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 고픈 학생들, 애향장학회가 돕겠습니다”

가정환경 열악해도 배움의 기회 고르게 주어야
장학 사업은 시민 모두의 관심과 참여 필요해

 
세상이 살기 좋아졌다고들 하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아직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학업에 곤란을 겪고 있는 학생들도 여전히 많다. 아직 한참 배움의 꿈을 간직해야 할 청소년기,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환경에 의해 배움을 포기해야 하는 심정은 겪어보지 않으면 가늠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자신이 직접 겪어봤기에 누구보다 먼저 그런 아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이 있다. 바로 ‘평택시애향장학회’의 황종만 이사장이다.

뭐든지 외우던 공부벌레 3선 시의장
“저도 많이 배우지 못했습니다. 다들 어렵기 때문에 누구도 도와줄 엄두를 못 내던 시기였으니까요. 공부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이 제게는 참 힘겹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 생각이 있어서인지 무슨 일을 할 때는 그와 관련된 자료들을 섣불리 배우는 게 아니라 아예 다 외워버리곤 했죠. 의장 시절 민원인이 어떤 일로 찾아온다고 할 때면 그와 관련된 법이나 조례, 판례까지 모조리 외워 숙지한 후에 만나곤 했었으니까요. 학벌은 짧아도 배움에 있어서는 뒤지고 싶지 않았거든요”
황종만 이사장은 비록 어려운 형편으로 인해 학업을 오래 지속하진 못했지만 스스로 배움의 길을 터득했다. 평택군 시절 3선 의원과 군의회 의장직을 역임하기도 한 그는 의원 활동 시에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노력하는 의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의회에서 돌아오면 항상 옷 갈아입고 현장부터 가보곤 했습니다. 현장에 나가 상황을 보고 민원을 직접 들어보면 생각과 정말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곤 했거든요. 그렇게 느낀 것을 토대로 농민들과 대화하고 공무원들에게 제안하는 의원 생활을 12년 동안 했습니다”
그는 그시절 배우고 익혔던 일들이 당시에는 힘이 들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모두 귀한 경험으로 자신을 성숙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말한다.

옷 여미고 인사, 이젠 습관이 돼
“안중중학교 다니던 시절이었습니다. 여름에 운동하다가 더워서 옷을 어깨에 걸치고 교실로 들어가는데 담임선생님이 저를 부르시더니 호되게 야단을 치셨지요. 부모님이 고생해서 번 돈으로 해주신 옷을 함부로 걸치고 다닌다는 이유였어요. 그때부터 전 항상 옷을 여미는 습관이 들었지요. 일찍 사회에 나와서는 로타리클럽에서 활동했는데 나이 많은 어른들하고 생활하면서 공손하게 인사하는 습관은 그때 익혔지요. 가진 재산도 없고 배운 것도 없지만 자식들에게 옷 여미고 공손하게 인사하는 습관은 가장 먼저 가르쳤어요”
황종만 이사장은 지금도 자신에게 깨달음을 주신 중학교 시절 정시우 선생님을 잊지 못한다. 지금은 작고하셨지만 그분에게 배운 것이 평생 자신을 지탱하는 뼈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누구에게나 그런 깨달음을 주는 분이 있듯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도 그런 사람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평택시 현덕면이 고향인 그는 28살에 안중으로 나와 가구 만드는 일을 배우고 가구대리점을 운영하며 20여년을 보냈다. 시장번영회에서 새마을금고를 조직했을 때 그는 초대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때는 새마을금고가 어떤 일을 하는지 자세히 몰라 금고법을 아예 통째로 외워버리기도 했다고.
황종만 이사장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며 장학 사업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고 전한다. 의원시절부터 장학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던 그는 2009년 설립된 평택시애향장학회의 새 이사장으로 지난해 11월 취임했다.

내 고장 장학 사업 모두 동참했으면
“저는 비록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지만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배움의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환경이 열악해도 그 아이들에게 기회는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평택시는 장학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갖춰진 자금이 다른 시군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합니다. 현재는 시의 출연금과 기업체의 후원금으로 운영을 하고 있지만 더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많은 시민들의 동참이 필요합니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끼리 친밀하게 교류하면서 서로의 도움을 주고받는 것도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서로가 힘이 되어줄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 애향장학회는 글로벌 리더에게 필요한 진취적 비전을 함양시키는 사업을 추진해 지역과 국가 발전을 견인할 우수인재를 양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평택시애향장학회는 평택시 민생은행 애향장학사업으로 실직이나 휴업, 폐업 등 경제사정이 어려워 학업에 곤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학업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설립 초기인 2009년에는 365명에게 총 1억8600만원을 지급했으며, 2010년에는 316명에게 총 1억7000만원을 장학금을 줬다.
그러나 2011년부터는 원금에 대한 이자로 장학금을 주기로 결정했다. 그 이유는 이 사업이 일시적인 사업이 아니라 오래 지속되어야 하는 사업이므로 생색내기가 아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자금을 더 비축해야 한다는 생각이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평택의 어린 인재들에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희망과 용기를 주는 평택시애향장학회. 황종만 이사장의 바람처럼 어린 학생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좌절하는 일 없이 학업에 열중하기 위해서는 어린 새싹들을 돌보아야 하는 사회의 어른으로서 시민들의 작은 관심과 참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않을까. (후원계좌 : 농협 301-0018-1499-91 애향장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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