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평택시, 2월 13일 정화 완료·15일 방제둑 제거
시민단체 반대 기자회견·집회, 오염수 ‘추가 정화’ 요구
평택시민환경연대, 19일 법원에 방류 금지 가처분 신청

2024년 2월 15일 평택시 오성면 안화리 국가하천 진위천 합류부에 위치한 관리천 최하류 제방을 제거해 오염수가 방류되는 모습
2024년 2월 15일 평택시 오성면 안화리 국가하천 진위천 합류부에 위치한 관리천 최하류 제방을 제거해 오염수가 방류되는 모습

 

평택시가 관리천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가운데 지역 시민단체가 여전히 높은 오염도를 지적하며 ‘관리천 통수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방류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평택시는 지난 2월 15일 관리천 수질오염 사고 38일 만에 정화 작업을 완료하고 하천 기능 정상화를 위해 방제둑을 해체했다.

평택시는 이날 오후 1시 10분 언론브리핑을 열고 당일 오후부터 오염수 유출을 막기 위해 세워둔 방제둑을 해체하는 등 관리천 정상화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강희 평택시 환경국장은 “평택시는 환경부와 경기도, 국립환경과학원, 화학물질안전원, 한국환경공단, 농어촌공사, 화성시 등 관계기관과 함께 수질 개선 정도, 방제 작업의 성과와 하천의 인위적 차단 장기화에 따른 생태계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월 13일 관리천에 대한 방제작업을 마무리했다”며, “오늘 오후부터 관리천 방제둑 해체 등 단계적으로 관리천을 정상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도 같은 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관리천 수질오염 사고 구간의 방제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으며, 관리천 정상화 작업과 함께 사후 환경영향조사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1월 30일부터 2월 9일까지 특정수질유해물질 농도, 생태독성, 색도 등 모든 수질 측정 항목이 환경부가 설정한 ‘관리천 오염하천수 수질개선목표’를 충족했다는 설명이다.

환경부와 평택시의 발표에 대해 시민단체는 관리천 오염수의 TOC 총유기탄소 수치가 진위천·평택호 수질과 비교해 현저히 높으며, 색도 또한 여전히 파란색을 띠고 있어 성급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부가 발표한 관리천 오염수의 TOC 수치는 2월 9일 기준 29.8㎎/L, 시민단체가 자체 조사한 TOC 수치는 2월 12일 기준 30.7㎎/L인데, 환경부가 설정한 목표치는 달성했지만, 여전히 오염도가 높다는 주장이다.

경기남부하천유역네트워크는 같은 날인 2월 15일 오후 2시경 평택시 오성면 양교리 백봉교 인근 관리천 일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처럼 주장했다.

이들은 “사고 후 36일이 지나면서 자연 희석되며 농도가 조금 낮아졌고, 이를 ‘폐수처리방류수 기준 이내라고 국가하천인 진위천으로 통수하겠다’고 환경부와 경기도, 평택시는 밝히고 있다”며, “‘폐수처리시설 가지역 배출허용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평택시 인근 주민들의 건강권을 무시하고 국가가 하천수의 오염을 방치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환경부와 경기도, 평택시에 관리천 통수로 인한 진위천 수질 오염 방지, 오염된 관리천 토양과 생태계 복원 방안, 지하수 모니터링 방안 마련을 위한 민관 합동 협의기구를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서평택환경연대와 평택시발전협의회 등 평택지역 시민단체도 2월 15일 오후 2시경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환경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이들은 이후 이뤄진 환경부 수질생태과 관계자와의 면담에서 관리천 오염수 방류 중단을 요구했다.

평택지역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에도 관리천 방제둑 해체 작업은 완료됐으며, 오염수의 진위천 방류 또한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이에 대해 평택시 환경지도과 관계자는 2월 15일 오후 <평택시사신문>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늘 방제둑을 모두 제거했다”며, “진위천의 경우 ‘폐수처리시설 나지역’에 해당하는 곳으로, TOC 배출허용기준이 50㎎/L이지만, 30㎎/L까지 떨어뜨려서 방류했다. 관리천 오염하천수 수질개선목표는 임의대로 설정한 게 아니라 환경부에서 설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평택지역 환경시민단체 연대체인 평택시민환경연대는 지난 2월 19일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에 환경부장관과 평택시장을 상대로 한 ‘관리천 통수(방류)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들은 환경부가 관리천 오염하천수 수질개선목표를 설정하면서 ‘생활환경기준’이 아닌 ‘폐수처리시설 배출허용기준’을 적용한 점에 대해 “평택시민의 건강과 수생태계의 보전을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환경부와 평택시는 TOC 수치를 30㎎/L까지 떨어뜨려서 방류했지만, 생활환경기준상 농업용수에 해당하는 4등급 수질의 TOC 기준이 6㎎/L인 점을 고려했을 때 그 차이가 크다.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에 공개된 고덕면 해창리 ‘진위천6’ 지점 수질의 2023년 TOC 평균값이 약 6㎎/L인 점과 비교해도 5배가량 높다.

전명수 평택시민환경연대 공동대표는 “관리천 오염수 정화하는 과정에서 민간협의체 구성을 요구했지만, 연락 한번 없었다”며, “하다못해 물 채수 과정에도 시민 참여를 배제해 행정에 불신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이미 통수가 이뤄진 마당에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하지만, 토양오염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고 이러한 문제가 다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상징적인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라며, “향후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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