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전국 행복감 대비 0.05점 낮아
청년·중장년 경제·고용 영역 어려움 많아
행복지표, 조례 제정 등 정책 노력 필요

한국 사회는 눈부신 경제성장으로 절대적 빈곤에서 벗어나 삶의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눈부신 경제성장으로 한국 사회는 과거보다 더 행복해졌을까? 이 물음에 UN, 세계행복보고서 등에서는 ‘부’ ‘GDP 국내총생산’과 같은 물질적 측정 기준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평택시 인구는 통계청 기준 2023년도 59만 명으로 경기도에서 네 번째 높은 증가율을 보인다. 인구증가는 경제, 사회, 문화, 주거 등의 영역에서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에 맞는 행복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 글은 평택복지재단이 2023년 실시한 ‘평택시민 행복 실태조사’ 결과로 인구 60만을 넘어 100만 도시를 꿈꾸는 평택시의 행복 정책 수립에 앞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시민의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행복의 정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 평택시 첫 시민 행복 실태조사
     시민 100명 중 약 8명 “행복하지 않아”

2023년 평택복지재단에서 실시한 ‘평택시민 행복 실태조사’는 8개 영역, 75개 지표, 147문항의 행복 지표를 개발했다. 평택시민 행복 정책 수립에 앞서 실태조사, 심층 면접,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분석한 객관적 자료를 제공했다. 평택시민 1393명을 대상으로 건강, 안전, 경제·고용, 주거·환경, 교육, 관계·사회참여, 문화·여가 등 7개 영역의 전반적인 행복감과 생애주기별·권역별 등 특화 영역의 만족도에 관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평택시민의 전반적인 행복감은 10점 만점에 6.48점으로 조사됐다. 그 수치는 2022년 전국 행복감 대비 0.05점이 낮다. 특히 응답자의 74.6%는 6점(10점 척도) 이상으로 행복하다고 조사됐지만, 응답자의 7.8%는 4점 이하로 나타나 시민 100명 중 약 8명은 행복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평택시에 거주하면서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에 관한 질문에는 ▲경제·고용 영역 31.4% ▲건강 영역 18.8% ▲주거·환경 영역 17.4% 순이었고, 특히 경제·고용 영역에 어려움이 있는 연령층을 생애주기별로 살펴본 결과 청년층 37.5%, 중장년층 34.3%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 전염병 확산과 범죄 위험에 불안
     치안 불안 해소방안 마련 필요

평택시민 과반수인 57.6%는 건강 상태가 좋은 편이었고, 질병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1.3%였다. 최근 1년간 절망감이나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는 절망감 10.2%, 자살 충동 6.9%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결과는 여성층과 청년층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의료기관과 보건소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56점으로 양호했으나, 의료기관이나 보건소 이용에 있어 ‘거리가 너무 멀다’는 의견과 ‘원하는 진료와 이용이 어렵다’는 의견이 많아 의료시설의 이용 접근성과 진료의 다양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메르스와 코로나19 등 신종 전염병에 대한 불안이 28.6%, 범죄 위험에 대한 불안이 28.6%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자녀의 범죄 피해에 대한 두려움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범죄 피해에 취약한 계층을 위한 치안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78.3%의 응답자는 CCTV가 시민 안전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해 주택 밀집 지역이나 교육시설 등에 집중적으로 CCTV를 확대·설치해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 대중교통 접근성 만족도 6.67점
     주차 공간 만족도 낮아 개선 시급

평택시 대중교통 접근성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67점으로 대중교통 접근성과 편리성을 고려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특히 주차 공간 만족도가 5.42점으로 나타나 주차 공간을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제기됐다. 아울러 대기 28.9%, 소음·진동 24.2% 등 환경영역에서 불만이 높게 나타나 환경오염 조사, 소음·진동 저감 노력이 요구된다. 

 

■ 구직경험 없는 성인 일자리 창출 필요
     무직 청년층 40.8% 구직경험 전혀 없어

전체 성인 응답자의 75.4%는 현재 일이 있으나, 소득에 대한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특히 일하고 있지 않은 청년층 응답자의 40.8%는 구직경험이 없으며, 일자리 부족으로 구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응답했다. 한편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로 청년층은 교육·기술·경험 부족 26.3%, 중장년층은 ‘원하는 임금수준·근로조건에 맞지 않아서 25.6%’, 노년층은 ‘고용주가 나이가 많다고 생각할 것 같아서 47.8%’ 등으로 나타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보육과 평생교육, 소속감 필요
     중장년-임신·출산·육아-청년 복지 미흡

미취학아동 자녀가 있는 보육 경험자와 평생교육 경험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보육과 평생교육에 대한 만족 비율은 각각 5.69점, 6.13점으로 비교적 낮게 조사됐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학교생활 만족도는 교우관계와 교사와의 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았으며, 생활·직업·취업에 대한 활용 측면이 가장 낮게 조사됐다. 

관계나 사회참여 영역에서 지역소속감과 평택시의 시민 의견반영 정도는 각각 6.26점, 5.96점으로 높지 않았다. 10명 중 7명 이상은 보통 수준의 지역 소속감을 보였으며, 그 이상의 비율로 평택시가 시민 의견을 반영하는 정도는 보통이라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 중장년, 임신·출산·육아, 청년을 위한 복지서비스 제공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응답했다. 

 

■ 문화·여가, 일과 여가 균형 보통 수준 응답
     아동·청소년 행복감 비교적 높게 나타나

문화·여가 영역에서는 10명 중 7명이 일과 여가의 균형이 보통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응답자 대부분은 TV 시청 74.2%, 영화 감상 39.3% 순으로 미디어 중심적이고 수동적인 문화를 향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활동과 관련해서 가장 큰 어려움은 비용 부담이라고 응답했다. 활동 시설 접근성 면에서는 공원 접근성은 높고 문화·예술 공간에 대한 접근성은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문화·여가 활동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 

권역별 행복감은 서부권역이 6.78점으로 가장 높았고 남부권역 6.42점, 북부권역 6.34점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 6.57점, 여성 6.38점으로 남성이 더 높게 나타났고, 생애주기별로는 아동·청소년의 행복감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 평택시 행복 증진방안 제시
     건강-사회관계-문화·여가-경제·고용 중요
     중장년-여성-저소득층 행복 정책 필요

영역별 만족도가 행복감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통계적 분석을 실시한 결과 ▲신체 건강 ▲건강(정신건강) ▲경제·고용 ▲가족관계 ▲문화·여가 영역이 행복감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정신건강, 가족관계, 문화와 여가 순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높았다. 성별로는 정신건강과 가족관계, 문화와 여가 영역에서 남성과 여성 모두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주기별로는 가족관계, 문화와 여가 영역이 전 생애주기에 걸쳐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단, 특정 집단별로 통계적인 영향력 차이는 상이하게 나타나, 생애주기별·성별 간 특성을 고려한 정책과 서비스 개발이 필요해 보인다. 

평택시민 중 아동·청소년 10명, 청년 19명, 중장년 20명, 노년 16명 등 6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행복 관련 심층 면접 결과, 평택시민의 행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영역은 건강, 사회관계, 문화·여가 등이었고, 행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영역은 안전, 경제·고용, 주거·환경 등이었다. 특히 아동·청소년은 ‘진로’, 청년은 ‘취업과 일가정 양립’, 중장년은 ‘돌봄 의무와 노후 불안’, 노년은 ‘건강과 여가, 고립감’이 생애주기별 행복에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 의견수렴을 통해 행복에 영향을 주는 영향을 도출한 결과, 대부분 전문가는 건강(정신건강), 사회관계, 문화·여가, 경제·고용이 행복의 우선순위에 해당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중장년, 여성, 저소득층을 우선순위로 한 행복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본 행복 연구에서는 실태조사, 심층 면접, 전문가 의견수렴을 통한 결과를 바탕으로 평택시민 행복 증진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평택시민 행복(영역별, 생애주기별) 실태조사 DB를 구축하고 특히 행복감에 영향을 주는 정신건강, 가족관계, 문화·여가 3영역 행복 지표에 대한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 둘째, 행복 증진조례 제정과 기본계획 수립, 정책과제 도출과 이행 등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영역별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를 중심으로 정책적 제언을 마련하고, 생애주기별 어려움과 요구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셋째, 아동·청소년 6개 활용방안, 청년 11개 활용방안, 중장년 8개 활용방안, 노년 5개 활용방안을 생애주기별로 제시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평택복지재단 홈페이지(www.pyeongtaek.go.kr) 연구발간물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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