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월 평택호스피스 설립
올해 생명사랑교회 예배당 마련

 

“목회를 통해 행복을 전하고 싶습니다”

 

신학을 공부하다

박종승(65세) 평택호스피스 대표는 어머니의 신앙을 이어받은 모태신앙인이다.

교회 권사로 활동했던 어머니는 쉰 살의 늦은 나이에 그를 낳았고, 정성으로 키우셨다.

“제 고향은 충북 청주 오송역 인근의 밀양 박씨 집성촌이었어요. 저희집은 종갓집이었죠. 저는 늦둥이인 데다 장손이었기에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고, 부모님과 누님의 정성 어린 보살핌 아래 잘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집에서 200m 거리에 있던 교회는 박종승 목사에게 놀이터이자 일상의 공간이었다.

그는 이러한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목회자의 꿈을 꾸었고, 어머니도 내심 아들이 목사가 되기를 바라셨다.

“중고등부 시절 교회 학생회장을 맡았어요. 오히려 위에 형들에게 성경을 가르칠 정도로 독실했죠. 철없던 때 잠시 아나운서나, 가수 등 다른 꿈을 꾸기도 했지만, 신앙심만큼은 누구보다 깊었습니다”

박종승 목사는 집안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서 27세의 늦은 나이에야 신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다.

“뒤늦게 서울 종로에 있는 서울신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이후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와 총신대학교 목회대학원에 진학했죠.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한 기간만 11년입니다”

 

목사가 되다

박종승 목사는 서울신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당시 경기도 시흥시에 첫 교회를 개척했다.

“장로교 노회의 허락이 있으면, 목사 안수를 받기 전이라도 교회를 개척할 수 있었어요. 설교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에 빨리 교회를 개척했죠. 2~3년 정도 운영했는데, 제 아내가 참 많이 고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1989년 목사 안수를 받은 그는 평택시 팽성읍 안정리에 안정리늘사랑교회를 개척했다.

“목사가 되고 처음 교회를 개척한 곳이 평택입니다. 제가 직접 하나하나 쌓아나갔기 때문에 행복했어요. 매주 조금씩 늘어나는 신도를 보며 기쁨이 있는 목회를 했었죠”

박종승 목사는 안정리늘사랑교회에서 10년 넘게 목회 생활을 이어오던 중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위기를 맞이했다.

“2000년쯤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당뇨가 아주 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스트레스를 음식으로 해소하면서 건강이 많이 나빠졌던 것이죠. 목회를 더 이상 이어갈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아 쉬어야만 했습니다”

 

호스피스 사역

박종승 목사는 신도들의 권유로 호스피스 사역을 펼치기로 결심하고 굿모닝병원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암 투병하는 신도들을 돕기 위해 호스피스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굿모닝병원이 막 개원했을 때인데, 무작정 찾아가 호스피스 사역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죠. 한데 바로 그 당일에 사무실을 내주었어요.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나면서 평택호스피스는 2001년 9월 개원할 수 있었다.

그는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공부하며 전문성을 키웠을 뿐만 아니라 호스피스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2003년 부산, 2004년 목포, 2006년 강릉 등 전국 각지에서 굿모닝병원까지 자전거 종주를, 2007년에는 경기도 일대를 자전거로 순회하며 호스피스를 홍보했어요.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이후 한국교회호스피스전인치유협회장을 역임했죠”

박종승 목사는 호스피스와 연명의료 분야를 제도화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협회장을 맡으면서 국회 공청회에 참석하고 국회의원과 협력하는 등 호스피스를 제도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결국 2016년 ‘연명의료결정법’이 제정될 수 있었죠”

평택호스피스는 법 제정 이후 2019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으로 지정됐으며, 지금까지 모두 7668명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해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준비했다.

박종승 목사는 환자들이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모든 생명은 고귀해요. 모두 축복 속에 태어나고, 생을 마감할 수 있어야 하죠. 무조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은 진정한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환자들이 가족과 함께 의미 있게, 편안히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영적 치료를 돕고 있어요”

평택YMCA 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지역사회에도 꾸준히 기여해온 박종승 목사는 오는 3월 홀몸어르신과 암 환자를 지원하기 위해 겨자씨나눔운동본부를 결성할 계획이다. 얼마 전에는 평택시 합정동에 생명사랑교회 예배당을 마련해 마지막 사역을 펼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그는 목회를 통해 기쁨이 있는 신앙을 일깨우고자 한다. 박종승 목사의 목회로 많은 이가 행복을 찾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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