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의 ‘한국 적응 도와드려요’

부부·시부모·자녀교육까지 다양한 프로그램 연중 운영

평택시가 다문화 가족의 국내 정착을 돕기 위해 평택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평택시내에서 남쪽으로 4㎞ 정도 떨어진 곳인 팽성읍 남산리 406-16번지 팽성보건복지센터 내에 자리 잡고 있다. 45호 국도 팽성읍 추팔산업단지를 조금 지나 오른쪽에 위치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평택보건소 팽성보건지소와 팽성노인복지관, 팽성장애인주간보호센터 등 다양한 복지시설과 함께 자리하고 있어 방문자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상담과 사회적응교육, 직업교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안정적으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평택시에 얼마나 많은 외국인들이 살고 있을까?

 
평택시 거주 외국인 2424명
평택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최을용 센터장은 지난해 5월 기준으로 조사한 행정안전부의 자료를 인용해 평택시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전부 2424명, 성별로 여성 1315명, 남성 272명, 혼인 귀화자 837명이라고 정확한 수치까지 자세하게 일러준다. 여성이 훨씬 많은 이유는 동남아 국가에서 한국으로 시집오는 여성이 많기 때문이다.
“국적 미 취득자도 결혼 이민자에 포함돼 있죠. 귀화시험을 봐서 합격해야 국적 취득이 가능한데 요즘은 국내 체류기간이 2년 넘으면 응시할 수 있어요”
최 센터장은 원래 3년간 국내에 체류해야 주어지던 응시자격이 크게 완화됐다고 덧붙였다. 귀화하기 위한 또 하나의 필수요건은 한국인 배우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혹 남편이 아내를 불신할 경우 쉽게 동의하지 않아 귀화를 미루는 가정도 있어요”
만에 하나 아내가 모국으로 돌아갈까 봐 남편이나 시집 식구들이 우려하는 경우도 있다며, 최 센터장은 서로 간에 이 같이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잘 적응하도록 돕고 지원하는 것이 센터의 역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외국 여성들이 한국이 잘 사는 나라라고 막연한 환상을 갖고 시집을 오게 되는데 막상 와보니 그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갈등이 생기기도 하죠”
대개 혼기를 놓친 남성들이 많은 농촌지역으로 시집을 오게 되는데 열악한 환경에 놀라기도 하지만 전혀 말이 통하지 않아 서로의 문화를 잘 모르는 데서 빚어지는 오해 때문에 시집 온 외국인 여성들이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다문화가족, 서로의 문화 이해가 중요
“외국인 며느리를 일로만 평가하고 인격을 무시하는 경향도 있어서 우리가 부부 교육은 물론 시부모 교육까지 실시합니다. 우리나라의 문화를 며느리에게 가르쳐 줄 뿐만 아니라 며느리 나라에 대해서도 배우게 합니다.
존댓말을 쓰는 나라는 우리나라 말고 외국에는 없다고 해요. 밥을 먼저 먹고 먼저 일어나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웃어른에게 무례한 일이지만 외국인들에게는 당연한 일이라는 것을 이해시켜드리고 있습니다”
최을용 센터장은 남편과 시부모들에게 아내와 며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문화의 차이까지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직접 가정을 방문해 일대일 맞춤교육을 통해 인식을 개선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에는 베트남어 통번역사 한 명이 근무하고 있어서 언어소통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베트남 출신으로 10년간 한국에 와 살면서 한국어에 능통한 다오티트 씨가 고국의 여성들이 애로를 느낄 때마다 달려가 친절하게 설명하며 동병상련의 정을 나누며 입과 귀가 되어준다.
“얼마 전에 한 베트남 여성의 친정어머니가 방문했어요. 그런데 엄마와 딸이 마구 다투니까 사위가 화를 냈다고 해요. 센터에서 요청을 받고 통번역사가 달려가 통역을 해주고 남편과 상담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해결되지 않을 것 같던 갈등이 바로 해결됐죠”
한국말 서툰 자녀, 언어교육도 진행
현재 평택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족들의 출신 국가는 중국인이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베트남, 필리핀, 일본,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 순이라고 한다. 센터에서는 이들을 위해 한글교실을 열고 있는데 스스로 노력 정도에 따라 빠르면 1년 만에 의사소통이 가능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늦을 경우 2~3년 정도 배우면 입과 귀가 열린다고. 엄마가 한국말이 서투르면 자녀들의 언어발달도 늦어져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아이가 말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자라면 다른 아이들과 제대로 어울릴 수 없고 왕따를 당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입학하더라도 학업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래서 센터에서는 다문화가족 자녀 언어발달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영유아부터 만 12세 이하의 초등학생들까지 이들의 나이 맞는 수준의 언어를 쓸 수 있도록 교육 한다.

 
“우리 센터에서는 모든 교육을 무료로 하고 있어요. 그런데 몰라서 못 오는 분들도 많고 알아도 안 보내는 가정이 있어요. 참 안타깝죠. 홍보를 많이 해야 할 필요를 느끼는데 많은 다문화 가족들이 이용했으면 좋겠어요”
최을용 센터장은 당장 집안일이 바쁘더라도 외국인 아내나 며느리를 동등한 인격체로 대우하고, 충분한 교육의 기회를 부여해 한국 사회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평택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앞으로 동화구연강사 양성반과 운전면허 필기시험준비반 등 다문화가족들이 생활하면서 꼭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도 추가로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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