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역 재개발지역 전시 프로젝트 ‘그린라이트’
12월 1일~2024년 1월 14일, 색다른 풍경 조우

 

평택의 집창촌으로 알려진 삼리, 일명 ‘쌈리’가 기억과 치유의 공간으로 조성돼 12월 1일부터 2024년 1월 14일까지 미술작가와 작가그룹이 함께 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그린라이트’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평택1구역 재개발지역 전시프로젝트로 성매매 집결지에서 처음 열리는 전시다. 

BT그룹과 주간평택이 주최하고 교차공간 818이 주관한 이번 전시는 강범규·안민욱·양성주·황혜인·박영희 작가와 함께 작가그룹으로 형태와 소리, 녹음, 평택미클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전시에서는 자연과 빛, 소리가 어우러진 가상의 정원을 연출하는데 이 정원은 삶의 긴장감이나 휴식, 치유의 공간이자 사계절을 지나 봄으로 돌아오는 계절의 순환, 회복의 의미를 담아 공간을 재구성 했다. 기존의 공간과 삶의 흔적이 주는 정서, 연출된 정원이 조우하는 공간을 통해 다른 풍경을 마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평택동 76번지 일원 집창촌은 1905년 일제강점기 건설된 경부선으로 인해 평택역이 들어선 후 동편으로 평택역이 변경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 집창촌은 10여년 전까지만해도 경기남부지역의 대표적 사창가로 남아 있었다.

작가들은 남성에게는 환락의 장소, 이곳 여성에게는 몸을 팔아 삶을 유지해야 했던 아픔과 기억의 장소를 ‘지상 위의 섬’으로 규정하고, 그 공간을 기억하기 위한 다양한 연출을 시도하면서 아픔을 토대로 새로움이 쌓이기를 기다리는 섬으로 그려냈다. 

감범규 비티그룹 대표는 “이번 전시는 도시 재개발 지역에서 공간의 기억과 문화적 상상력을 접목해 물리적 개발로 사라질 삶의 영역을 발견하고자 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강 작가는 “성매매를 위한 기능적 장소로 유지돼 온 탓에 이곳은 존재하되 보이지 않고 열려 있되 닫혀 있는 공간으로 존재해 왔다”며, “이제 이곳만의 삶의 기억과 감각을 들여다보고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열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1950년대부터 성매매 집결지로 자리 잡은 이곳에는 300실 규모의 호텔과 50층 규모의 오피스텔과 주상복합건물, 1800여 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으로 대규모 변화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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