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 돌아왔지만 다시 육상으로 새 출발”

축구로 몸 만든 후 육상으로 다시 입문해
꿈 향해 도전하는 일상, 하루하루 즐거워

 
목표를 향해 하루하루 전진하다보면 어느 날 문득 부쩍 성장해버린 자신과 대면하게 된다. 인생의 최종 종착지를 향해 걸어가는 동안 우리는 수많은 목표와 만나고 그 지점에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道생활체육대축전 육상 2관왕
“이번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에 육상 40대부로 출전해서 금메달 두 개를 땄어요. 기록상으로는 30대에서 거둔 금메달 기록보다도 조금 앞서죠. 금메달보다 기록이 앞섰다는 게 더 기분 좋더라구요. 30대부가 11초 95를 기록했는데 제 기록이 11초 75거든요. 제 아이들이 지난번에 딴 은메달을 이번 대회에서 꼭 금메달로 바꿔오라고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게 돼서 기뻐요”
조우연(40) 씨는 지난 10월 2일 안산에서 폐막한 ‘제24회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 육상부문 40대부 대표선수로 출전해 100미터와 200미터에서 금메달을 따는 영광을 안았다. 평택시에서는 20개 전 종목에 걸쳐 600여명의 선수단이 출전해 금메달 11개·은메달 10개·동메달 11개를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육상과 궁도에서는 종합우승을 차지해 평택시의 위상을 빛냈다. 평택시가 이번 생활체육대축전에 참가해 육상 종합우승을 할 수 있도록 톡톡히 한 몫을 해낸 사람이 바로 조우연 씨다.
“시합에 참가하기 전에는 한 달 전부터 철저하게 체력관리를 해요. 목표가 있으니 연습도 게을리 할 수 없죠. 직업 군인으로 7년을 보내는 동안 살도 많이 찌고 몸도 많이 망가졌는데 선배의 권유로 축구를 시작해 다시 몸을 만들기 시작했고 다시 육상도 시작했어요. 그래도 어려서부터 했던 운동이라 어렵진 않았지만 목표가 생기니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되겠더라구요”
조우연 씨는 어려서부터 육상으로 다져진 만능 스포츠맨이다. 그러나 한동안 직업 때문에 멀리했던 운동은 그의 몸을 망가뜨려 다시 운동할 수 있는 몸으로 만들기까지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다부진 노력이 있어야 했다.

어릴 때부터 다져온 육상실력
“운동은 어릴 때부터 시작했어요. 대회에 나가면 부상으로 항상 노트를 줬기 때문에 초등학교 다닐 때 노트는 한 번도 사본 일이 없었죠. 초등학교 2학년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할머니 손에서 자랐는데 항상 저를 지켜보고 후원해주시는 아버지와 엄하게 가르쳐주신 할머니 덕분에 성실하게 운동하며 자랄 수 있었죠”
조우연 씨는 안성에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공도중학교와 한광고등학교를 다니는 동안 꾸준히 운동을 했다. 그러나  어릴 때는 운동을 하며 코치나 선배에게 매를 맞으며 해야 하는 것이 싫어 전학을 가기도 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결국 운동이 천직이라고 생각한 후부터는 학교대표로 경기도 대회 등 수많은 대회에 출전해 메달을 따기에 이른다.
“군산대학교에 특기생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가정 형편상 갈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다시 공부를 해서 가까운 천안 단국대학교에 입학했죠. 운동하던 학생이 공부를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아버지처럼 선수들을 돌봐주시던 한광고등학교 최수룡 선생님과 이희성 선생님의 도움으로 그래도 비교적 수월하게 대학에 갈 수 있었어요. 저의 은인이죠”
조우연 씨는 지금도 이분들을 기억하는 육상인들과 모임을 갖는다. 그분들이 있어서 대학에 갈 수 있었고 충청남도 대표를 하며 학비를 충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중간에 학사장교를 지원해 입대한 후 7년이라는 시간을 군대에서 보내긴 했지만 그는 그곳에서 자신의 미래를 꿈꿀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서른한 살이 되던 때 과감하게 사회인으로 돌아와 생활에 몰두했고 그동안 멈추었던 운동도 다시 시작했다.

내년에는 계주까지 3관왕 도전
“아이가 소사벌초등학교에 다니는데 얼마 전 체육대회에서 학부모 계주를 했어요. 하다 보니 저희 팀이 30미터 정도 뒤쳐졌는데 제가 마지막 주자로 나서서 따라잡아 우승했죠. 그땐 아이도 물론이고 전교생의 엄청난 응원을 받았어요. 운동을 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죠”
조우연 씨는 이번 대회에는 아이들을 데려가지 못했지만 내년에 안성에서 경기를 할 때는 꼭 데려가 아빠가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활짝 웃는다. 앞으로 그의 목표는 내년에 계주까지 더해 3관왕에 도전하고 2년 연속 종합우승에도 도전하는 것이다. 물론 열심히 연습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는 것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저는 제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거나 유명해지기를 바라진 않아요. 다만 많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고 타인을 위해 희생할 수도 있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사회의 구성원으로 희생과 봉사와 배려를 몸에 익히며 성장할 수 있다면 더 바랄나위 없겠죠”
자신의 목표를 향해 한발 한발 정진해 가는 조우연 씨. 그가 이뤄낸 금메달 2관왕은 단순히 메달을 획득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수많은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냈다는데 더 큰 의의가 있다. 현재 산수음료 경기남부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생활인으로 또 육상인으로 오늘도 목표를 향해 뛴다. 그가 꿈꾸고 있는 3관왕은 어쩌면 오늘 그가 한발 한발 내 딛는 현실 속에서 이미 서서히 이뤄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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