차, 평화의 소녀상, 평택대, 모산골공원 등 다양한 지역 이슈가 있을 때마다 연대체로서 활동을 이어온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는 2022년 3월 그 역사를 마무리했다.

“언제가 정리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우울감이 컸습니다. 시민사회에서 많은 역할을 한 단체였기에 내가 도망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도 있었죠. 결국 총회를 통해 해산을 알리게 됐습니다”

 

공익활동지원센터와의 동행

박호림 팀장은 지원 조직이 필요하다는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공감했고, 평택시협치회의 위원으로 활동하며 그 필요성을 피부로 느꼈다.

“지역사회에서 시민사회지원조직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뤄지면서 평택시공익활동지원센터가 만들어졌어요. 저도 그 과정을 함께 했고, 센터 설립 이후 구성원으로 함께하게 됐죠”

지역에 처음 만들어진 새로운 영역의 시설이었던 만큼 그가 느낀 부담감은 매우 컸다.

2022년 7월 7일 개소한 평택시공익활동지원센터는 이제 2년 차 운영에 접어들며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걱정이 컸지만, 실제 업무를 추진하면서 잘 시작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공익활동 지원, 네트워크 형성, 기반 구축 세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인데, 좀 더 현실적인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실제로 활동가 쉼 지원 사업, 공익활동 단체조사와 활동가 인터뷰 사업, 공익활동가대회 등 다양한 사업이 지역 활동가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

“그동안 노력의 결과물이 올해 공익활동가대회에서 드러났습니다. 매우 많은 분이 오셨고, 새로운 분들도 얼굴을 보이셨죠. 활동가들은 서로 만나면서 시너지를 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모였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입니다” 

박호림 팀장은 구성원으로서 평택시공익활동지원센터의 역할을 견고히 하는 데 더욱 힘쓸 계획이다. 단순한 수치가 아닌 그 의미와 중요성을 많은 시민이 느낄 수 있도록 맡은 역할을 다하겠다는 자세다.

그는 시민단체 활동가가 사회·제도적으로 인정받는 날까지 시민사회 영역에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한다. 박호림 팀장이 활동가로서 오래도록 시민사회 활성화를 이끌 수 있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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