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중심으로 몸 한쪽에 통증·수포
대부분 항바이러스제 치료로 완치돼

▲ 박애병원 신장내과 전문의/
김현정 과장
피부과를 찾는 환자 중 연세가 많으면서 행동이 부자유스러워 보이는 환자는 대상포진이라는 질병에 걸린 경우가 많다. 대상포진은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척추를 중심으로 한쪽에만 팥알 크기의 작은 물집이 생기는 특징을 보인다.

몸 한쪽 편에 통증·수포 발생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 병이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했다고 하면 갑자기 어떻게 감염됐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고 의아해 한다. 이 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어릴 때 수두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와 같은 것으로 수두가 치료된 후에도 이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고 우리 몸 속의 신경을 타고 척수 속에 오랜 기간 동안 숨어 있다가 몸이 약해지거나 다른 질환으로 생체 내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을 때 다시 활성화돼 병을 일으킨다.
대상포진의 특징은 우리 몸의 신경 중 하나를 따라서 퍼진다는 점이다. 몸의 신경은 척추에서 오른쪽·왼쪽으로 한 가닥씩 나와 있기 때문에 대상포진에 걸리면 몸의 한쪽에만 통증과 수포를 동반한 피부 병변이 발생한다. 또한 신경 중에서도 감각신경과 운동신경 중 주로 감각신경에 침범한다.

대상포진 증상
대상포진은 주로 60세 이상의 고령자이거나 AIDS, 혹은 암 등이 있는 환자, 항암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등 전신적 면역기능이 떨어졌을 때 바이러스가 되살아나서 이 병에 걸리게 된다. 그러나 젊은 사람도 과로·스트레스 등을 많이 받으면 이 병이 생길 수 있다.
첫 증상은 몸의 한쪽 편으로 심한 통증이나 감각 이상이 나타난다. 숨쉬기가 곤란하다거나 배가 아프다든지, 팔 다리가 저리며 근육통·두통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그러나 이 때는 수포병변이 없어 다른 내부장기 질환으로 오인해 피부과가 아닌 다른 진료과에서 검사를 시행하거나 며칠 지내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일 내에 물집이 나타나면 이 질환인지 곧 알 수 있다. 물집이 나타나면 3일 이내에 고름집 모양으로 변하고 일주일이 지나면 딱지가 생긴다.

발생부위에 따른 합병증
대상포진은 생기는 부위에 따라서 합병증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눈 주위에 생긴 경우에는 눈에 여러 가지 합병증이 올 수 있으며, 안면부나 귀를 침범한 경우 안면 신경마비 증상이 올 수 있다. 전체 환자의 5% 미만에서 운동신경을 침범할 수 있으며 운동신경의 마비로 팔이나 다리를 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질환의 가장 중요한 합병증으로는 병이 치료된 후에도 통증이 계속되는 포진후신경통이다.

항바이러스제 치료
최근 여러 가지 항바이러스제 개발로 이 병의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앞에 언급했듯이 대상포진은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현재까지 바이러스를 완전히 퇴치할 수 있는 약제는 없다. 다시 말하면 초기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고 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질환의 치료는 수포 발생 3일 내지 5일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약 일 주일 정도 주사하면 대부분에서 완치된다. 동시에 진통제 등을 투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치료 시작이 늦거나 고령인 경우 또는 암 등이 있는 경우에는 주사 치료 후에도 통증이 계속될 수 있다. 이 기간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한 달에서 일 년 정도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더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 항바이러스제는 거의 대부분의 약이 신장을 통해 배설되므로 신부전증 등의 환자에서는 약제의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대상포진 환자를 접촉했다고 병이 전염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전에 수두를 앓은 경험이 없는 사람 혹은 어린이나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에게는 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격리하는 것이 좋다. 또한 한 번 발생했다고 면역이 생기는 것은 아니며 다시 생길 수도 있다. 다만 재발률은 매우 낮아서 0.1~1% 정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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