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결정, 평택시 승인, 민관 팽팽한 의견 대립
평택시·주민·전문가, 민관협의체 구성에 의견 일치
전문가, 원가절감보다 분양가 높일 방안 고민해야

김기수 회장/평택지역신문협의회
김기수 회장
평택지역신문협의회

평택시와 평택지역신문협의회가 주최·주관하고 평택시의회가 후원한 ‘제26회 평택로컬포럼’이 ‘평택시 신교통 중심 지제역세권 개발 과제’라는 주제로 12월 20일 평택시남부문화예술회관 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로컬포럼은 평택시가 환지 방식으로 개발을 추진하던 중 국토교통부가 개발계획을 발표한 평택지제역세권 공공주택지구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그 배경과 의미를 짚어보면서 해당 지역주민과 토지주, 평택시의 입장을 각각 충분히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단, 토론자로 해당 지역구 평택시의회 의원을 섭외했으나 시의원들은 불참을 통보해 왔다.

김기수 평택지역신문협의회장은 “현안에 대한 정확한 배경, 맥락, 의미를 짚어내 관계자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제공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라며, “이번 토론회는 결론을 내리는 자리가 아니다.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슬기롭게 풀어나가기 위한 계기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편집자 주 -

 

 

 

남지현 연구위원/경기연구원
남지현 연구위원
경기연구원

■ 기조발제 : 해외 역세권의 사례와 과제

남지현 연구위원/경기연구원

원가절감보다 고급화 전략 필요
민·관 의견 조율 과정 매우 중요

일본 시모키타자와 역의 사례를 살펴보면, 시모키타자와 역은 지상에 있던 철도를 지하로 옮겨 철로가 있던 지상 공간을 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지역주민, 공무원뿐만 아니라 개발사와 학생들이 참여해 의견을 나누는 워크숍을 10년간 200회나 진행했다. 거기서 나오는 아이디어를 반영해 주민들이 만족하는 역 주변 공원을 만들었다. 주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사업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 사례다. 일본의 경우는 주민 의견을 최대한 많이 수렴하고 반영하기 때문에 사업 진행 과정이 상당히 오래 걸린다.

한국은 여전히 강제 토지수용법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역세권은 많은 이해관계 대립으로 인해 사업 진행의 편리성과 신속성을 찾다 보니 강제수용 방식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실 평택지제역은 평택시나 경기도 차원뿐 아니라 국가 전체의 광역 개발 차원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역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국가사업이 관여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평택지제역은 국가뿐만 아니라 시·도 차원에서도 꼭 필요한 시설이기에 시·도·국가 각자가 원하는 시설들을 통합 적용해야 하는 공간으로 중요성이 더 확대됐다. 이제 그 부분을 어떻게 조율하는지가 평택시 입장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지점이 될 것이다. 

일단 평택시 입장에서 평택지제역세권 개발은 분명 평택시의 품격과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의 땅이며 앞으로의 평택시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특정 공공기관과 국토교통부의 이해관계를 떠나서 해당 지역주민과 평택시가 함께 그 땅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평택지제역세권은 주민협의체의 의견 수렴을 통해 여러 아이디어를 잘 고안해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행정 당국만이 모든 사안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주민과 함께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땅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토지 수용을 싸게 하는 방법과 분양가를 높이는 방법이다. 평택시는 다른 지역에 비해 분양가를 높일 수 있는 좋은 요소들이 있다. 특히 지제역세권은 훌륭한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굳이 강제수용 같은 방식으로 토지 원가를 너무 무리하게 낮추는 것보다는 분양가 상승 요인이 많은 고급 아파트를 공급함으로써 훨씬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영철 과장/평택시 도시주택국 도시계획과
박영철 과장
평택시 도시주택국 도시계획과

■ 지정토론 

박영철 과장/평택시 도시주택국 도시계획과

‘공공주택특별법’으로 추진되는 사업
경기 남부 최고 역세권 위상 높여야

평택지제역세권 공공주택지구는 그간 개발 압력이 가장 높았던 지역이다. 평택지제역은 GTX 노선과 KTX까지 연결되는 5개 광역 노선이 집중되는 지점으로 굉장히 중요한 위치이기 때문에 계획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계속 준비를 해왔다.

지금까지의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2022년 4월 평택시에서 지제역세권 개발 방향을 제시하며 환지 개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2022년 11월에 평택시 주도로 공공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었지만, 그 과정에서 국토교통부가 해당 지역을 공공주택지구로 개발하겠다고 제안했다. 평택시는 고민 끝에 다른 사업 방식보다 조기에 계획적 개발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국토교통부의 제안을 수용했다. 이에 6월 15일 국토교통부는 평택지제역세권을 ‘콤팩트시티’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발표에 따르면 일단 2024년까지 지구를 지정해 2026년에 지구단위계획을 승인하고 입주자 신청을 받아서 2030년에는 최초 입주시키겠다는 계획이며, 2033년까지 전체 계획을 완료하겠다는 구상이다. 따라서 평택시도 국토교통부 계획에 맞춰 이 지역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고민 중이다. 또한 앞서 개발된 도시의 잘못된 사례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개발 사업을 하면서 기존에 살던 분들의 재정착률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평택시의 중심 지역이다. 이 지역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광역교통 대책도 수립하고 있으며 아울러 평택시의 랜드마크 건립과 사람들의 유입을 더욱 활성화하는 시설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해당 주민분들은 현재 토지 수용을 철회하고 애초에 약속했던 환지 수용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주택특별법’에 의해서 사업지구가 지정되고 앞으로 추진될 예정이라 환지 방식은 현재 불가하다. 앞으로 해당 주민분들과 의견 차이를 좁히고 실질적으로 어떤 보상을 받고 어떻게 재정착할 것 인가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겠다. 더불어 지제역세권이 경기 남부지역 최고 역세권으로서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 주민과 사업 주체의 협의체를 구성해 꼭 필요한 시설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유채 공동대책위원장/평택지제역세권대책위원회
이유채 공동대책위원장
평택지제역세권대책위원회

■ 지정토론

이유채 공동대책위원장/평택지제역세권대책위원회

환지 약속 어긴 평택시 납득 못해
민관협의체 구성으로 해법 제시하길

애초에 평택시는 해당 지역을 2021년 6월 3일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하고 환지 방식으로 개발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15일 국토교통부의 평택지제역세권 공공주택지구 지정 발표를 수용했다며 공공주택 특별법을 이용해 강제수용 방식으로 바꿔버렸다. 평택시가 충분한 주민 의견 수렴도 없이 졸속 추진을 강행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남지현 연구위원이 기조 발제에서 언급했듯이 일본 같은 경우는 개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모든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해야 하며 아울러 주민 동의도 받아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평택시는 이러한 과정이 생략됐다. 해당 지역주민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지난 6월 국토교통부 공공주택지구 발표 후 평택시장이 4일 만에 수용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물론 평택시 입장에서도 곤혹스러운 면도 분명 있었을 테고 또 나름 애로사항도 많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역주민은 환지 방식으로 개발하겠다고 주민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중앙정부가 이렇게 발표했을 때 주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수용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점이 궁금하다. 

지제역세권 지주 수가 대략 4200명 정도 된다. 이 중에는 해당 지역에서 몇십 년째 거주하는 분들도 포함된다. 국토교통부 발표를 수용해 개발 사업을 추진하기 전에 지역민과 토지주의 의견을 좀 더 충분히 듣고 수렴해서 진행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또는 처음부터 주민과 협의할 수 있는 공개 토론 등 이런 과정을 미리 마련해서 적어도 한 번이라도 거쳤으면 상황이 지금보다 나았을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평택시에서 주민과 갈등 해결을 위해 민·관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서 오해는 풀고 대안과 해법을 제시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차화열 회장/평택지제역세권대책총연합회
차화열 회장
평택지제역세권대책총연합회

■ 지정토론

차화열 회장/평택지제역세권대책총연합회 

주민과 상의 없는 일방적 결정 아쉬워
민·관이 만족하는 미래지향 대책 세워야

평택지제역세권은 평택의 중심지이며 남부지역의 교통 요충지가 될 핵심 지역이다. 이러한 금싸라기 땅에 ‘공공주택특별법’을 적용해 공공주택만 짓는다는 것은 토지주 입장뿐만 아니라 시 입장에서도 굉장히 아깝다고 여길 것이다.

‘공공주택특별법’ 중에서도 ‘강제수용특별법’은 최고의 악법이라고 생각하는데 평택시에서도 이 ‘공공주택특별법’을 적용한 사례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공공주택특별법’ 같은 악법을 왜 하필이면 이곳 지제역세권 개발에 적용하는지 의문이다. 

주민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개발 문제는 하향식 의사결정이 아니라 상향식 의사결정으로 풀어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평택시는 특히 평택시장은 지난 6월 15일 국토교통부에서 공공주택지구 발표 후 겨우 4일 만에 그 발표를 받아들이겠다고 결정하고 수용 발표를 해버렸다. 주민 누구와도 논의는 없었다. 일방적인 처사다. 시민의 대표가 맞는지 의심스럽다. 주민의 의견을 듣고 주민의 권리를 대변해야 하는 분이 주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개발을 추진하려 한다. 평택시도 하루빨리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토지주 입장을 잘 헤아려 민·관이 서로 만족하는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앞서 남지현 연구위원도 언급했듯이 지제역세권 개발은 평택의 가치를 한 단계 더 끌어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공공주택이 아니 고급 아파트 시설과 각종 편의시설을 짓고 더 나아가 평택의 랜드마크를 건립해 평택의 위상을 높이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한다. 졸속 추진이 아니라 10년, 20년 앞을 내다보며 훗날 평택의 발전을 위한 미래지향적인 계획과 구상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해당 지역주민과 시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끊임없이 의견을 나누고 고민해야 한다.

 

정리/임 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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