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평생평소로컬푸드 설립
마을기업 전환, 체험마을 운영

 

“평생평소로컬푸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평택에 정착하다

유광호(64세) 평생평소로컬푸드 대표는 1979년 스무 살에 평택시 오성면 길음리에 정착했다.

“고향은 경기도 과천인데, 집과 논밭이 모두 서울대공원 부지에 강제 수용되면서 부모님과 함께 평택으로 이주했어요. 처음 왔을 당시 길음리는 버스도 하루에 몇 대 없고, 대부분 비포장도로인 데다 굉장히 삭막했죠”

그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의 농사일을 돕고 자랐지만, 본인이 농사를 업으로 삼을 생각은 꿈에도 없었다.

“부모님은 쌀농사를 지으셨는데, 논이 넓지 않아 수익이 적었습니다. 농사를 지어서는 먹고 살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20대에는 여러 가지 일을 경험했습니다”

친구 형을 도와 건설업에 뛰어들기도 했던 유광호 대표는 2년 정도 사업을 운영한 뒤 결국 농사를 지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쌀농사를 지어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한 그가 도전한 것은 시설재배였다.

“때때로 도매시장 중매인으로 일하는 동생을 도왔기에 어떤 작물이 사업성이 좋은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또 어려서부터 부모님을 보며 자랐기에 농업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었죠”

 

시설재배를 시작하다

유광호 대표는 하우스를 만들고 5년 정도 지난 시점부터 수박 재배를 시작했다.

“당시에는 수정 작업을 모두 사람 손으로 했는데, 수정도 잘되지 않을뿐더러 일이 굉장히 고됐어요. 그래서 고민하던 중 양봉장에서 벌을 사 왔죠. 하우스에 벌을 넣으니, 수정이 잘 됐습니다”

당시만 해도 벌을 활용해 수정 작업을 하는 시설재배농가는 거의 없었고, 그는 이러한 노하우를 주변 농가에 전파했다.

“1990년대 후반쯤 제가 시작하고 나서 벌을 활용한 시설재배가 지역에 많이 확산했습니다. 그때부터 안중농협에서 작목반장을 맡기도 했죠”

유광호 대표는 2000년대 초반 평택시농업기술센터에 요청해 수박연구회를 조직하고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연구회 회원과 재배기술이나 판로 확보를 위해 함께 협력해 왔어요. 지금은 수박농가가 줄어들면서 그 이름을 박과채소연구회로 변경해 멜론 등 다양한 박과채소 농가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그는 박과채소농가와 협력해 공선장을 마련하는 것이 현재 가장 큰 목표다.

“점차 납품 시스템이 고도화되면서 규격별로 분류하고 상품 가치를 높이는 작업이 필수적입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농촌에도 변화가 필요하죠”

 

평생평소로컬푸드와 함께하다

유광호 대표는 평택시농업기술센터에서 로컬푸드 지원사업을 시작할 당시 선뜻 도전장을 내민 농민 중 한 사람이다.

“이미 체험농장 프로그램과 직거래를 운영하고 있었기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2010년 사업 신청 후 그해 겨울 농업법인 ‘평생평소로컬푸드’를 만들었죠”

‘평택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평택에서 먼저 소비하자는 의미’의 평생평소로컬푸드는 농민 세 명이 자본금 만원을 가지고 시작해 현재 2000만 원까지 늘릴 정도로 성장했다.

“지금은 모두 아홉 분이 법인 운영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상주 직원도 한 분 계시죠. 2011년에는 행자부 사업에 선정돼 ‘마을기업’으로 전환했고, 2012년도부터는 농림부 지정 체험마을로 선정돼 ‘길음마을’이라는 이름으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평생평소로컬푸드는 마을주민이 종자를 생산해 납품할 수 있도록 종자회사와 연계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채종 연계 사업은 마을주민의 소득 창출을 위해 시작한 사업이에요. 현재 6000~7000만원 규모인데, 향후 최대 1억 원 규모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유광호 대표의 가장 큰 과제는 평생평소로컬푸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이다.

“농업법인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능력 있는 후계자를 양성하고 싶습니다. 그게 안 된다면 제가 최대한 할 수 있을 때까지 운영할 계획이에요. 종자 사업뿐만 아니라 작목 사업, 나아가 도소매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15년간 오성면 길음2리 이장을 역임하고, 농촌지도자회, 경기도체험마을협의회 등 단체에서 임원으로 활동하며 지역발전에 기여해온 그는 육묘장이나, 종자회사 연구소 유치 등을 모색 중이다. 지역 농업의 공동 발전이 개별 농가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 된다는 것이 유광호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멜론 시범재배에 성공해 지역 농가에 보급한 경험도 있는 만큼 농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끊임없이 힘을 보탤 계획이다. 오랜 기간 지역 농업 발전에 앞장서 온 유광호 대표의 앞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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