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 계약무효 소송 제기, 타 지구단위 개발에도 영향

 
현덕면에 추진되어온 인광지구(1리, 5리) 공동주택건립 문제가 법정 다툼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인광지구 공동주택건립 비상대책위원회(대외협력위원장 이우현)는 지난 24일 현덕면사무소 대회의실에서 관련 지주들과 주 시행사인 미라보건설 관계자, 평택시청 담당 공무원이 참가한 가운데 2차 주민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미라보건설 류재현 전무는 “열심히 하고 있다”, “죄송하다”, “부동산 쓰나미가 몰려와 어쩔 수 없었다”, “우리도 피해자다”라는 말로 일관하는 등 새로운 대안이나 구체적 해결 방안 제시 없이 1차 공청회 때와 같은 말을 되풀이해 지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시 담당자도 “시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최선의 방법을 찾겠다”, “한 달에 두 번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하자”는 답변을 해 주민들은 “공무원으로서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고 이해는 하지만 한편으로 답답하고 수동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만나면 뭐하나 어떤 방법으로든 빨리 결말을 내는 것만이 최선이다”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주민들의 반응이 격해지자 류 전무는 “공영개발로 가면 승산이 있다. 지역주택조합으로 주민 의견을 모아달라”며 대안을 제시했지만 주민들은 “지역주택조합을 해도 분양이 성공한다는 보장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예전에도 언급됐던 공영개발 방식을 재차 대안으로 제시한다는 것은 시간을 끌기 위한 것이 아니냐”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립이 평행선을 달리며 결론을 내지 못하자 시공사와 담당 공무원들은 슬그머니 자리를 피했다. 그러나 자리에 남은 비대위측 주민들은 이에 개의치 않고 회의를 진행해 법적 소송 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
비대위측은 상황을 예견한 듯 미리 K법률사무소 김모 사무장을 섭외해 지주들과 법적인 의문점에 대해 질문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모 사무장은 “계약무효 소송에 대한 요건이 충분하다”는 의견과 함께 “5월까지 결론이 나기 어려운 상황이고 연장 또한 힘든 상황이 지속되면 예금보험공사 측에서 채권압류추심에 이은 법적 대응을 할 가능성이 커지므로 선제적 방어 수단과 빠른 해결을 위해서는 소송을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주민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 더 이상 기다릴 여지가 없다. 미라보건설을 상대로 계약불이행에 따른 계약금몰수와 계약해지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할 것이며 지구개발 문제는 이번 일을 마무리 지은 이후에 따로 지주들의 의견을 모아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이에 동의하면서 인광지구 공동주택건립 문제는 결국 법적 다툼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산단, LG산단, 브레인시티 등 대규모 지역개발 사업에 묻혀 세인의 주목을 받지 못한 채 해당 주민들만 속앓이를 하고 있던 인광지구 개발문제가 당사자들간 합의점을 못찾고 법정다툼이라는 초강수로 분출되고 있어 그 결말에 따라 평택시 전반에 산재돼 있는 여타 지구단위 개발에도 영향을 줄 것이 예상돼 그 파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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