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평택당진항발전협의회장 취임
평택항 홍보, 지역사회와의 연계 노력

 

“평택항이 사람과 물류, 관광과 레저가 공존하는 항만으로 발전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평택항의 존재를 깨닫다

최성일(59세) 평택당진항발전협의회장의 고향은 평택 팽성읍 안정리 길마재마을이다.

당시 팽성읍은 공립 중학교가 없을 정도로 낙후한 농촌이었고, 그는 초등학교 5학년을 마치고 외가 식구들이 거주하는 인천으로 떠나야 했다.

“부모님은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저를 인천으로 보내셨어요. 시골 촌놈이 대도시에 가서 적응하려니 힘든 점이 굉장히 많았죠”

도시 아이들은 논밭이 아닌 운동장에서 축구화를 신고 뛰어놀았고, 이미 선행학습을 마친 경우가 다반사였다.

“주말마다 평택에 내려왔는데, 버스를 타고 안성IC를 지날 때면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 없었습니다. 창밖으로 펼쳐진 배밭을 보면 마음이 뭉클했죠. 그래서 중학교 2학년을 마치고 다시 평택으로 내려왔어요”

한광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최성일 회장은 대학에서 광고홍보를 전공한 뒤 1990년 한 호텔리조트기업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30대 중반쯤 됐을 때 IMF가 터지면서 회사가 어려워지기 시작했어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2000년대 초반에 퇴직했죠. 이후 제조기업의 인도네시아 법인장으로 일하면서 해외 경험을 쌓기도 했습니다”

2003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평택항 입항 여객선에 물품을 공급하는 회사에서 일하며 처음 항만 관련 일을 접했다.

“사실 그전까지는 평택에 항만이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처음 평택항을 보고 굉장히 놀랐죠”

 

평택항에서 느낀 한계

최성일 회장은 평택항 관련 업체에서 일을 시작한 뒤 항만 관련 사업에 여러 부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객선사가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하기도 했어요. 그 사실도 새벽에 팩스를 통해 전달받았죠. 또 인천항, 부산항 등 다른 지역 항만을 기반으로 진출한 기업이 장악하고 있어, 오히려 지역 기업의 진입이 어려웠습니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택항발전협의회’에 가입했고, 이후 사무국장을 맡아 당시 평택항 발전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한 故 유천형 회장을 도왔다.

“평택항발전협의회는 평택항 최초의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 선정에 미국항로 유치를 위한 부두 운영사 선정 조건을 관철하고, 평택세관을 평택항으로 확장 이전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카페리 신규 유치, 한국인 보따리상 권리·안전 찾기, 관련 기관과의 소통 등 지역사회와 평택항을 연계하기 위한 활동에도 노력을 기울였죠”

2006년 평택항에 새롭게 취항한 여객선사에서 일을 시작한 최성일 회장은 또 한 번 한계를 느꼈다.

“관련 인허가를 받는 데 어려움이 굉장히 많았어요. 항만은 굉장히 폐쇄적이었고, 지역사회와 융화되는 부분도 없었죠. 특정 매개체로 얽힌 강력한 벽을 뚫고 들어가기가 어려웠습니다”

 

시민사회 힘을 모으다

최성일 회장은 여객선사에서 일하며 이해충돌을 우려해 평택항발전협의회 활동을 접었고, 우연한 기회에 평택항포럼 발족에 참여했다.

“항만 관련 물류창고를 운영하던 중 평택시가 주최한 선상 세미나에 참가했는데, 당시 여러 전문가, 언론인과 소통하면서 평택항 발전을 위해 의기투합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이후 2014년 ‘평택항포럼’이라는 임의단체를 만들었죠”

자생적 시민단체로 출범한 평택항포럼은 2018년 해양수산부로부터 사단법인으로 인가받았다.

구성원들은 평택항 관련 정책을 독단적으로 판단하려는 정부 논리에 대응해 지역사회의 권한과 역할을 늘리고자 노력했다.

“1년에 4~5번씩 자체 워크숍과 토론회, 세미나 등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요. 또 평택항을 홍보하고 관련 이슈와 문제를 널리 알리는 활동에 집중했죠”

최성일 회장은 지난 2021년 12월 제3대 회장으로 취임했고, 이후 외연 확장을 위해 포럼 명칭을 평택당진항발전협의회로 변경했다.

“학술적인 의미를 넘어서 활동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회원들의 의견에 따라 명칭을 변경했습니다. 작년부터는 ‘평택항 홍보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어요. 시민을 대상으로 평택항을 소개하고 역사와 발전상을 강의하고 있죠. 올해는 그 규모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그는 평택당진항발전협의회장으로서 항만공사 건립, 국립해양생태공원 유치 등 평택항을 사람과 물류가 공존하는, 관광과 레저가 접목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평택항이 단순한 산업 항만이 아닌 지역사회와 연계한 소중한 자원이 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비롯한 다짐이다.

평택항은 국가항만이기에 앞서 소중한 지역 자원이다. 최성일 회장의 노력으로 평택항이 평택 지역사회와 동행하는 소중한 자원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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