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체험농장·카페 운영 시작
벌집꿀 상품 개발로 경쟁력 확대

 

“토종꿀의 대중화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양봉, 대를 잇다

현예은(30세) 벌이랑꿀이랑 대표는 양봉장을 운영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전국 곳곳을 누빌 수 있었다.

“아버지는 1973년 19세가 되던 해에 이동양봉을 시작하셨다고 해요. 꽃이 피는 시기가 되면 더 많은 꿀을 얻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죠. 서울부터 제주도까지 방방곡곡을 누볐습니다”

어린 나이에 잦은 전학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데 어려움이 됐고, 이를 우려한 부모님은 결국 평택시 안중읍에 정착했다.

현예은 대표는 학창 시절까지만 하더라도 농업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

따라서 한국농수산대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부모님의 제안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뚜렷한 목표가 있지 않으면서도 부모님 말씀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그 뜻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렸었죠. 결국 대학을 졸업한 뒤에야 어머니의 일을 돕기 시작해 지금에 이르게 됐습니다”

 

벌이랑 꿀이랑

현예은 대표는 어머니의 권유로 온라인 상품 판매 업무를 도우면서 점차 역할을 넓혀왔다.

“어머니는 비교적 이른 2010년부터 인터넷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셨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온라인 판매 일을 도우면서 업무에 대한 이해를 넓혔죠”

동시에 평택시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그는 금세 농업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어머니의 권유로 농업기술센터의 각종 교육 과정을 수료했어요. 평택시농촌체험관광연구회, 평택사이버농업인연구회 등 각종 연구회에도 참여했죠. 특히 4-H회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청년 농업인을 알게 됐고, 남편과 만나 가정을 이루게 됐습니다”

현예은 대표는 쇼핑몰 창고를 이전해야 하는 상황에서 골몰하던 중 지금의 현덕면 대안리 마안산 옆자리에 정착했다.

“벌통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한적한 곳이 필요했습니다. 우연히 현재 자리를 알게 됐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위치였죠”

그는 창고 옆에 사무실을 조성하고 2018년부터 밀랍 등 양봉 부산물을 활용한 체험농장과 카페를 운영했다.

“체험농장을 운영하면서 방문객이 신선하고 품질 좋은 꿀을 현장에서 직접 사 갈 수 있도록 했어요. 이후 음료를 함께 판매하면 좋겠다는 방문객의 요청이 잦아지면서 카페를 운영하게 됐죠”

현예은 대표가 어머니와 함께 운영 중인 체험농장이자 카페 ‘벌이랑 꿀이랑’은 수년 사이 지역 주민은 물론, 주한미군 등 외국인이 사랑하는 지역 명소로 떠올랐다.

“저희가 정착한 뒤 마안산 방문객이 증가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많은 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만큼 꿀을 담아 계산하는 판매 시스템은 전국 최초의 시도로, 국내 우수 사례로 꼽히고 있죠”

 

토종꿀 대중화 노력

현예은 대표는 약 150개의 벌통을 관리하고 있다. 별도로 운영 중인 어머니의 양봉장까지 합치면 훨씬 많은 양의 꿀을 생산하고 있다.

“꿀만 판매해서는 경쟁력을 갖추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벌집꿀 상품을 개발했어요. 이전까지 벌집꿀은 비싼 가격으로 인해 접근성이 떨어졌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적은 양을 포장한 ‘포켓 벌집꿀’을 개발했고, 그 결과 소비자의 반응이 뜨거웠죠”

온라인 펀딩에 도전해 목표치를 훨씬 웃도는 성과를 올리기도 한 그는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 끊임없이 상품 개발에 노력 중이다.

“어느 시점부터 수입꿀이 국내에 유통되기 시작했는데, 토종꿀의 경쟁력을 높이고 그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 카페를 오픈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죠. 꿀과 벌집을 이용한 디저트·음료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젊은 패기로 꿀의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펼쳐왔지만, 어려운 점도 존재한다.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양봉에 대한 이해가 깊은 보조 인력이 필요한데, 이러한 인력을 수급하기가 가장 어렵습니다. 인건비는 또 다른 문제이죠”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은 가족이다.

“남편은 대를 이어 정미소를 운영 중인데, 둘 다 농업에 종사하다 보니 상호 보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육아는 양가 부모님께서 많이 도와주고 계시죠”

현예은 대표는 고객 맞춤형 상품 개발과 유통망 확보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계획이다. 오는 2월에는 직접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커피 박람회에 참가한다. 

그는 이외에도 체험농장 시설 확장과 카페 2호점 개업, 지역 청년농업인과 협업 등 외연을 넓히는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현예은 대표의 이러한 노력으로 많은 사람이 토종꿀의 우수성을 깨닫고, 더욱 쉽게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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