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발명의 꿈 제자들에게서 이뤘어요”

어릴 때부터 모형 배·비행기 많이 만들어
42년 교직 생활, 평택에서 가장 많이 이뤄

 
꿈을 현실로 바꾸고자 하는 과학자나 발명가들의 노력은 세상을 더 편리한 곳으로 변화시켜왔다. 새처럼 하늘을 나는 비행기, 물고기처럼 물속을 유영하는 배와 잠수함을 만들었고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드는 각종 과학기술의 산물들 역시 불가능을 꿈꾸는 과학자나 발명가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과학의 꿈, 아이들을 통해 성취
“어린 시절부터 무언가 만드는 걸 좋아했어요. 모형 배나 모형 비행기도 만들고 썰매나 팽이, 연 만들기, 함선 같은 것도 만들었죠. 어려서부터 각종 대회에도 나가곤 했는데 이상하게 항상 성공보다는 실패를 더 많이 겪게 되더군요. 교사가 되면서부터는 저의 그런 꿈을 아이들에게 심어주기 시작했고 아이들이 대회에 나가 상을 타오면 마치 제가 상을 탄 것처럼 기쁘고 흐뭇했습니다”
지산동 송북초등학교 성원용(62) 교장은 오는 8월 22일 정년을 맞는다. 1971년 3월부터 교직에 몸담아 온 성원용 교장에게 있어 교육자로 살아온 42년이라는 시간은 오로지 과학꿈나무들을 위해 땀흘려온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교직생활 가운데 평택에서 지냈던 16년의 시간은 그에게 그간의 노력들을 결실로 안겨준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지장초등학교에 근무하던 당시 발명반 제자들은 대회에 나가기만 하면 과학기술부 장관상 등 굵직굵직한 상을 받았고 학교 역시 국무총리 표창 등을 받으며 학교의 이름을 전국에 알리기도 했다.
“지장초등학교에서 교사와 교감으로 8년, 송일초등학교에서 2년, 현재의 송북초등학교에서 6년을 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나름대로 참 뿌듯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가 과학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보니 제가 부임하는 학교는 항상 과학우수학교로 지정되곤 했어요. 특히 지장초등학교에서 있었던 8년 동안은 전국 과학발명대회를 휩쓸다시피 했었죠. 그땐 학교의 지원도 많았었고 학생·학부모들과 같이 과학발명품을 만들기 위해 밤을 새운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성원용 교장은 당시를 기억하며 얼굴 가득 웃음을 띠운다. 지장초등학교는 현재도 당시 성원용 교장이 만들었던 과학영재학급과 수학영재학급·발명교실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러한 일들을 이뤄낸 곳에는 바로 밤잠을 새워가며 아이들을 지도한 발명지도사 성원용 교장이 있었다.

가르치는 대로 변화하는 아이들
“아이들은 가르치는 대로 변화합니다. 그걸 곁에서 지켜보는 건 교사들에게 주어진 행복이죠. 보상을 바라고 하는 건 아니니까 제자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만족합니다. 저는 늘 자신감도 없고 상도 못 받는 사람이었지만 제가 가르친 제자들은 항상 자신감 있고 상도 많이 받으니 제가 이룬 거나 다름없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항상 기쁜 일들만 있었던 건 아니다. 그의 아내가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그가 아내를 직접 간호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리면서 학교에는 소홀할 것이라는  주변사람들의 우려 섞인 시선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런 얘기들이 많이 들리곤 했습니다. 그럴수록 더 열심히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열성을 다해 학교생활에 임했죠. 하나 둘씩 성과가 보이기 시작하자 그런 말들도 차차 수그러들었지만 당시 그런 말을 들었을 때는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성원용 교장은 지금도 아내를 혼자 간호하고 있다. 벌써 12년째 해오는 일이다보니 병석에 누워있는 아내가 이제는 귀여운 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보다 더 오래 가족을 병간호 하는 사람도 있다며 그들에 비하면 자신은 고작 12년이니 그다지 힘든 것도 아니라며 연신 손사래를 친다. 아내를 간호하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일에 열심이라고 말하는 성원용 교장은 젊은 시절부터 해오던 탁구를 건강비결로 꼽는다.

‘사랑’이 전제돼야 참 교육
“탁구는 제가 교육대학에 있을 때부터 선수로 뛸 만큼 좋아했던 운동이었습니다. 이후에도 아이들에게 탁구지도를 하면서 운동했고 평택시 대표로 경기도 대회에도 수회 참가했죠. 전국탁구대회 라지볼부문에서는 노인부문 3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탁구를 혼자 칠 수 있는 탁구대도 그래서 탄생한 것인데 탁구 노인국가대표가 되는 게 아직 이루지 못한 제 꿈이죠”
발명관련 우수교사로 김대중, 김영삼 대통령의 초청을 받기도 한 성원용 교장은 정년 후에는 초등학교 방과후교실에서 탁구 강사나 발명 강사로 활동할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2002년 성원용 교장이 직접 창단한 ‘한국거북선발명연구회’는 지난 6월 29일과 7월 14일에는 양일간 송북초등학교와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제9회 통일염원 전국학생거북선창작경연대회’를 개최해 5000여명의 학생들이 예선에 참가하고 300여명이 본선에 진출하는 대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성원용 교장이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이 행사는 아이들에게 거북선의 우수성과 과학 발명의 탐구심을 길러주기 위해 12년째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을 교육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말하는 성원용 교장, 사랑이 담긴 교육은 ‘토속음식’이지만 사랑이 없는 교육은 ‘인스턴트 음식’이라고 말하는 그동안 교육자로 살아온 길은 ‘사랑’을 실천하는 길이었다고 말하며 조용히 미소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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