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당동 장당택지지구에 아파트 분양을 받아 이사를 와 살면서 느낀 것은 새로 만든 공원에서 중·고교생들이 집단으로 모여 흡연을 하거나 싸움을 하는 경우가 잦아졌다는 것이었다. 또한 신규 아파트라는 점을 악용한 좀도둑과 차량 절도 등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턱없이 부족한 경찰 인력으로는 넓은 지역의 치안을 감당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 이런 모습들 때문에 방범순찰에 대한 갈망이 일기 시작했다. 방범순찰대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하는 몇몇 분들이 모여 자발적으로 순찰대를 조직했다. 그리고 ‘우리 마을은 우리가 지키자’는 구호아래 첫 방범활동이 시작됐다.
모일 수 있는 장소를 스스로 만들고 순찰차량과 장비도 대원들의 성금으로 구입했으며 매월 지출되는 경비도 회비를 걷어 충당하며 하루하루 순찰활동을 시작했다. 순찰을 시작한 이후 중앙동 일대에는 처음보다는 눈에 띄게 범죄가 줄어드는 방범효과가 나타났고 우리는 조금씩 보람을 느끼며 순찰활동에 전념하게 됐다.
몇 년 전 비오는 날 밤 방범순찰 중 아파트 계단에 앉아서 움츠리고 있던 한 중학생을 발견 했고 아이에게 “왜 이렇게 앉아있니 집으로 가자”라고 말하면서 아이를 순찰초소로 데리고 와서 음식을 주면서 대화를 나눴다. 그 학생은 가출한지 이틀이 지났고 가정문제로 자살을 하려고 마음을 먹고 실행에 옮기기 직전이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여러 대원들이 진심이 담긴 마음으로 설득해 집에 데려다 주는 데 성공했다.
대표적인 순찰활동 사례로는 겨울철 술에 취해 쓰러져 있던 취객을 발견하고 집으로 안전하게 모셔 드렸던 일,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자율학습 때문에 너무 늦어 귀가하지 못해 발을 동동 거릴 때 집으로 안전하게 데려다 줬던 일, 흡연하는 학생들을 지도하여 귀가시켰던 일, 뺑소니 범인을 잡아 지구대에 인계했던 일, 가출 청소년을 찾으러 다녔던 일, 실내등이 켜있는 차량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조치했던 일, 늦은 밤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나오는 학생들이 안전하게 귀가 하도록 지도했던 일, 작은 정성으로 성금을 모아 불우이웃을 도왔던 일 등이 있다.
때로는 지치고 힘들 때도 있지만 “추운 날씨에 고생하신다”며 다정히 인사하는 주민들의 관심 덕에 말할 수 없는 고마움과 보람을 느낀다. 이런 것들이 지금까지 8년간 순찰대를 유지시켜 온 바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사회에서 우리 대원들은 낮에는 직장에서 일을 하고 밤에는 방범순찰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다. 비록 이러한 일들을 주민들이 잘 모르거나 평택시와 경찰에서 알아주지 않아도 열심히 봉사하고 있다. 아쉽게도 평택지역 민간기동순찰대가 다른 지역의 민간기동순찰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지원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른 지역의 경우 차량 구입과 유지비 등을 지원해서 자원봉사로 방범순찰을 하는 순찰대를 지원해 더욱 활성화 시키고 있는 반면 우리시는 너무나 지원이 열약하다. 경찰에서도 순찰대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범죄의 경우 직접 범죄자와 대면해야 하는 순찰대가 활동을 잘하도록 체포술과 호신술, 교통지도 할 때의 수신호 교육 등 행정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평택시와 경찰에게서 이런 지원은 기대하기 힘들다.
오늘 밤도 민간기동순찰대는 누구하나 불평하지 않고 범죄예방을 위해 직장에서의 지친 몸을 이끌고 방범순찰에 나선다. 우리의 수고함이 모든 주민들에게 행복으로 전달되는 것을 알기에 기쁘게 활동한다. 이런 민간기동순찰대에 더욱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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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인안 대장
중앙민간기동순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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