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한 자료는
교통시설과 국민안전을 위한
도시정책 기초자료로 활용한다.
부모님의 복지정책과 아이의 보육
교육 대책에 활용된다.
결혼으로 경력이 단절된 아내의
고용정책이 되고 나의 노동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동정책이 된다

 

▲ 정옥남 소장/
경인지방통계청 평택사무소
여름이 끝나 가는지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요즘, 통계청에서는 ‘인구주택총조사’라는 큰 사업을 앞두고 있다. 끝자리가 0 또는 5인 해에 11월 1일 0시를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사람과 모든 집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는 것이다. 국가통계 50여종을 생산하는 통계청으로서는 전 국민이 다 하는 ‘인구조사’야 말로 우리 기관의 이름을 알릴뿐 아니라, 각종 표본조사의 모집단과 표본 틀로 활용되는 가장 중요한 조사다.

사실 인구조사는 국가운용을 위해 특히 과세나 징병을 위해 꽤 오래전부터 실시했다. 역사적으로는 고대 바빌로니아시대 이전부터, 이집트에서 피라미드 건설을 위해, 중국에서도 B.C. 3000년경에서 토지분배와 과세를 목적으로 인구조사를 실시했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25년에 처음으로 실시한 후 매 5년마다 실시하고 있다. 조사원이 전국 모든 가구를 방문해 가구원별로 조사표를 작성하던 방식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2005년부터는 인터넷조사 방식을 도입했다.

그러나 90여 년 동안 조사환경은 매우 크게 변화하였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 사생활 보호의식 강화 등으로 응답자가 부재중이거나 답변을 거부하는 사례가 증가했고, 전국 단위의 대규모 현장조사로 인한 비용도 크게 증가했다. 통계청으로서는 조사방식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했고 그래서 채택된 것이 ‘등록센서스’다.

조사원이 전국 가가호호 방문하여 조사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하여, 기본특성항목은 행정자료를 수집하여 활용하고, 행정자료로 파악되지 않는 기타 상세한 특성에 대한 정보는 20% 가구를 추출하여 조사한다.

전국 가구의 20%만 조사에 응답하게 되므로 기존 방식에 비해 국민의 조사응답 부담이 크게 경감되고 중복·누락에 대한 오류 감소로 고품질의 통계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약 1455억 원의 국가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20%의 응답자에게는 이 바쁜 시대에 나의 정보를 노출시키는 것이 결코 환영받을 일이 아니다. ‘왜 나만’ 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혼인연월, 출산자녀수부터 거주지 변화, 활동제약여부, 통근·통학여부, 우리 집 방수 등 시시콜콜한 것들을 조사하게 되는데 이렇게 시시콜콜하게 조사된 자료는 저출산·고령화·주거복지 등 복지와 사회통합을 위한 기초자료가 된다.

‘내가’ 응답한 자료는 ‘우리’ 교통시설과 국민안전을 위한 도시정책 기초자료로 활용한다. ‘내가’ 응답한 자료는 ‘우리’ 부모님의 복지정책의 기초자료가 된다. ‘내가’ 응답한 자료는 ‘우리’ 아이의 보육과 교육 대책에 활용된다. ‘내가’ 응답한 자료는 결혼으로 경력이 단절된 ‘우리’ 아내의(또한 나의) 고용정책이 되고, ‘내가’ 응답한 자료는 ‘나의’ 노동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동정책이 된다. ‘왜 나만’이라는 인식보다는 ‘나를 위해서 내가’ 응답한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갖는다면 반드시 나에게 보답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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