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위험물 저장시설 화재 여파로 유해 물질 유입
평택시, 행안부에 청북읍·오성면 ‘특별재난지역’ 건의
사고 수습 최대 1000억 소요, 늦은 공지에 주민 불안

 

화성시 양감면 요당리 위험물 저장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로 유해화학물질이 평택시 관리천에 유입돼 발생한 오염수가 최대 7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는 지난 1월 9일 오후 10시경 발생했다. 사고 당시 유출된 유해화학물질은 인근 관리천으로 흘러들어 진위천 합류 직전 지점인 평택시 오성면 안화리 325-1번지까지 관리천 7.4㎞ 구간을 파랗게 물들였다.

사고가 발생한 위험물 저장시설은 화재 당시 메틸에틸케톤, 에틸렌디아민 등의 화학물질을 보관 중이었다.

오염수가 푸른 비취색을 띠는 이유도 에틸렌디아민의 다이아민 성분이 구리와 반응해 색이 변했기 때문이다.

평택시는 사고 다음 날인 1월 10일 방제둑 3곳을 설치하고 수문 17곳과 농배수로 여섯 곳 등의 관리천 유입수를 차단했다.

이후 방제둑 2곳을 추가했으며, 1월 12일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24시간 운영하고 1월 16일부터는 현장 대응·관리를 위해 간부공무원 현장책임반을 운영 중이다.

1월 15일 오후 6시 기준 평택시가 처리한 오염수는 약 4453톤으로, 평택시 다섯 곳, 화성시 세 곳의 공공 하수·폐수처리시설에서 처리되고 있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검사 결과 생태독성이 163.7TU로 높게 측정된 화성시 구간과는 달리 평택지역 구간에서는 1.7~42.4TU으로 측정돼 공공하수·폐수처리시설 반입에 문제없다는 것이 평택시의 설명이다.

지하수는 오염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택시가 관리천 200m 내 22개 지점 지하수를 검사한 결과 pH 수소이온농도가 최저 ‘6.39’에서 최대 ‘8.03’로, 기준치 아래로 측정됐다.

평택시는 1월 18일 농업용수 사용 농가 40개소를 대상으로 지하수를 채취해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정밀 수질검사를 의뢰할 예정이며, 정기적으로 수질 분석을 시행할 방침이다.

1월 15일에는 언론브리핑을 열고 “행정안전부,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 경기도, 화성시 등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서 조속한 방제와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끝까지 오염물질을 추적·조사하고 빈틈없이 방제해 시민이 안심할 수 있는 하천 환경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강희 평택시 환경국장이 언론인의 질문에 답한 내용에 따르면 관리천에 발생한 오염수는 최소 3만 톤에서 최대 7만 톤이다.

처리비용은 20톤당 최소 400만원에서 최대 600만원으로 단순히 오염수 처리비용만 따져도 최대 21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언론브리핑에서 “이번 오염 사고를 수습하고 복구하기 위해서는 몇백억 원, 더 나아가 1000억 원 이상의 막대한 비용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평택시는 신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1월 14일 행정안전부에 청북읍·오성면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달라고 건의하는 등 재원 마련을 위한 대책에 나섰다.

또한 행정안전부 교부세와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 조기 교부를 요청한 상태로, 향후 오염 사고 원인자에게 구상권과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지만 기업 재정 상황에 따라 손해배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평택시는 사고 수습을 위해 발 빠른 대처에 나서고도, 정작 이 사실을 지역 주민에게 뒤늦게 공지해 비판받기도 했다.

평택시 청북읍 토진리 주민 A 모(남·68세) 씨는 “1월 15일이 되어서야 지하수를 음용수로 사용하지 말라는 평택시 공지가 마을 이장에게 전달됐다”며, “갈수기다 보니 피해는 적은 상황인데 지하수를 사용하는 농가나 가정이 있는 만큼 주민에게 공지되지 않은 점이 의문이다. 이장이 전달을 안 하는 마을은 이런 내용을 모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평택시사신문> 기자의 질의에 이강희 평택시 환경국장은 “보도자료를 통해서 홍보한 바가 있고 또 현지에도 위험 안내 현수막을 부착하는 등 나름대로 홍보에 노력했다”며, “향후 주민과 더 소통을 공고히 하면서 진행 상황을 지속해서 알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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