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괴태곶봉수 포함 ‘제5로 직봉’ 사적 지정
왜구 침투 감시 군사·통신시설, 여수∼평택~서울 16곳
포승읍 원정리 1245-3 일원, 6,768㎡ 보호구역 지정

 

조선시대 왜구 침투 바닷길을 감시했던 군사·통신시설로 전남 여수∼경기 평택~서울 남산을 잇는 ‘제5로 직봉 直烽’ 16곳이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11월 22일 61개 봉수 유적 가운데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 괴태곶 봉수 유적 平澤 塊台串 烽燧 遺蹟’을 비롯해 16곳의 봉수를 역사적·학술적 가치, 잔존 상태, 유구 확인 여부 등을 고려해 국가 사적 ‘제5로 직봉’으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직봉은 조선 후기 변방과 한양을 연결하는 다섯 개의 간선로 상에 위치한 봉수를 말한다.

연변봉수에 해당하는 ‘평택 괴태곶 봉수 유적’은 이번 국가 사적 지정을 통해 포승읍 원정리 1245-3번지 일원 ▲지정구역 1필지(1,535㎡) ▲보호구역 2필지(6,768㎡)가 지정범위로 최종 확정됐다. ‘평택 괴태곶 봉수 유적’은 관리주체가 해군2함대사령부로 군사보호구역 내에 있어 사적 지정범위가 다소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평택 괴태곶 봉수 유적’은 이번 국가 사적 지정 이전까지만 해도 ‘평택시 향토문화재 제1호 원정리봉수’로 관리돼왔다. 평택시 향토문화재 ‘원정리봉수’가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됨에 따라 그동안 국가 사적이 없었던 평택시도 사적 1곳을 보유한 자치단체가 됐다.

평택 괴태곶봉수는 현재의 여수를 뜻하는 순천 방답진防踏鎭 돌산도봉수突山島烽燧에서 시작하는 제5로 직봉 노선의 마흔네 번째이자, 현재 군산을 뜻하는 옥구 화산봉수花山烽燧에서 시작하는 제5로 간봉의 열다섯 번째 연변봉수沿邊烽燧 종착지로서 직봉인 화성 흥천산봉수興天山烽燧에 응하는 결절점에 해당한다.

조선시대 군사·통신시설로써 문헌과 일치하는 장소에서 발견돼 역사성과 기록성이 높으며, 북방과 연변의 지리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봉수 노선으로 조선시대 지리 정보의 보고로 평가되고 있다.

조선시대 통신체계인 ‘봉수烽燧’는 약정된 신호 전달체계에 따라 밤에는 횃불로, 낮에는 연기로 외적의 침입 사실을 중앙의 병조와 지방의 읍치 등에 알리기 위해 설치됐으며, 남북의 주요 끝점에서 시작해 현재의 남산인 서울 목멱산으로 집결하도록 한 군사·통신시설이다.

조선시대 왜구는 해운선을 이용해 대마도와 가까운 남해안 내륙뿐 아니라 원거리인 강화도까지 침입했으며, ‘평택 괴태곶 봉수’를 비롯한 ‘제5로 직봉’ 대부분의 봉수는 이러한 왜구가 침투하는 바닷길을 감시하기에 탁월한 위치에 자리 잡았다. 이 때문에 수군인 수사水使의 관리로 요새要塞로서의 기능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한편, 봉수는 군사·통신 체계인 ‘노선’으로서의 가치가 중요한 유적이지만, 여러 지방자치단체에 걸쳐 있어 국가지정문화유산 지정 신청이 어려웠고, 제도권 밖에서 지속적으로 훼손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번에 문화재청이 주도적으로 봉수 유적에 관한 조사·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1월 사적으로는 처음으로 ‘연속유산’으로 지정된 ‘제2로 직봉’에 이어, ‘제5로 직봉’도  제도권 내에서 보존·관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평택 괴태곶 봉수 유적’의 국가 사적 지정이 발표되자 20여 년 전부터 ‘괴태곶 되찾기 시민운동’을 주도한 전명수 서평택환경위원장은 “민간에서 주최해 매년 괴태곶봉수 일출 행사를 진행해 왔지만 해군2함대사령부 부대 내에 위치해 지속적인 추진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괴태곶봉수가 평택시민의 염원 속에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만큼 지역주민 모두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운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평택 괴태곶 봉수 유적
평택 괴태곶 봉수 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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