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이동진의 평택·사람
이동진의 평택, 사람 69 - ‘비전동 이마트’는 3년이 아니라 300년 뒤에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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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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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권리는 어디 있는가?


고양이가 쥐 생각하는 격이지요.
눈 가리고 아웅 입니다.
앞으로 3년이 지난다고 해서
재래시장 상권에 무슨 변화가
올 것이며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
아무리 따져보아도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것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니까 재벌이든 누구든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는 나라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법보다 더 소중한 사회정의를 무시해서는 위와 아래가 함께 공존할 수 없는 것이 자연의 법칙인 것이지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시장 난전에서 다 팔아봐야 10만원어치도 안 되는 물건에 생명줄을 걸고 사는 상인들에게도 서로서로를 생각해서 양보하고 배려하는 ‘상도의’가 있다. 그런데 이 나라 재벌들은 어찌해 오직 자기밖에 모르는가! 백성이 있어야 재벌도 있는 것이지 백성이 다 죽은 연후에 재벌은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왜 모든 정부 정책이란 것은 하나같이 재벌들만 비호하고 있는 것인가!

비전동 이마트가 잠시 개점을 미루었다가 3년 뒤에 시작한다는 협상은 마치 대형마트가 시장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해서 통 큰 양보를 한 것처럼 들리지만 그것은 오직 재래시장 상인들을 농락하는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고양이가 쥐 생각하는 격이지요. 눈 가리고 아웅 입니다. 앞으로 3년이 지난다고 해서 재래시장 상권에 무슨 변화가 올 것이며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 아무리 따져보아도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것입니다.

지방정부나 정치인들은 이런 속임수로 백성들을 위하는 척 하지만 그들의 속셈은 뻔하고 그들은 언제나 재벌의 돈 잔치에 놀아나게 마련입니다. 대형마트를 세우는 일은 법적으로 반대할 수 없으니 너희들 마음대로 세워라!

하지만 ‘비전동 이마트’는 안 된다. 3년이 아니라 30년, 300년 뒤에도 ‘비전동 이마트’를 허락해서는 안 된다. 비전동 옆에 있는 통복동 재래시장은 평택의 오랜 전통이고 역사이기 이전에 평택시민의 생명줄이다.

- 얘 이 번에 갈 때 칫솔 꼭 잊어버리지 말고 가져가거라. 미국에 가면 칫솔 살 데가 없어.

많은 사람들이 지상낙원이라 생각하는 미국이 한 때는 아무나 갈 수 없는 희망의 땅이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없는 것이 없다는 그 미국에 칫솔이 없다니 무슨 말인가요!?

1970년대 그 때만 해도 대한민국 어디를 가든 대문만 나서면 여기저기 눈에 띄는 것이 구멍가게였습니다.

하릴없는 노인네들이 물건 몇 가지를 가져다 놓고 팔아서 용돈도 쓰고 생활비도 쓰기 위해 소일거리로 문을 열었던 허름한 가게가 흔했지만 그래도 웬만한 생활용품은 다 살 수 있었지요. 물론 쌀도 팔고 한쪽에다가는 19공탄도 쌓아놓고 팔고 항아리 뚜껑에다 물을 담아놓고는 그 안에 두부를 넣어놓고 파는 대형 구멍가게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구멍가게는 현금이 오고가는 ‘냉정한’ 인심이 아니라 하루에 열두 번 더 드나들어도 갈 때마다 외상장부 하나만 들고 가면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사올 수 있는 넉넉한 인심이 오고가는 곳이었지요.

한 달 내 외상을 먹고 봉급날 외상장부를 들고 가서 계산을 하고 그 다음날부터는 또 외상으로 이어지던 우리네 살림살이. 그러니 굳이 멀리 걸어서 시장엘 나가지 않아도 웬만한 물건은 다 살 수 있는 곳이 바로 구멍가게였습니다.

그런데 미국이라고 구멍가게가 없겠습니까? 있습니다. 그런데 칫솔이 없다니요? 바로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인지라 칫솔이나 치약도 팔고 과자부스러기를 놓고 동네 꼬마들 코 묻은 돈을 노리는 구멍가게가 우리처럼 사람들이 사는 집 곁이나 동네 골목길에는 없다는 이야기였던 것이지요.

그래서 미국에서 자동차를 타고 가다보면 허허벌판에 엄청나게 큰 건물이 있고 그 앞에 수많은 자동차가 즐비한 것을 보고는 이상해서 저것이 무슨 건물이냐고 물어보면 바로 필요한 온갖 생활용품을 무더기로 파는 ‘대형마트’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공중에 날아다니는 것부터 땅을 기는 온갖 것들 그리고 바다 속을 헤엄치는 물고기까지 없는 것이 없고 자동차까지 파는 산더미만한 대형마트는 규모가 작고 보잘 것 없는 동네 작은 마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번잡한 도심을 떠난 지역에 자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나라에도 대형마트가 세워지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잠도 자지 않고 쉬는 날도 없는 육식공룡처럼 주변의 모든 구멍가게를 잡아먹기 시작하면서 서민경제를 위협하더니 급기야 이제는 대형마트 탓에 서민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한국에서 부자들은 다 ‘도둑놈’ 취급을 받습니다. 아니, ‘도둑놈’들입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변화를 바랄 것이 아니라 이제는 평택시민이 변해야 한다. 그래서 아무리 자유경제라지만 평택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비전동 이마트’ 안 된다. 용납해서도 안 되고 또 용납할 일도 아니다. 법을 다시 고치는 한이 있어도 또 3년이 아니라 30년, 300년 뒤라고 해도 결단코 ‘비전동 이마트’를 세워서는 안 된다. 정 세우고 싶으면 평택 시내를 벗어나서 땅도 넓고 교통도 편리한 외곽으로 나가라! 비전동은 안 된다.

비전동에 대형마트가 생겨나면 교통체증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과 고통은 불 보듯 뻔한 일이고 그 고통은 모두 시민 몫이다. 또 설령 평택시에서는 그 불편을 돈으로 환산해서 세금으로 돈을 거둬들인다고 해도 서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아무 것도 없고 시민들에게는 불편만 가중된다.

그러니 ‘비전동 이마트’는 안 된다. ‘비전동’은 안 된다. 영원히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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